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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솔트킴 코치 Feb 21. 2023

운동 전 스트레칭에 대한 허와 실

스트레칭 자체가 근육을 늘리고 부상을 예방하는데 효과적일까?


0. 서론


 이전부터 스트레칭은 트레이닝이나 스포츠 참여 전 반드시 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져 왔고, 지금도 어느 정도 그렇게 여겨지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스포츠나 웨이트 트레이닝을 수행하기 전, 단일 근육 스트레칭을 통해 어떠한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운동 전 워밍업에 있어 스트레칭이 과연 최선의 방법일까요? 스트레칭 자체가 나쁘다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다만 소중한 운동, PT 시간에 대상자에게 시간을 할애해서 스트레칭을 시키는 데는 명확한 이유와 목적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1. 관례와도 같이 여겨지는 운동 전 스트레칭


 운동 전에 스트레칭을 하거나 시키는 '보편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운동 수행을 위한 충분한 가동 범위(range of motion) 확보

2) 근육이나 다른 조직의 뻣뻣함(stiffness - 길이에 따른 장력) 감소, 혹은 순응력(compliance - 장력에 따른 길이) 증가, 그리고 이론적으로 이를 통해 부상의 위험을 줄이는 것.


 결론 먼저 적자면, 퍼포먼스 면에서 봤을 때 스트레칭이 기록 개선이나 감소에 큰 영향이 없었고, 부상 위험 면에서도 스트레칭이 부상 방지나 부상 위험 증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With respect to performance, stretching might improve performance, have no effect on performance or impair performance. Similarly with respect to injury risk, stretching might decrease injury risk, have no effect on injury risk or  increase injury risk."




2. 운동 전 스트레칭으로 인한 변화는 신경계의 영향이 크다. 점탄성 변형이나 물리적인 길이의 변화가 거의 없다고 한다. 


 운동 전 스트레칭이 아무 효과가 없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분명 특정 근육군을 스트레칭하면 그 근육이 늘어나는 정도(extensibility)가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위의 그래프는 두 개의 연구에서 단일 근육을 대상으로 진행된 스트레칭 시간 대비 스트레치에 대한 저항성 감소의 변화를 나타낸 그래프입니다.


 2008년에 진행된 Ryan 박사의 연구에서, 스트레칭이 진행된 시간이 길수록 스트레치에 대한 저항성 감소가 크고, 오래 지속되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4분 미만으로, 2분 동안만 스트레칭이 진행된 경우에는 스트레칭 진행 후 10분이 경과했을 때 스트레치에 대한 저항성 감소 효과가 소멸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스트레치에 대한 저항성 감소는 점탄성(viscoelasticity)이나 소성(plasticity) 변형으로는 보기 힘들다는 연구 결과를 저는 더 신뢰하는 편입니다. 대신 끝 지점(end point)을 느끼는 감각의 적응으로 인한 것이죠. 그래서 특정 부위에 스트레칭을 진행하는 것이 엉뚱한 부위의 가동 범위 증가로 이어지는 걸 밝힌 실험도 있죠.


스트레칭 후 길이-장력 관계는 변하지 않았으나, end point는 증가. 이는 end point를 느끼는 감각의 변화를 보여줌


 정리하자면 스트레칭을 통해 가동 범위의 증가를 도모할 수 있기는 합니다. 다만 위의 실험만 봤을 때 스트레치에 대한 저항 감소 효과를 지속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약 4분 이상의 순수한 스트레칭 시간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리고 이는 근육의 점탄성이나 소성 변형이 아닌, 끝 지점을 느끼는 감각의 변화로 인한 결과일 확률이 큽니다. 즉, 급성 스트레칭을 통해  특정 조직의 점탄성이나 stiffness 감소 및  compliance의 증가를 유도하긴 힘들고, 이로 인해 부상 예방 및 퍼포먼스에 영향을 주기 힘들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그렇다면  수업이나 PT 전에 근육을 늘리거나 부상 예방을 주장하며 별생각 없이 진행하는 '간단한' 스트레칭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3. 스트레칭으로 인한 스트렝스 및 퍼포먼스 감소. 그러나..


