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아 바르나에서 흑해의 일출을 바라보기
불가리아는 북쪽으로는 루마니아 남쪽으로는 그리스와 튀리키에 서쪽에는 세르비아와 북마케도니아 동쪽으로는 흑해를 접하고 있는 인구 690만 명(2020), 수도는 서쪽 끝에 위치한 소피아다. 사용언어는 불가리아를 공용으로 사용하고 있으나 일부 티르키에어, 루마이어와 기타 언어도 사용하고 있다.
불가리아는 기원전 480년 오드뤼사이 왕국, 로마제국, 863년 정교회 수용, 몽골제국의 침략받기도 하고 근세에 와서는 오스만 제국의 통치를 받다가 오스만제국으로부터 독립한 속국인 불가리아 공국(1878~1908)으로 다시 불가리아 차르국(1909~1946), 불가리아 인민공화국(소련영향, 공산체제)(1946~1990), 1990년 공산정부 붕괴로 민주화 이후 불가리아 공화국으로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나라로 한국과 같이 외세의 침략을 많이 받았던 나라이다.
이번 출장은 2024년 마지막인 12월에 다녀왔다. 불가리아의 해변휴양도시 바르나를 가려면 티르키에 이스탐불 공항에서 갈아타야 한다. 인천에서 티르키에까지는 12시간 정도 소요되었다. 유럽에서 이용객이 가장 많은 이스탄불공항은 2018년 세계 최대의 국제선 노선을 보유한 국제공항답게 엄청난 인파로 가득하다. 12월 한국은 한 겨울인데 이스탄불에는 반팔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 전 세계 사람이 다 모여 있는 듯하다. 비행시간과 탑승 Gate와 출발시간을 안내하는 전광판에는 전 세계 지명이 가득하다. 물론 인천공항도 그렇지만 이스탄불공항이 더 많은 다양성을 지닌 듯하다. 항공기 노선도 그렇고 인종의 다양성도 그렇다.
이스탄불공항에서 불가리아 바르나행 비행기로 갈아타는데 남는 시간은 겨우 2시간 다음 비행기의 출발게이트는 출발 1시간 전에 전광판에서 알려준다고 한다. 공항 면세점은 귀국 편에 들러서 간단한 기념품을 구해할 계획으로 귀국 쇼핑리스트만 잘 기억하고 전광판에 출발게이트가 확정되어 알려주자마자 바로 바르나행 게이트로 갔다.
비행기 계류장에는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비를 맞으며 타는 비행기도 나름 운치가 있었다.
바르나행 비행기를 타고 한 시간 정도 지나니 바로 바르나 공항에 도착했다.
바르나 공항은 엄청 작은 공항이다. 불가리아 입국심사를 위해 줄을 선다. 작은 비행기여서 승객도 몇 명 안 된 되는데 수속이 더디다. 같이 불가이아에 출장 오신 분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미국여권소지자이고 나는 한국여권소지자이다. 미국인은 입국수속을 더 까다롭게 하나보다. 입국목적은? 어느 회사에 출장? 등등을 물어보더니만 저쪽으로 가서 기다리란다. 한국여권은 쉽게 통과하였으나 확인할 것이 있다고 저쪽 가서 기다리란다.
한참을 기다리니 영문으로 된 서약서 한 장에 이름 적고 서명하여 제출하니 입국수속이 완료되었다. 서약서에 내용은 입국목적 이외 다른 행동을 하면 어떠한 처벌도 감수한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비행장 택시승강장 쪽으로 가는데 호객꾼이 부른다. "택시?" 호텔 주소를 알려주고 그리고 가자하니 잘도 간다.
출장일행 한국계 미국인이 이야기한다. 미국 여권이면 전 세계 어디라도 쉽게 다니는 줄 알았는데 어려운 나라도 있더라 하며 한국여권이 더 좋다는 이야기를 하며 호텔로 향한다. 신기하네 미국사람을 싫어하는 나라가 한국사람을 싫어하는 나라보다 많구나.
호텔은 민박집 비슷한 AirBnB에서 예약한 DOIRAN이라는 아파트였다. 내부는 한국의 작은 콘도미니엄 스타일로 취사도구와 거실도 있는 멋진 방이었다. 인근에 LiDL(리들:1973년 독일에서 시작, 유럽 전역, 미국등 31개국에서 성업 중 )슈퍼마겟이 있어 식자재 사다가 해 먹으면 그만이고 한국에서 사간 라면도 끓여 먹을 수 있는 숙소여서 좋다.
