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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욱곤 May 11. 2023

전래동화에서의 권선징악(勸善懲惡)

실생활에서도 그러할까요?

(이미지출처:따스의 교육이야기) 익숙한 소재지요? ㅎㅎㅎ


우리나라 전래동화의 대부분은 결말이 비슷합니다. 대부분 권선징악(勸善懲惡)의 성격이 강하지요. 도중에 죽음으로 삶이 끝난다고 할지라도 하늘에서 옥황상제를 만나고 영화를 누리는 걸로 마무리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결말을 얻기까지 겪어야 하는 고난과 고초는 예상 밖으로 크고 빈번합니다. 도중에 부모님이 돌아가시기도 하고 새로운 엄마나 아빠는 꼭 악합니다.     


이런 내용의 전개는 몰입감을 높이는데 그만입니다. 어떡하지? 어쩌면 좋아?라는 반응은 아주 보편적인 반응일 뿐, 감정이입이 되기라도 하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습니다. 설령 그 이야기의 결말을 이미 안다 해도 그런 아이들은 거의 매번 웁니다. EQ 지수가 참 괜찮은 셈입니다.     


전래동화의 결말은 아이들을 교육하는데 좋은 도구로 활용됩니다. 결국은 ‘그러니까 말 잘 듣는 착한 아이가 되어야 해.’ ‘착하게 살면 나중에 복 받을 거야.’ ‘공부도 열심히 해야지?’ 우리 어릴 적 부모님이나 선생님들의 교훈은 이렇게 천편일률(千篇一律)적이었습니다.    


      


이쯤 해서 질문 하나만 하고 다음으로 넘어가려 합니다. 어른이 되어 세상을 살다 보면 선하게 산다고 모두 복을 받는지 말입니다. 정의롭게 산다고 모두 잘 사는지 말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독립운동가 집안과 친일파 집안을 비교합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의 좋은 예입니다. 오히려 아니라는 대답이 더 많이 나옵니다. 이는 인간의 본성 때문일 것입니다. 성선설과 성악설로 대변되는 이 부분은 몇천 년이 지난 지금도 논란이 유효합니다.     


일각에서는 우리 삶 자체가 해피엔딩이 거의 없는 삶이라 동화 같은 이야기와 결말이 내내 유효하다고 주장을 합니다. 해피엔딩은 일종의 판타지라 말합니다. 그들의 뇌리에는 착한 사람은 주변의 먹잇감이 되기 딱 좋은 전형이라는 생각이 거의 고정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그렇게 살지 않으려 독하고 악하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이 시점에서 우리는 내 인생을 어떻게 경영할 것인지 결정해야 합니다. 사실 너무 늦은 결심이기도 합니다.     



저는 교인이기에 교회의 가르침을 듣다 보면 조금은 손해 보는 삶을 살라 가르치고, 한 뺨을 맞으면 반대편 뺨도 내미는 삶을 가르칩니다. 그래서 세상사는 일이 참 힘들고 어려운 모양입니다. 그런데 저는 아직도 생각이 세속적이어서 내가 나중에 큰 복을 받을 것이라는 징조라도 보면 얼마든지 그리하겠다고 새기고 새깁니다만 저를 포함한 많은 이들의 마음은 이미 불투명한 미래(未來)에 대한 불안이 더 클 뿐입니다.     


내가 삶을 사는 방법이 어떠하든지 우리 아이 세대에는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본을 보여야 할 것인가? 그것이 삶의 중요한 주제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결말이 네가 의도한 방향으로 나지 않더라도 과정 하나하나를 정성스럽게 올바르게 걸어가거라. 그리 가르치고 본보여야 할 텐데 말입니다.     



수학을 배우다가 의외로 월척에 가까운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문제를 풀다 보면 정답이 의외의 수나 결과치로 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풀이 과정이 정확하면 그 문제는 결과치에 대한 것만 차감하고 맞다 처리합니다. 그래서 수학에서는 정답도 중요하지만, 해답이 더 중요합니다. 비슷한 과정은 사격에도 적용됩니다. 점수판에 그것도 높은 점수에 몰려 있지 않더라도 쏜 총알이 일정 원안에 몰려 있으면 잘 쏘았다고 인정합니다. 영점 조준만 잘하라는 명령과 함께 말입니다.     



이로써 동화가 남아있어야 할 이유가 명확해졌습니다. 전래동화나 아이들을 위한 동화가 아니더라도 최근 들어 흔히 볼 수 있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에서도 우리는 많은 걸 배웁니다. 그래서 드라마도 해피엔딩을 보며 웃음 지을 수 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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