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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욱곤 Aug 25. 2023

교복 한 벌도 빠듯한 시절

사복이었다면 더 했겠죠.

(이미지출처:건강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 그땐 그랬죠.

제가 중, 고등학교에 다니던 1970년 중반부터 1980년까지의 교복은 일제강점기의 유물로 많이 알려진 검은색 교복이었습니다. 달라야 명찰과 학교 배지이고 기껏해야 모자에 중(中), 고(高) 정도의 마크만 있었습니다. 고등학교에 올라가면 교련복이 있었고 정식으로 등, 하교에 입을 수 있는 옷이라야 그뿐입니다. 체육대회가 있는 날에는 간혹 체육복을 입을 경우도 생기지만 그는 아주 특별한 경우입니다.     


우리에게 교복은 겨우 동복과 하복만 있었을 뿐입니다. 남학생의 경우 봄이나 가을에 입는 옷은 아예 존재하지 않아서 블라우스 같은 교복을 입을 수 있는 여학생이 엄청 부러웠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이야 도중에 간절기 교복도 있고 적당히 바깥 기온에 맞춰 입을 수도 있었겠지만, 그때는 무엇 때문에 그리 규율에 얽매이고 획일에 얽매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여학생도 치마로 입는 학교, 바지로 입는 학교가 있어서 그를 싫어하는 학생들의 불만을 종종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모든 학교가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은 아니었습니다. 간혹 특별한 디자인으로 교복을 입었던 학교의 경우 주변 학생들의 부러움을 많이 샀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무런 멋도 낭만, 별 감흥도 없는 학창 시절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당시 부모님의 주머니 사정이라 해 봤자 뻔한 일이다 보니 사실 아이들 교복 한 벌도 벅찬 경우가 허다했습니다. 게다가 자식들이 여럿이다 보니 한꺼번에 다 해주기라도 하면 살림이 휘청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교복을 대물림하기도 하고 서로 형편을 아는 집에서 물려주기도 하지만, 험하게 입었던 옷은 여기저기 기운 흔적도 참 많았던 시절입니다. 그래서 잠시 교복 자율화라는 명분 아래 자유롭게 사복을 입던 시절, 오히려 그것이 올무가 되고 계층화시키는 요인이 되었던 것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이렇듯 단벌로 입었던 옷이라 자주 빨래도 못하던 시절 남학생들의 교실에 들어서면 사춘기 시절의 묘한 체취, 땀내, 자주 빨지 못한 옷에서 나는 시큼한 냄새가 어우러져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면 주변 온도 때문에, 날이 추워지면 창문을 잘 열지 않아 환기가 안 되어서 이렇게 저렇게 냄새는 아예 고착되어 지냈습니다. 학급의 정원이 70에서 75명을 고수하던 시절 우리는 그렇게 학창 시절을 견뎠습니다.     


여학생의 형편이야 잘 알 수는 없고 언젠가 누구에게 들은 바로는 남녀공학의 학급에는 냄새가 덜 난다.라는 정보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마저도 지내보지 못했으니 확인하기 어려운 정보요, 아! 그렇구나. 고개만 끄덕이던 시절을 보냈습니다.     




요즘 아이들은 어떤 환경에서 학창 시절을 보낼까요? 교복도 참 다양하고 학급 정원도 밀도가 많이 줄었고 시청각 교육도 다양해졌다지요? 책상이나 걸상 크기도 충분해졌을까요? 친구들과도 사이좋게 잘 지낼까요? 문득 우리 시절의 정서와 지금의 정서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무엇이 달라졌을까, 닮은 점은 무엇일까? 궁금하기도 하고 들어 보고도 싶고 구경도 하고 싶은 날입니다.     


자료를 찾아보다 블로그 한 곳에 사진을 보고 추억에 빠져봅니다. 우리가 지낸 시절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절의 사진입니다. 그 시절로 한 번 여행을 가보고픈 요즘입니다.          



https://blog.naver.com/sjtimes/80141559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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