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남북의 약자라는 주장도 있더라고요.
과연 진짜냐고 반문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 거의 백 퍼센트 이해를 못 하실 수도 있습니다만 저는 뉴스라인을 거의 도배하다시피 하는 정치적 이슈, 사회를 뒤집었다 놨다 할 만한 뉴스거리에 거의 관심을 끄며 지냅니다. 기껏해야 큰 제목 정도만 알고 그런 일이 있었다는 정도일 뿐 그 배경이라던가 이유, 향후의 전망 이런 것들은 거의 모른 채 지냅니다.
모임이나 대화 장소에 끼면, 대화를 들으면서 앞뒤 상황을 꿰맞추는 수준이고, 다행히 오지랖 넓은 분 중에 저를 위해 모든 프로그레스를 얘기해 주는 분이 반드시 있기에 그다지 갈증을 느끼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런 저를 걱정하고 답답해하는 분들도 있을 터! 정작 저는 그러거나 말거나! 하며 지내는 중입니다.
어제는 수술실의 남자 직원끼리 갈등이 있었나 봅니다. 험한 말도 나오고 잠깐 시끄러웠던 모양인데 어른으로서 어떻게 개입해야 하나? 고민하다가 그냥 내 평소 태도대로 하자! 싶어, 그냥 가벼운 헛기침만 하고 뒤돌아섰습니다. 다행히 바다의 자정작용 부리듯 잘 마무리하더니 시끄럽게 해서 죄송하다는 사과까지 하고 끝났습니다.
황희정승처럼 한쪽의 말을 듣고 ‘그래 네 말이 맞는구나.’ 상대의 반박에 ‘그래 네 말도 맞다.’라는 마음이 드는 적도 있고, 때로는 굳이 어느 한 편에 서는 것조차 선뜻 마음에 내키지 않은 적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 복잡한 세상사 굳이 이쪽저쪽을 나누는 일 자체부터 마뜩잖은 일입니다.
이런 것도 지천명(知天命, 50대)이냐 물으신다면 그 또한 옳은 지적이시고, 그렇게 나이 먹다 보면 귀가 순해질 수 있을까? (耳順, 60대)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나이 들수록 생각도 많아지고 남들에게 잘해주리라 다짐도 커지지만, 자칫 고집만 센 영감님으로 변할까 두려움도 커지는 퇴근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