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애인이 무기력하고, 의욕도 없어 보이고 맨날 잠만 자고 동굴 있어 나오려고 하지 않으려고 해요. 제가 도와주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죠?
번아웃을 알기 위해선 번아웃에 대한 감정부터 알아야 한다.
"번아웃" 이란 쉽게 말하면 모든 에너지가 쏟아진 상태라고 말할 수 있다.
번아웃을 겪게 되면 100kg 쇠구슬을 온몸으로 받치고 살아가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에 밥을 먹고 몸을 움직이는 일상생활이 너무 버겁게 느껴진다. 이런 중압감, 압박감을 느끼고 싶지 않기에 잠만 자고 아무것도 안 하게 되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유일하게 숨을 돌릴 수 있는 탈출구라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감정이 생긴 것인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노력한 것에 비해 보상을 못 받은 경우, 현재 상황이 너무 나빠 모든 희망이라는 경우의 수가 안 보이는 경우, 의욕 꺾임으로 인한 사람으로서의 가치 하락이라고 볼 수 있다.
쉽게 예를 들면 내가 어떠한 결과를 내기 위해 10만큼 노력했다고 가정을 해보자.
'내가 10만큼 노력했으니깐 한 7~8 정도 보상이 오겠지?'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내가 실제로 받은 보상이 0.5라는 걸 알게 되면 '어.. 뭐지..? 내가 생각한 거와는 다른데? 난 10만큼 노력했는데 왜 0.5지..? 뭐가 잘못된 거 아니야? 뭐지? 원래 이런 건가..? 10만큼 노력했는데 0.5라고..? 그럼 내가 아무리 최선을 다해도 원했던 7~8 정도 보상으로 갈 수 없다는 말이잖아. 하아.. 해봤자 뭐 해 별로 얻는 것도 없고 다 시간 낭비네.' 이렇게 생각하게 된다. 이런 생각이 쌓이고 쌓여 무기력을 만들고 희망 회로를 없애 버린 것이다.
<의욕 꺾임으로 인한 사람으로서의 가치 하락의 예>
회사 상사가 신입직원에게 일을 부탁하는 상황.
A : 상사
B : 직원
A: (파일을 건네며) A 씨 이거 내일 저녁까지 해 줄 수 있어?
B: 아 넵! 알겠습니다. (오! 신입으로서 첫 임무다! 열심히 해서 잘 보이는 모습 보이고 싶어!)
다음날
B: (파일을 건네며) 팀장님 어제 이야기하신 작업 완료했습니다. (잘 보이기 위해서 어제 밤새면서 했는데 괜찮겠지..?)
A: 어 고마워. (파일을 훑어본다.) A 씨 잠깐만 와바.
B: 네?
A: 이거 뭐야? 이걸 해온 거라고 한 거야? 학교 배우면서 이런 걸 안 배웠나? 아니 생각이 있긴 한 거야?
B: (어제 밤새면서 했는데.. 나는 나대로 노력했는데.. 비난과 꾸짖음으로 인해 마음이 너무 아프다.. 괜히 노력했다..)
번아웃 대상에게 삼가해야 할 말
번아웃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삼가야 할 말이 있다.
"야 그럴수록 움직여야 돼"
"네가 정신적으로 너무 약하네"
"그럴수록 운동도 하고 나가 놀아야 된다니깐?"
물론 이 말들이 맞는 말이지만 번아웃을 겪고 있는 사람은 이런 말들을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야 그럴수록 움직여야 돼" = "힘이 없어도 억지로라도 강제로 힘을 내서 해"
난 그렇게 할 힘조차도 남아있지 않아. 근데 어떻게 힘을 낼 수가 있어? -> 이 말을 한 대상을 부정적인 인식으로 변할 수 있음.
"네가 정신적으로 너무 약하네" = "내가 잘못된 건가?" "난 왜 이리 약하지" ->자기 자책, 우울증에 원인
"그럴수록 운동도 하고 나가 놀아야 된다니깐?"= "힘이 없어도 억지로라도 강제로 힘을 내서 해"
난 그렇게 할 힘조차도 남아있지 않아. 근데 어떻게 힘을 낼 수가 있어? -> 이 말을 한 대상을 부정적인 인식으로 변할 수 있음.
번아웃뿐만 아니라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그러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그 사람의 감정과 마음을 이해해 주고 헤아려주는 게 좋다.
그리고 더 도움을 주고 싶다면 매우 조심스럽게 나도 상대의 동굴로 들어가는 방법도 있다. 여기서 동굴을 들어가기 전에 내가 들어가도 될까? 마음의 노크(난 A가 왜 이런 감정들을 느끼고 있는지 알고 싶어 혹시 괜찮으면 나한테 이야기해 줄 수 있어?) 이러한 질문 통해 조심스럽게 다가가야 한다.
그리고 그 동굴 속에 들어가게 되면 그 사람의 내면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왜 이런 감정이 들었는지 분명 요인이 있을 것이다. 그 요인이 사랑 때문에 그런 걸 수도 있고 개인의 문제 때문에 그런 걸 수도 있다. 대부분은 개인의 문제일 확률이 높다.
*내면의 이야기를 하는 도중 눈물을 보일 수도 있다. 당황하지 말고 위로와 이해를 해줘야 한다.
ex) 스트레스 많이 받았겠구나.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고 많이 힘들었지? 너는 잘못 없어. 사람들이 나쁘다. 이런 착한 사람 아프게 하고..
만약 아직 준비가 안된 뉘앙스나 말하기 싫은 모습을 보이면 "그렇구나"라는 이해해 주는 느낌으로 마음의 노크가 승낙될 때까지 기다려줘야 한다. 사실 번아웃은 단기간에 고칠 수 없다고 본다. 그렇기에 많은 시간을 거쳐 케어가 필요하다.
*억지로 나의 텐션을 올려서 기분을 좋게 해주는 방법도 있으나 이건 내가 쉽게 지쳐 버릴 수 있다.
번아웃에 걸린 사람은 그 사람만의 최선의 방법으로 극복하려고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고 비난과 부정적인 말들을 한다면 끝이 안 좋아질 거라고 본다.
번아웃 회복을 기다리기 힘들어서 내가 지친 경우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막막함. 전진 상황이 안 보이는 거 같을 때 기다리다 내가 지쳐버리는 경우가 있다. 충분히 지칠 수 있다. 이것이 나의 기준으로 볼 때 오래되었다 싶으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나의 애인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의 감정을 지키는 것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