초기화된 리모컨
2017년의 일입니다. 당시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다가 한 달에 두어 번 정도는 직접 차를 몰고 출근했습니다. 병원 옆 부지에 주차장이 있어서 늘 그곳에 주차하는데 다른 차량과 직원용 차량을 구별하기 위해서 직원에게는 출입용 리모컨을 지급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랜만에 차를 타고 출근을 하던 날입니다. 출근길에는 늘 차단기가 열려 있어서 그냥 들어가면 되었지만, 퇴근길에는 항상 닫혀있는 차단기에 리모컨을 아무리 눌러도 듣지를 않아서 출차하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다행히 때마침 오시던 다른 과장님의 도움으로 출차했습니다.
또다시 오늘 차를 가지고 오면서 주차관리실에 리모컨을 가지고 작동 여부를 봐주십사 부탁을 드렸더니 바로 답변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난번에 천둥 벼락이 치면서 센서가 먹통이 되어 센서며 리모컨이 초기화가 되었답니다. 사용할 수 있는 리모컨으로 교환했습니다. 확인해 보니 드디어 시원하게 문이 열렸습니다.
우리도 그렇습니다. 원하지 않는 외부적인 충격에 많은 영향을 받습니다. 다시 고치거나 지우거나 보충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별문제는 없겠지만, 그것이 늘 생각대로 흘러가지는 않습니다. 기왕 초기화될 일이라면 내가 창조된 그때 그대로 순수하고 정결하게 세팅되면 좋겠습니다. 하나님께서 좋아하시도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