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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욱곤 Aug 22. 2023

앞으로는 어떻게 들을까요?

아니면 옛날로 회귀할까요?

(이미지출처:ggumim.co.kr) 지금 가지고 있는 도구입니다.


젊을 적 거의 유일한 취미라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게 바로 음악을 듣는 것이었습니다. 제 나이대를 보아 대략 짐작은 하셨겠지만 제 젊을 때의 감상 도구라야 LP 아니면 카세트테이프가 전부였습니다. LP는 그 자체도 당시에는 고가(高價)였을 뿐 아니라 그를 재생하는 도구인 턴테이블 또한 전축에 포함되었기에 집에 없으면 사실 학생이 구매하기에 큰돈이 필요합니다. 그 자리를 대체한 게 바로 카세트테이프이고 실제 저 또한 주머니가 넉넉한 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들었습니다.
 
 하지만 용돈이 항상 주머니에 남아있지는 않기에 집에 있는 빈 테이프는 늘 바빴습니다. FM 라디오를 듣다가 원하는 곡이 나오면 그 노래를 녹음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노래의 처음 부분이 끊겨 녹음되는 일은 다반사였고 아직 곡에 대한 설명을 다 마치지 못한 DJ의 목소리가 박히는 일 또한 많았으며 곡 하나를 다 마치지 못하고 광고로 이어지는 일은 그저 양념이려니 생각해야 했습니다.     


카세트테이프의 단점은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진다는 것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온도의 변화에 민감할 뿐 아니라, 90분으로 제작된 테이프는 상대적으로 얇아 그만큼 쉽게 늘어졌습니다. 게다가 동생들이 가끔 이용하기 때문에 테이프의 사용기한은 보장된 기간보다 훨씬 짧습니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젊은 날, 별 아쉬움 없이 청춘의 날을 보냈습니다.
 
 
 CD나 MP3로 대체된 요즘을 지내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 중 하나는 자동차에 CD를 들을 수 있는 플레이어가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제 입장에는 솔직히 당황스러웠습니다. 그렇다면 음악을 듣고 싶을 때 어떻게 해야 해? 답은 의외로 단순했습니다. 음원사이트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하면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쯤 되면 연세가 드신 분들은 접근하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을 먼저 했습니다.     


젊을 때 들었던 팝이나 K-Pop 또는 J-Pop에 귀를 가까이 열지 않은 게 제법 오래된 듯합니다. 일단은 관심이 사라졌다는 말이 맞을 거 같고 중학생 이후로 가까이하지 않던 클래식 음악에 더 매력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는 아내의 공이 큽니다. 저도 따라 듣다 보니 나름대로 맛깔납니다. 그래서 몇십 년 전부터 KBS의 클래식 FM을 자주 듣습니다. 그렇다고 전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남들에게 클래식 좋아한다는 소리를 들을 정도까지는 도달했습니다.       

   

이제 세월이 지나고 세대가 바뀌면 음악을 듣는 도구나 방법도 자꾸 바뀌고 변하겠지요. 그것이 좋다 나쁘다는 차원이 아니라 나이가 들면서 그 추세를 못 따라가면 어쩌나? 싶어 긴장되기는 합니다. 그렇다고 좋아하는 음악을 감상하는 일을 중단할 수는 없을 터, 살면서 습득하고 배워야 할 일이 점점 늘어갑니다. 도구가 발전하고 방법이 변해가도 내 안의 감성은 그대로 남아있어 하늘나라 갈 때까지 그 마음으로 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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