轉, 행복공간에서 이틀
주말과 휴일 동안 오래간만에 운동을 무리하게 했는지 (주말 일곱 경기, 휴일 다섯 경기 도합 열두 경기) 몸은 녹초가 되어 자잘한 통증에 시달려도 마음은 에너지로 완충되어 덕분에 의기탱천(義氣撑天)하여 새로운 한 주를 열어간다.
#1. 비가 오는 주말에...
예전 같으면 비 오는 날에 운동을 한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365 클럽이니까 이런 즐거움을 마음껏 누리는 구나 하면서 구력 27년 동안 날씨에 민감했던 나를 되돌아본다. 특히 주말, 휴일 날씨가 악천후 상황이면 운동을 하지 못해 지독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나의 유일한 樂을 빼앗아간 비 오는 하늘을 원망하기도 하고,
반대로 오랜 기간 가뭄이 들어 논바닥이 거북등처럼 갈라지면 비를 애타게 기다리는 농민의 마음을 위로는 하면서도 속으로는 마른 코트에서 운동하는 즐거움을 애써 감추는 불편한 진실을 품은 채 지내온 시간들이었다.
요즘에는 예전처럼 일기예보에 신경을 쓰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어떤 날씨에서도 테니스를 할 수 있는 365 클럽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 주말 역시 비 예보가 있는 모양이지만 날씨는 아랑곳 않고서 코트로 나선다.
오늘은 비가 오는 날의 운치를 살려서 운동 후 간식으로 부추 부침개에 어울리는 막걸리 한 잔이 있다는 모임 공지를 보면서 나는 무엇을 챙겨갈까? 생각 끝에 감자전에다가 삶은 감자를 싸들고서 차에 오른다.
코트에 도착하자 얼마나 지났을까?
저 멀리 뇌성과 함께 쏟아지는 소나기 후둑후둑 후드득,,,
쏴아 와---------------
빗소리와 섞인 부침개 익어가는 소리가 마치 정반대의 날씨 속으로 나를 보낸다. 밖엔 비가 시원스레 쏟아지는데 마음속은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놀’의 풍경이 그려지고 있으니 말이다.
“소문난 잔칫집 먹을 게 없다.”는 옛말이 무색할 정도로 맛나고 푸짐한 먹거리가 옆 클럽까지 소문이 나서 오가는 손님들로 북적거려 365 클럽의 인심은 비 오는 날에 그 빛을 더 발한다.
푸짐한 먹거리에 즐겁고 신나는 테니스. 이 행복감을 어디에서 맛볼 수 있을까? 비 오는 날 365 클럽에서만이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닐까 싶다.
#2. 휴일, 비 온 뒤의 상쾌함이란...
어제 세차게 내리던 비가 그친 후, 먼지 씻긴 맑은 하늘 아래 휴일이 열리면서 비 때문에 잠시 내려갔던 기온이 서서히 오르고 여름이 다시 진행되는 휴일 오전... 말끔하게 코트를 정리한 후에 새로운 매치 게임이 이어지면서 코트의 풍경을 머리에 담아본다.
첫 게임 파트너인 백승재 사장의 타구를 보노라니 예전과는 달리 볼을 조심스럽게 어루만지려고 하는 노력이 보이지만 여전한 강타본능이 숙제로 남아있는 듯하고,
옆 코트에서는 젊은 두 사람이 진일승 감사와 윤용진 회원을 상대로 강타 일변도로 볼을 두들겨 보지만 네트 앞에서 여유로운 발리로 차단을 당하고 또 아무리 세게 때려도 좌우로 쫓아가면서 다 받아내는 중년 아저씨들의 몸놀림에 씩씩거리는 콧김만 더 새진다.
테니스 산책의 회원이신 프리지어님이 365 클럽을 방문하여 무릎 통증의 아픔도 잊은 채 편안한 마음으로 게임에 임하며 모를 손님도 우리들과 합류를 하여 신명 나는 게임 판을 만들고,
욱일승천의 기세로 기량이 나날이 향상되는 총무님의 자신감 넘치는 스트로크와 스플릿 스텝 없이 무작정 상경하듯이 뛰어드는 네트 대시를 조금은 염려스러운 눈길로 쳐다보면서 나 또한 어제 일곱 게임의 무리를 딛고서 오늘도 다섯 게임이 추가되는 즐거움과 함께 상쾌한 마음으로 휴일을 채운다.
나의 행복 공간 365 클럽에서 이틀 동안 느낀 소감은... “내 삶의 보상은 누가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틀 동안 행복공간을 가득 채워준 먹거리들을 상 위에다 풀어 본다.
주말 먹거리는
송명호 회장님의 시원하고 설탕물 가득한 달고나 수박,
최미자 회원의 무한 리필 부추 전,
김승희 회원의 밭뙈기 부추 한 상자,
권혁천 회원의 숙취 해소 헛개음료,
휴일 먹거리는
진일승 감사님의 갈증과 허기를 달래주는 달고나 수박,
백승재 회원 추가 한통 더,
박은수 방장님 오도독~ 감자튀김,
김문하 회원 파리바게트 곰보빵과 샌드위치 빵,
윤미자 총무님 다양한 월드김밥,
손님들이 가져온 드링크 2박스,
진일승 감사님이 저녁으로 사준 영양 삼계탕,
와우~!
우리 365 클럽은 십시일반 나눔의 미학이 실천되는 곳이고, 한 주를 힘차게 보낼 수 있는 에너지 완충소라는 생각이 든다.
이틀간 즐거움을 나눈 회원 여러분
함께하여 행복했습니다~!
2015.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