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하나. 둘. 셋

by 조원준 바람소리

하나.

물들어 간다...



훈풍에 파란 싹을 틔우면서

나무마다 자라온 잎들이

폭염과 비바람을 견디며

오늘에 이르러...


은행잎이 노랗게,

단풍잎이 빨갛게

서서히 또 곱게 물들어 가듯이...


우리 좋은 인연으로 만나

오랜 세월 풍상을 겪으면서

삶의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이 시간에 이르니...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우리는 서로에게

그렇게 물들어 간다...




둘.

궁리 중...



하늘이 비를 잔뜩 품고 있고

내릴까 말까 궁리 중이다...


비를 뿌리면

갓 피어난 꽃잎이 활짝 피기도 전에

세찬 비에 떨어져 봄이 달아날까 봐...


머금고 있으면

나뭇가지 연둣빛 잎새에 먼지가 쌓여

무거워진 잎이 자라나지 못할까 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무거운 회색 구름만

힘들게 보듬고서

궁리 중이다...




셋.

이별 참기...



사랑이란...


좋은 집을 짓는 마음으로 뼈대를 세워

틀을 만들고 살을 붙여가면서

차곡차곡 마음을 쌓아가는 것이다.

가끔씩 찾아오는 풍파도 겪고

초심도 사라져 헤어지고 싶은 심정도

생기지만 진정한 사랑이란

그리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이별을 참다 보면

사랑이 다시 보인다.


뼈대가 무너지는 일이 아니라면

살이 가끔씩 꼬집히는 아픔 정도는

참아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