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아리들의 첫 월례대회
위캔(we can) 테니스클럽의 첫 월례대회가 열리는 날. 저 멀리 보이는 소래산은 훈풍에 연두 초록으로 번져가고 자태를 뽐내면서 앞다투어 피는 봄꽃들이 색색이 수채화 물감 붓터치로 그려지듯이 산등성이로 조금씩 번져간다.
위캔 클럽은 올 초에 탄생한 신생 클럽이다. 구력 10년에서 30년 되는 분들이 주축이 되어 클럽의 울타리가 되고 나머지는 중급 수준의 몇 분과 갓 걸음을 뗀 왕초보자들이 주말에 한 번씩 모여 테니스로 우의를 다지는 화목한 클럽이다.
오늘 창단을 기념하는 첫 월례대회를 치르는 테린이들의 마음에는 봄처녀의 설렘을 품고 있다. 저 멀리 산속에 수령이 오래된 벚꽃과, 5~6년 생의 살구꽃, 복숭아꽃 그리고 수줍은 모양을 한 아기 진달래와 노란 개나리꽃이 어울려서 온 산을 아름답게 수놓듯이 대회가 열리는 하드 코트 두 면에는 이 꽃 저 꽃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그들만의 리그로 청백전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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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살랑대는 코트에서 노란 공 따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초보자들은 마냥 즐겁기만 하다. 동시에 오늘의 즐거움을 계속해서 이어가려면 일정 수준에 오를 때까지 순간 순간 닥칠 어려움을 인내로 극복해야 할 멀고도 긴 테니스 여정이 그려진다.
보통 동호인 테니스 클럽에서 활동하려면 기본적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그러다 보니 초급자들은 클럽에 가입하기도 또 어렵사리 가입은 하였지만 코트의 여건이나 실력의 편차로 인해 기존의 회원들과 함께 어울리기가 쉽지 않다. 이 대목이 테니스 저변 확대의 어려움이기도 하다.
테니스가 어려운 운동이라고 하는 것 중 하나는 기술을 익히는 과정이고 또 하나는 어느 정도 실력이 되어 클럽에 가입하였지만 적응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중도에 그만둘까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생기기도 한다.
테니스 구력 37년 차인 나는 초보자에게 테니스를 가르치는 것이 매우 즐겁다. 주말에는 재능기부를 하면서 배우는 사람들에게 바람이 있다면 테니스가 좋은 운동이므로 중도에 포기하지 말고 함께 어울려서 게임할 정도의 수준까지 실력을 갖추라는 것이다. 나의 역할은 그들이 열심히 배워서 빠른 시간 안에 즐겁게 게임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니까.
위캔 테니스클럽 창단 첫 월례대회서 왕초보 몇 분은 아직 대회에 참가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백승재 초대 회장께서 그들을 월례대회에 참여시켜서 함께 즐거움을 나누는 모습은 실력 본위보다 인간미를 우선으로 했고, 초보자들에게 마중물이 돼주는 클럽의 설립 취지는 본받을 만했다.
나는 종교가 테니스교지만 성경 구절을 마음에 담아본다.
12. 마 18:10-14 잃은 양 한 마리(눅 15:3-7)
“너희의 생각은 어떠하냐? 어떤 사람에게 양 백 마리가 있었는데 그중의 한 마리가 길을 잃었다고 하자. 그 사람은 아흔아홉 마리를 산에 그대로 둔 채 그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지 않겠느냐?”
테니스 초보자들은 레슨시간을 벗어나면 코트에서 길을 잃은 한 마리 양과 같다. 어느 누가 함께하지 않으면 언제 코트에서 서브를 넣어 보고 리턴을 하며 레슨에서 배운 것을 써 볼 수가 있겠는가. 그런 점에서 볼 때 일반 테니스클럽에서 할 수 없는 일을 위캔 클럽은 실행하고 있으니 클럽이 추구하는 바를 높이 사고 싶다.
초보자들에게 당부가 있다면 뒤뚱거리면서 잘 걷지도 못하는 병아리처럼 아직은 스텝도 굼뜨고 스윙도 어색하고 어떤 동작도 어설프지만 식지 않은 테니스 사랑과 열정으로 더 노력하고 또 노력하여 노란 병아리가 장닭이 되어 코트에서 홰칠 날이 오길 바란다.
2026.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