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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니 Sep 18. 2024

프리랜서에게 휴일이 마냥 즐겁지 않은 이유

아프면 안 되는 필라테스 강사


이번 추석 당일이 화요일이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주말에 이어, 월화수까지 5일을 쉴 수 있는 명절 연휴다. 여기에 목금 연차를 쓰면 무려 9일의 미니 방학이 생긴다. 얼마나 좋은가! 그런데 내가 직장인이 아니라 프리랜서라면 이 연휴가 마냥 즐거울까?






직장인에게 휴일은 유급이지만,

프리랜서에게는 무급 휴가다


직장인인 나에게 9월과 10월은 매우 행복한 달이다. 9월에는 긴 추석 연휴가 있고, 이 연휴가 지나도 10월에 많은 휴일이 기다리고 있다. 특히 올해 10월 1일 국군의 날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면서 휴가가 하루 더 생겼다. 10월 중순까지는 행복한 휴일의 연속이다. 직장인으로서 해가 바뀌면 가장 먼저 하는 일 중 하나가 바로 공휴일 날짜를 확인하고, 또 언제 어떻게 연차를 써야 최소한의 연차로 최대한의 휴가를 누릴 수 있을지 고민한다. 이건 내가 정규직으로서 4대 보험 아래 일하고 있어 가능한 일이다.


프리랜서로서의 삶을 생각해 보았다. 만약 필라테스 강사로서만 근무하고 있다면? 이 연휴가 마냥 즐겁게 느껴질까? 물론 연휴가 있다는 건 분명히 기쁜 일이다. 그렇지만 그 달의 내 수입에 따라 길어지는 연휴가 불안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내 상황에 따라 휴일을 대하는 자세도 달라질 것이다.



절대 아프면 안 된다고 다짐했던 순간


프리랜서에게는 연차와 병가도 없다. 강사 생활을 한지 그리 오리 되지 않았던 어느 날, 심한 장염으로 수업 전날 끙끙 앓았던 적이 있었다. 전날 밤부터 몸이 급격하게 안 좋아지더니 새벽 내내 앓았다. 그 와중에도 늦은 새벽 원장님께 수업이 어려울 것 같다는 카톡을 남겼지만, 센터 사정 상 출근을 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엄마의 도움으로 모자를 눌러쓰고 출근했다. 다행히 첫 타임만 수업 후 원장님과 회원님들의 배려로 바로 병원에 갈 수 있었다. 그날 깨달았다. 아, 절대 아프면 안 되겠구나.


물론 직장인이라고 아파도 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중요한 발표나 일정이 없다면, 너무 심하게 아플 경우 당일 연차나 병가를 사용할 수 있다. 또, 대부분의 경우 나를 대체해 줄 동료들도 있다. 그렇지만 필라테스 강사의 경우 내가 온전히 수업을 이끌어가야 하고, 각 타임에 대한 책임감이 늘 존재한다. 대강을 맡길 수는 있지만 대강할 수 있는 선생님을 구하는 것도 나의 일이다. 강사에게 체력 관리는 매우 중요하구나 느꼈다.



자유롭지만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내가 느낀 건, 프리랜서가 자유롭지만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이다. 어쩌면 더 자유롭지 못할 수도 있다. 직장인과는 자유로운 영역이 다르달까. 경제적인 불안정성에 오는 제약과 불안함이 있다. 자유롭지만 동시에 불안하다. 어떤 자유를 쫓을 것인지는 내 선택이다. 내가 추구하는 자유는 어떤 쪽일까?




결국 프리랜서든, 직장인이든 바쁨이 있어야 쉼이 즐겁고, 쉼이 있어야 바쁨이 가치 있다. 어떤 길이든 잘 일하고 잘 쉬면 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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