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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욱곤 Oct 16. 2023

세상의 종교

그 역할은 무엇일까요?

(이미지출처:istockphoto.com) 수많은 종교의 상징


종교에 대한 대략적인 역사나 이슈를 다룬 책을 읽는 중입니다. 세상의 모든 종교를 다루지는 않았지만, 세계 3대 종교라 불리는 그리스도교, 불교, 이슬람교에 대한 개론 정도를 다룬 내용을 둘러보는 중입니다. 그렇다고 많은 내용을 습득하지는 못하겠지만 내가 믿는 종교가 아닌 타 종교에 대해 이해는 할 수 있을 걸로 기대합니다.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논쟁(論爭)을 넘어 심하면 싸움까지 하려면 정치와 종교 이야기를 다루면 된다고 할 정도로 민감한 사안이기도 합니다. 가만히 안을 들여다보면 무릎을 탁하고 칠 정도로 기가 막힌 교리도 있지만 때로는 왜지? 싶을 정도로 고개가 갸우뚱해지는 부분도 분명 존재합니다. 그런데 이런 부분은 일종의 신념이고 반박할 수 없는 aura이기에 모든 걸 내 입장으로 판단할 사안은 절대 아닙니다.     


대한민국은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입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주변에는 다양한 종교가 존재하고 그를 믿는 신자(信者)들이 존재하지만, 분포한 비율은 특정 종교에 편중되어 있지요. 일주일 전쯤에 서울에 갔다가 천도교 중앙대교당 앞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분명 우리나라의 토속종교이며 동학의 명맥을 잇는 종교로 모두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그 교세(敎勢)는 아주 미미합니다. 종교적인 모임은 이루어지고 있을까, 신도들은 모이고 있을까, 궁금하던 차에 건물 자체가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음을 알고 한편으로 다행으로 여기며 지나쳐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이슬람교 신자들을 볼 때마다 매번 생소한 게 있다면 다름이 아닌 여인들의 차도르입니다. 이는 교인들의 주요 규범 중의 하나인 ‘여성은 남편 이외의 남성에게 얼굴과 피부가 보이지 않도록 차도르를 쓴다.’ 이 항목을 지키기 위한 행위라고 해요. 이 규범을 들은 적은 있지만, 반면 생소한 조항일 수도 있습니다. 아마도 우리가 조선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면 생소함보다는 당연한 조항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다니는 개신교 교회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가톨릭 교인들의 미사포를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제가 어릴 적 예배당이라 불리던 교회 내부로 입장하면 가운데 복도를 중심으로 왼쪽에는 남자 교우들 오른쪽에는 여자 교우들로만 채워져 있었습니다. 교회의 권장 사항은 분명 아니었지만 추측하건대 유교의 남녀유별 사상의 여파가 아닌가 짐작할 뿐입니다.          


최근 들어 그러한 관습은 우리 주변에서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 설령 남아 있다고 하더라도 없어져야 할 관습입니다. 교리상 강제성이 없고 상식적으로 억지가 있다고 여겨지는 부분은 과감히 개선해야 옳은 일입니다. 덕분에 이제 어느 교회를 가도 남녀가 분리되어 이산가족처럼 예배하고 미사 드리는 일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반드시 지켜야 할 건 대를 이어도 지켜야 하지만 왜 그래야 하는지 근원도 모르는 관습은 빨리 없애야 할 듯합니다.               



종교가 인류에게 미치는 영향은 과연 선(善)하기만 할까요? 당연히 그렇지는 않습니다. 유대교와 그리스도교, 그리스도교 내에서도 가톨릭과 개신교 그리고 수많은 이단, 시아파와 수니파로 대변되는 이슬람교의 갈등을 보면서 비단 종교 내의 분쟁을 넘어 국가와 지역 간의 싸움으로까지 비화합니다. 이쯤 되면 종교의 순기능인 인류의 교화나 순화가 아닌, 구렁텅이로 떨어뜨리는 주범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해도 심한 말은 아닙니다.          

절대적 선(善), 보응(報應) 등등 신의 영역에 해당하는 가치마저도 인간이 해결해 보려는 욕심이 커질수록 세상이 치러야 할 갈등과 분쟁도 커지기 마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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