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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닮은 테니스

承. 공동책임입니다

by 조원준 바람소리


1992년에 발표한 최유나의 '흔적'이란 노래 가사입니다.


“이제는 가도 되는 건 가요 어두워진 거리로

오늘만은 왠지 당신 앞에서 울고 싶지 않아요

어차피 내가 만든 과거 속에서 살아가야 하지만~


절반의 책임마저 당신은 모르겠지요

지나간 날을 추억이라며 당신이 미소 지을 때

기억해요 슬픈 여자 마음에 상처뿐인 흔적을~”




엊그제 친구 집에 놀러 가서 우연히 곽용운 대한테니스협회장님과 함께 점심을 같이 했는데 단테협(단식테니스협회)에서 협회에 바라는 요구사항 중 하나가 "동호인 테니스 경기를 복식처럼 단식을 활성화시켜 달라는 것"이라고 말을 하더랍니다.


그 단체에서 불만을 제기하듯이 우리나라의 동호인 테니스의 복식은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라고들 할 만큼 활성화가 잘 되어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한 모임, 동네 클럽에서의 친선경기, 월례대회, 분기대회나 춘, 추계 관내시합, 한겨울 혹한기를 빼고는 거의 매주 전국 각 지역에서 열리다시피 한 남녀 전국대회도 거의 복식경기가 주류를 이룹니다.


테니스의 어려움을 새삼 피력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마는 동호인 테니스 활동을 하면서 적응을 하는데 겪는 애로사항으로 기술적인 어려움 외에 복식경기이기에 따르는 파트너와의 관계 유지가 문제 시 되고 그 비중이 크다고 봅니다.


이런 복식경기가 파트너가 없는 단식경기보다 더 활성화가 되는 것이 아이러니하기도 하죠. 이런 면에서 볼 때 활성화는 인위적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재미있는 요소가 있으면 저절로 이루어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테니스의 복식경기...


한 경기는 0-6으로 쉽게 끝나든지 타이브레이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승부가 나던지 어떻게든지 승패의 결과는 있기 마련이고 이 시점에 도달하는 시간까지는 짧게는 20분 길게는 40분 동안 파트너와 함께 호흡을 맞춰가면서 게임에 임해야 합니다.


게임 중 득점과 실점의 원인제공은 꼭 있으며 승부처가 되는 중요한 순간도 한 번쯤은 찾아오기에 여기에서 실책에 따른 내 탓 네 탓, 자책과 은근한 원망도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들은 코트에서 무수히 많은 경기를 합니다. 게임이 끝난 후에 가려지는 승과 패에는 원인 제공자가 있지만 굳이 따질 필요는 없다고 여겨지는 것은 이미 파트너가 된 순간 너와 나는 공동운명체이기 때문입니다.


경기 중에 발생하는 에러는 아무래도 하수가 더 많은 것은 사실이고 한 번 터진 에러에 신경을 쓰다 보면 에러가 또 이어지기도 하고 따라서 하수의 마음도 편치는 않습니다. 그러나 에러의 확률이나 빈도수는 떨어질지언정 가끔씩 아주 가끔씩 고수도 결정적인 순간에 엉뚱한 에러를 할 때가 있습니다.


또 그 에러로 인해 분위기가 반전되어 상대 팀에게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면 주된 패인의 원인이라 할 수도 있지만 그러한 내용을 하수라는 이름만으로 고수에게 감히 따지 지를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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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중에 생기는 모든 에러는

하수라 하여 전부 책임질 일은 아닐 진대

"어차피 내가 만든 에러 속에서 자책을 해보지만~ 절반의 책임마저 당신은 모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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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금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