  스트레칭으로 인한 근력 감소(stretch induced strength loss)를 밝힌 연구들이 상당히 많았습니다. 그러나 많은 연구들은 단일 근육군 스트레칭 후 실험 기구를 이용한, 단일 근육군 등속성(isokinetic) 운동을 통한 측정이었기에 실제 운동이나 스포츠에서의 변화는 의문입니다. 또한 정작 수직 점프, 스프린트와 같은 퍼포먼스에서는 큰 변화를 밝혀내지 못한 연구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다만, 스트레치에 대한 저항 감소 효과를 얻기 충분하지 않은, 짧은 스트레칭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근력 감소가 발견된 점, 스트레칭을 진행한 측의 반대 측 역시 근력 감소가 나타난 점 등을 밝힌 연구들로 미루어보았을 때, 역시 기계적인 변화보다는 신경과 관련된 영향이 크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여담이지만, 스트레칭과는 달리 폼롤링의 경우, 근력의 감소 없이 가동 범위를 증가시킨다는 연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제 생각입니다만, 지속적인 스트레칭을 통한 근방추(muscle spindle)에서의 구심성 입력 증가와 알파-감마 동시 활성이 스트레칭으로 인한 근력 감소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이건 저도 찾아봐야겠네요.




4. 운동 전 스트레칭이 부상 예방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연구가 많은데, 그중 하나 소개.


 사실 스트레칭이 부상 예방에 효과적이지 않다고 밝히는 연구들이 굉장히 많습니다만, 그중 하나의 연구에 대해 포스팅하겠습니다.


 호주의 한 신병교육대대의 약 1600명의 남성 신병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입니다. 연구진들은 12주의 훈련 기간 동안 stretch group과 control group 간에 신병 체력 훈련을 진행하며 발생하는 하지 부상 발병률의 차이를 알아보고자 하였습니다. (건강에 문제가 없고, 동일한 환경에서 생활 및 동일한 식사, 규칙적인 생활  패턴, 동일한 체력 훈련 참가 등 최고의 표본..)

12주간의 신병 체력 훈련


 실험에 참가한 신병들은 두 그룹으로 무작위로 나누어졌습니다.


1) stretch group: 워밍업 사이사이 하나의 하지 근육군 20초간 정적 스트레칭 진행

2) control group: 워밍업만 진행


워밍업은 조깅과 사이드 스텝과 같은 과제와 유사한 동작           


  연구를 진행하며 soft-tissuee injury와  bone injury는 개별적으로 통계를 냈다고 합니다. 그러나 연구 결과, soft-tissue injury, bone injury를 포함해 어떠한 부상이 되었든 스트레칭이 유의한 효과를 드러내지 못했다고 합니다.


  오히려 키, BMI 등 여러 요소들 중 부상 발병률과 가장 큰 관련이 있는 요인은 스트레칭 여부가 아니라

1) 20M 셔틀런 기록과 2) 나이였습니다. 특히 셔틀런 기록의 경우 단순히  기록이 높아서가 아니라, 달리기 능력 및 기술(running ability, running skill), 신체 구성 성분, 힘줄과 같은 탄성 요소들의 장력(tensile force) 등이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추측이 되고 있습니다.



 

5. 요약


 운동 전 스트레칭의 효과에 대해 요약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1) 많은 연구들이 스트레칭이 부상 예방 효과가 미미하다고 밝힌다. (발레와 같은 경우는 예외일 수 있음)

2) 약 1600명의 신병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워밍업에 스트레칭을 겸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 간 부상 발병률에 있어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3) 스트레칭 후 가동 범위의 증가는 무언가 늘어나거나 탄력이 생긴 게 아니라 끝 지점(end point)를 느끼는 감각의 변화로 인한 것이라는 걸 밝힌 연구가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부상 예방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4) 그러나 PT처럼 시간이 제한되는 경우, 단순히 단일 근육군을 몇 초 대충 스트레칭해 주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의문임.




6. 참고


1. Cynthia Holzman Weppler, S. Peter Magnusson, Increasing Muscle Extensibility: A Matter of Increasing Length or Modifying Sensation?, Physical Therapy, Volume 90, Issue 3, 1 March 2010, Pages 438–449


2. McHugh, M.P. and Cosgrave, C.H. (2010), To stretch or not to stretch: the role of stretching in injury prevention and performance. Scandinavian Journal of Medicine & Science in Sports, 20: 169-181


3. Pope, R. P., Herbert, R. D., Kirwan, J. D., & Graham, B. J. (2000). A randomized trial of preexercise stretching for prevention of lower-limb injuryMedicine and Science in Sports and Exercise32(2), 2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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