늘 그러하듯 새벽에 일어나 아침 관광을 나선다. 관광시간은 05시 30분 ~ 09시 00까지다. 조식이 없는 민박집이어서 아침은 LiDL 마트에서 사 온 간단한 빵과 치즈로 하고 해변으로 걸어 나갔다. 흑해의 일출을 보러 부지런히 걸었다. 일출시간 30분 전에 해변에 도착을 목표로 열심히 달렸다. 바르나 해변에 도착하여 사진 찍기 좋은 장소를 물색하고 일출을 기다렸다. 해가 뜬다. 저 멀리 흑해에서
흑해에 대한 나의 인식은 러시아 흑해함대, 검은 바다, 한참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흑해 주변국인 튀르키예, 러시아,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루마니아 조지아 등인데 강력한 러시아가 흑해를 거의 차지하는 형국인데 해안의 길이로는 튀르키예가 가장 길다. 루마니아는 흑해연안국가로는 작은 나라다. 이 정도의 생각이다.
멋진 일출을 보고 해변을 걷는다. 바르나(Bapha) 해양 휴양도시로 여름철에만 해수욕장이 열린다. 12월은 비수기여서 관광객이 거의 없다. 비수기의 해변에는 비둘기와 갈매기 그리고 식당 카페가 있다. 바르나 해변에는 신기하게도 해변노천온천이 있다. 한겨울에도 따뜻한 물이 나와 그 물에서 온천욕을 즐기는 사람들이 보인다. 특별한 시설은 없고 각자 집에서 수건하나와 갈아입을 옷하나 들고 나와 따뜻한 온천물에 몸을 담그며 시원한 겨울바다에서 일출을 바라보는 낭만을 즐길 수 있다.
우리 회사 직원 중에는 고양이를 좋아하는 직원이 있어 항상 고양이를 보면 반가워 얼른 사진을 찍어 카톡으로 보낸다. 제목 '바르나 해변의 고양이'
해변에는 놀이공원이 있는데 한국의 에버랜드에 비하면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나름대로 있을 것은 다 있다. 관람차, 청룡열차, 바이킹
바르나에서의 첫날 의료기기업체로 다가가 하루종일 앉아서 이것 보여주세요 저것은 왜 그리하셨나요?
시차도 그렇고 오랜 시간 비행기에서 지친 상태에서 그런지 해외의 첫날은 무척 힘들다. 불가리아어를 들어 보지 못했다. 통역은 영어로 진행하고 그 회사 직원 모두 영어를 잘한다. 문서도 영어로 되어 있고 아주 일부만 불가리아 어로 되어 있었다. 점심은 배달음식으로 한국가 거의 같은 맛의 피자 도미노 피자를 배달시켰다.
회사에서 호텔까지 왕복은 걸어 다녔다. 퇴근하고 둘이서 저녁을 먹으러 간다. 유럽나라들의 음식은 모두 비슷하다. 피자, 햄버거, 파스타, 치킨, 치즈 등등 한국으로 진출한 유럽의 플랜차이즈 음식점들이 불가리아에도 많다. Oscar라는 식당에서 불가리아 병맥주 한 병에 피자한판과 감자튀김등으로 저녁을 먹고 호텔로 돌아오면서 LiDL에 들러 불가리아에서 유명하다는 요거트를 두 개 사 왔다. 방에서 먹는 요거트는 한국에서 먹던 것과 전혀 맞이 다르다. 맞이 없다. 못 먹겠다. 간신히 반정도 먹도 반은 버렸다. 현지인에게 물어본 바로는 요거트를 그냥 먹는 것이 아니고 음식에 뿌려먹거나 다른 음식에 찍거나 발라 먹는 것이 원칙이고 직접 먹는 경우는 없다고 한다. 정말 불가리아 현지에서 불가리아 요구르트를 먹어본 경험은 '에구 환상이 깨진다. 불가리아 요구르트보다 한국 요구르트가 맛있네.'
