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전 나는 동네 이발소의 단골이었습니다. 집에서 공공도서관으로 올라가다보면, 여고 담장 건너편이자 도로의 오른쪽에 자리한 이 이발소는 중년의 이발사와 부인이 함께 경영하던 전형적인 동네 이발소입니다.
최근에 부모님을 뵙고 오다가 우연치 않게 그 이발소를 보았습니다. 아직도 빨강,파랑,하양 삼색등이 돌아가고 30년이 넘도록 그 모습 그대로 샤시문도 꼬질꼬질하게 남아있습니다.
결혼식 당일 아침 머리도 정리하고 면도도 부탁하고 결혼식을 치뤘지만 정작 결혼하고 나서는 한 번을 못 가보았던 그 이발소의 주인장이 문득 뵙고 싶은 그런 날입니다. 얼마나 세상풍파 고스란히 견디며 나이드셨을까? 머리감겨주던 사모님은 어찌 변하셨을까? 궁금해졌습니다.
아버지 따라가던 이발소에서 독립하여 수년간 제 발로 드나들던 이발소, 나 의사됐어요. 나 장가가요. 한 번을 얘기하지 않았지만 옅은 미소띄며 내 머리 깎아주던 그 이발소 이름은 한흥이발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