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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욱곤 Feb 26. 2024

별난 식습관

고쳐야지! 고쳐먹지만....

(이미지출처:IT, 서비스, 맛집) 이런 느낌요.^^



음식을 대할 때마다 거기에 무엇을 곁들여 먹는가? 반찬으로는 무엇이 좋은가?라는 문제는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달라지는 건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많은 사람이 먹는 방식을 따라 해 보니 역시 맛있더라는 평가는 평균치일 뿐 그것이 나에게도 해당하는 건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어 펜을 들었습니다. 서서히 대중적인 음식부터 제 편향을 풀어보려 합니다.     



제가 설렁탕을 처음 먹어본 것은 아마도 대학교 입학 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뼈를 고아낸 국은 집에서 종종 먹어보기는 했지만, 시중에서 설렁탕이며 곰탕이라는 메뉴를 접한 시기를 말합니다. 뽀얀 국물에 파도 넣고 소금으로 간도 하며 기호에 따라 후추를 뿌리기도 하는 모습을 보며 참 맛있는 음식이구나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여태껏 제 취향도 아닐뿐더러 남들이 하는 모습에 불편한 게 하나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깍두기 국물이나 깍두기를 국물에 듬뿍 넣어 먹는 일입니다. 저는 뽀얀 국물이 탁해지는 것을 참을 수가 없습니다.     



기왕 나온 김에 한두 개 더 얘기해 볼까요? 저는 개인 수저로 공용 반찬을 떠먹는 일에 아주 질색입니다. 김치의 국물도 그렇고 깍두기도 그렇고 개인의 수저로 떠먹는 모습이 너무 싫습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그 김치나 깍두기는 젓가락이 가질 않습니다. 이는 찌개류를 먹는 일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 찌개에는 저도 일정 부분 할 말이 없는 게 무의식적으로 국물을 뜨는 경우가 있습니다. 체면을 차려야 하는 경우엔 당연히 조심하지만, 가족만 있는 경우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합니다.          


간혹 음식에 넣어 드시라며 양념장이 따로 나오는 음식이 있습니다. 그런 경우 저는 당연히 그냥 먹게 됩니다. 하지만 냉면이나 막국수 등을 보면 국수에 빨간 양념이 아예 올려져 나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처음부터 걷어내던지, 아니면 올려주지 말라 부탁합니다.
 

대학교 2학년 때던가? 싶은데 친구들과 시험공부를 같이 하다가 밤에 컵라면을 먹게 되었습니다. 서로 취향대로 종류가 서로 다른 라면을 먹다가 내 라면의 국물 맛이 궁금하다며 친한 친구 하나가 제 컵라면의 국물을 마시게 되었죠? 다행히 면발은 거의 다 먹은 상태였고 저는 그 국물을 포기하고 그대로 식사를 마쳤습니다. 친구는 참 별난 놈 다 봤네! 라며 신기해했고 다행히 서로 낄낄대고 말았습니다. 비단 이 일뿐 아니라 다른 비슷한 상황에도 원칙은 같습니다.     




이번 명절에 온 가족이 모여 떡국을 먹었습니다. 제 아내와 막내 여동생은 제 떡국에 알아서 김 가루를 뿌려주지 않습니다. 제 취향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김 자체를 싫어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좋아합니다. 뿌려진 김 가루를 싫어할 뿐입니다.
 
 
저는 이런 강박 비슷한 행동을 고쳐야겠다! 또는 난 왜 그럴까? 요즘은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냥 내 취향이려니 하며 놔둡니다. 나에게도 음식을 내 취향대로 맛있게 먹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지거든요.

 

여러분은 어떤 식습관이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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