둘째 날 아침관광은 다른 지역으로 걸어 나갔다. 거리에 부착된 부고장과 추도회 안내문들이 즐비하다. 처음에 유럽 갔을 때는 저게 뭔가 했는데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부고장을 길가에 붙여 놓고 있었다. 번역기를 돌리면 대충 무슨 이야기인지 알 수 있었다.
아침 일찍 성당 들어가니 분위기가 한국의 성당 미사와 비슷하여 제일 뒤에 앉아 10분 이상 있었는데 잘 생각해 보니 성공회 교회 문 앞에 부고장을 본 것 같아서 아~ 이 예식이 정기적인 예배가 아닌 추도회인 것 같아서 얼른 나왔다.
바르나 해변의 조형물에는 올림픽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을 명판으로 세워 놓았다. 한국의 88 올림픽도 있었다. 이나라는 나름 스포츠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체육인들을 존경하는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오랜 역사와 전통의 나라이지만 위대한 인물로 존경받는 사람들은 대부분 근대 1차 2차 세계대전의 전쟁 영웅, 근대 국가의 설립에 기여한 인물들로 공원에 흉상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불가리아 바르나에서의 1주일은 흑해와 함께하는 일주일이었다. 아침저녁으로 걸어 다니면서 그 지역을 열심히 알아가는 재미는 해외출장에서 가장 의미 있는 일이 아닐까 한다.
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불가리아어 - 한국어 통역사가 있었다면 불가리아에 대하여 더 많은 것을 알아볼 기회가 있었을 것 같았다.
출장 마지막날 우리 딸과 동갑내기인 그 회사 직원이 건넨 작은 선물이었다. 불가리아 전통 배가 그려진 엽서에 고맙다는 글과 서명, 가죽으로 만든 소품 불가리아 범선, 장미향기 나는 아주 작은 비누 한 개, Rose Oil 이 담긴 소품을 건네주는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다. 답례품으로 짜파게티 두 봉지를 주었는데 한류가 여기까지 왔는지 금방 알아보고 "짜빠구리" 그러면서 고마워한다.
세계 어느 나라 사람이건 똑같이 정이 많다는 것을 느낀 출장이었다.
바르나에서 가장 전망이 좋은 언덕 위에 소비에트와 불가리아 우정기념물이 있다. 현재는 관리가 잘되고 있지 않는 것 같다. 콘크리트 구조물이 깨지고 많은 낙서들로 가득하다. 소비에트를 나쁘게 쓴 글도 보인다.
사용화폐는 불가리아 래프를 사용하고 있다. EU가입 국가인 것 같은데 아직 화폐는 통합되지 않았나 보다. 2025년부터는 유로화로 변경된다 하니 다음에 오면 확인해봐야 할 일이다. 실제 현금을 사용할 일은 많지 않았다. 대형마트는 대부분 신용카드로 결제가 되고 현금은 작은 구멍가게에서만 통용이 되고 있었다.
바르나 시내에 위치한 고대 로마 유적지인데 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고 특별한 관리인도 없는 듯하다. 경계선과 인접한 불가리아 정교회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 같은데 유적지 지하에 예배소가 있는 듯하다.
불가리아 정교회교회중 바르나에서 가장 유명한 교회이다. 성모마리아의 죽음 대성당 1886년에 완공했다 하는데 추후 종탑이 1941년 ~ 1943년 사이에 만들어졌다 하네요.
소원의 다리가 있는데 너무 작은 나무다리다. 안내판에는 The wishes bridge was originally constructed of untreated breech tree material. Legend has it that If you make a wish and cross the bridge with your eyes closed without touching it will make the wish come true라고 쓰여있다. 너무 쉬울 것 같은데...
바르나 고고학박물관(Varnenski arheologicheski muzey)인데 얼마 전 이탈리아 로마와 나폴리에서 너무 큰 것들을 보고 와서인지 박물관 내부에는 소품전시회 같은 분위기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무도 없다. 그냥 들어가려 하니 나이 지극한 여자분 달려오시더니 입장료를 내라 한다. 현금으로만 내래서 30래프를 내고 입장했다. 간단한 소품전시회를 본 느낌이었지만 아기자기한 전시물들이 재미있었다. 전시장에 관람자는 나 혼자였고 방마다 관리하시는 분에게 인사하며 다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