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月下)의 공동묘지

눈감고 볼 거면 보지 말기

by 김욱곤
(이미지출처:나무위키) 출연진이 쟁쟁한 기억^^


어릴 적 우리나라의 영화산업이 그다지 활성화되지 않던 시절, 그리고 그 수준조차 정말 민망하던 시절 공포물의 대명사로 통하던 작품이 있었습니다. ‘월하(月下)의 공동묘지’가 그것입니다. 한자표기만 보아도 쉽게 유추되듯 공동묘지(共同墓地)가 등장하고 월하(月下)라는 배경이 추가됩니다. 보름달을 포함 여타 달빛이 으스스함을 나타내는 데 한몫을 하는 모양입니다. 기생(妓生) 월향지묘(月香之墓)라는 부제가 있으며 1967년 작품이니 이제는 노년에 진입한 작품입니다.


하지만 대부분 작품이 그렇듯 원한에 사무쳐 죽었다가 귀신으로 일어난 후 생전 갚지 못한 한도 풀고 원수에 앙갚음한다, 결국 극락왕생하여 혼이 위로받는다는 내용에 충실합니다. TV도 이에 질세라 전설의 고향이라는 프로그램이 생겨서 가족끼리 손가락사이로 힐끔힐끔 보던 역사를 가집니다.



공포물의 특징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무엇보다도 장면의 섬뜩함이 압권입니다. 귀신이 나오고 저승사자도 나오며 시신(屍身)이 일어납니다. 시신을 제외하면 현실에서 만날 수 없는 존재이다 보니 시청자들의 두려움 섞인 호기심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귀신이나 저승사자의 복장도 나라마다 다르고 우리의 경우 긴 머리에 소복이 기본 복장이고 검은 갓에 검은 도포가 기본입니다. 얼굴은 핏기가 없이 하얗고 손톱은 길며 머리카락은 길게 늘어져 있으며 피도 입 주변에 묻어있습니다. 더 나아가 구미호 얘기까지 더해지면 공포물의 영역은 제법 넓어집니다.



공포물의 인기는 왜 이리 인기가 있을까요? 굳이 무서워하면서까지 보는 이유가 있을까요? 순전히 제 추측입니다만 마음에 맺힌 한을 대신 풀어준다, 권선징악(勸善懲惡)이 충분치 않은 현실의 반영이 아닐까! 생각하는 중입니다. 대부분의 공포물은 비슷한 결말로 끝맺습니다.




세상을 살면서 모든 일에 결실을 보고 결과를 본다는 것은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닙니다. 사람이 아무리 능력이 있고 힘(권력)이 세며 돈이 많다고 한들 좋은 성과를 내기란 한계가 있습니다. 아무리 세상 이치가 그렇다고 해도 애써서 경주한 노력이 허무한 걸로 마무리된다면 그 상실감이야 두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공포물 인기의 뒤에는 인간의 허무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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