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꺼이 싫어하는 일도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일을 하다 보면 가끔 일을 너무 재미있어하는 사람들을 만나곤 한다. 눈이 반짝이면서 일이 재밌다고 하는 사람들. 나는 일을 너무 재미없어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눈을 반짝이면서까지 일을 즐거워한 적도 없는 것 같다. 일이 너무 즐겁고 재미있으면, 그러니까 내 일을 너무 좋아하면 야근을 해도 즐거울까?
아무리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잦은 야근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 물론 일을 좋아하는 워커 홀릭 중에는 있을 수도 있지만. 사람마다 야근을 버틸 수 있는 정도가 다르다. 1년 365일 매일 야근을 하며, 주말 출근을 하는 것을 즐겨할 사람은 없다. 일의 재미, 혹은 다른 요소들에 의해 어느 정도 상쇄되는 것일 뿐이다.
나는 내 시간에 대한 통제권이 중요한 사람이다. 통제권을 잃는 환경에서 스트레스를 받곤 하는데, 모든 일이 내 통제 하에 이루어질 수는 없다. 당연한 거다. 특히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예기치 못한 일들이 생기고 내가 온전히 통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내 임계점을 높여야 한다. 임계점을 높일 수 있는 건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문제는 회사가 아닙니다. 올바른 질문은 ‘이곳에서 내가 원하는 일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할 수 있는가?’입니다. <책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여러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게 결국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물론 좋아하는 일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기 위해 기꺼이 내가 하기 싫은 일도 감당할 수 있는 그런 일.
내가 인상 깊게 읽었던 책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에서는 부캐가 아닌 본캐로 승부 보라고 이야기한다. 지금 내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현업과, 토요일마다 꾸준히 하고 있는 필라테스 강사 일 중에 어느 한 일을 나의 본캐로 생각하진 않는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회사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때문에 본업을 나눠야 한다면 필라테스 강사는 나의 부캐이겠지만 말이다. 그보다 중요한 건, 어떤 일이 내 본캐가 되기를 바라냐는 것이다.
본캐와 부캐는 언제까지 공존할 수 있는 걸까? 여러 본캐를 가지기를 원한다면 그만큼 내 시간과 리소스도 더 균형 있게 분배돼야 하는 건 아닐까?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순간이다.
바다가 있는 한 파도는 늘 치듯이 우리가 인생을 사는 한 힘들고 어려운 일은 겪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긴 시간을 바쳐 도달한 어떤 생각, 단지 유리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중요한 거라는 확신 끝에 도달한 생각이 있으면 그럴 때 훨씬 덜 휩쓸리게 된다는 것만큼은 확실합니다. <책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내 머리가 띵 했던 책 속의 한 구절. 나는 무언가를 선택할 때 여러 가지 조건을 비교하고 최대한 합리적인 선택을 하려고 한다. 그러니까 나에게 더 유리한 선택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유리한 게 아니라, 나에게 가장 중요한 것. 나에게 가장 가치 있는 일. 그 일을 찾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