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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경험, 끝나지 않는 여정

지속 가능한 관계를 만드는 브랜드의 전략

by 김석민


처음 생일선물을 받았을 때의 기분, 기억나시나요?
포장을 하나하나 벗기면서 느꼈던 설렘,
단순히 ‘무엇을 받았는가’보다
'어떤 마음이 담겼는가’가 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브랜드 경험(Brand Experience, BX)도 마찬가지입니다.
단순한 제품 구매가 아니라,
그 순간부터 브랜드와의 관계가 시작되었다고 느끼는 감정.
BX는 바로 그 감정을 설계하는 전략입니다.

브랜드는 이제, 기능만으로는 선택받지 못합니다.
어떤 감정을 남기는가,
그 감정이 어떻게 반복되는가가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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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는 하룻밤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한 번의 광고로 각인되는 시대는 끝났습니다.”

소비자는 더 이상 브랜드를 ‘선택’하지 않습니다.
반복된 경험 끝에 받아들이게 됩니다.

많은 브랜드가 ‘일관성’을 ‘똑같음’으로 오해합니다.

하지만 진짜 일관성이란,
상황에 따라 유연해지되, 브랜드의 철학은 흔들리지 않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애플은 고객 대응 방식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더라도
‘간결하고 명확하게’라는 태도는 항상 유지합니다.
그 철학이 브랜드의 감정선을 일관되게 만듭니다.


위기가 브랜드의 본질을 드러낸다


배송이 늦었을 때,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왔을 때—
소비자는 브랜드의 본질을 바라봅니다.

실제 데이터는 이렇게 말합니다.

문제를 빠르게 해결한 고객의 재구매율: 82%

문제 해결이 지연된 경우: 31%

문제조차 없었던 고객: 77%


놀랍게도, 문제가 있었던 고객이 더 충성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는 뜻입니다.
위기를 잘 넘긴다는 것은,
곧 브랜드에 대한 감정적 신뢰가 더욱 단단해진다는 의미입니다.


지속 가능한 BX를 위한 다섯 가지 원칙


브랜드 철학은 5초 안에 설명 가능해야 합니다
누구든, 어디서든. 문장이 아니라 맥락으로 설명되어야 합니다.
직원 모두가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접점에서 같은 톤으로 말해야 합니다
같은 말이 아니라, 같은 성격.
웹, 앱, 알림, 매장—all one voice.


디테일이 브랜드를 말합니다
404 에러 페이지, 결제 대기 문구, 포장 메시지.
작은 디테일이 브랜드의 성격을 형성합니다.


조직 전체가 같은 질문을 공유해야 합니다
“이건 우리 브랜드다운가?”
이 질문을 디자인팀, 운영팀, 마케팅팀이 함께 묻고 있어야
BX는 전략이 아니라 문화가 됩니다.


실패도 기록해야 합니다
성공 사례만으론 부족합니다.
실패의 이유, 감정의 이탈 지점을 남겨야
다음 경험이 브랜드답게 정제됩니다.


질문을 바꿔보자


“브랜드는 왜 선택받는가?”에서 → “왜 기억에 남았는가?”

기억에 남는 브랜드는 예상을 아주 조금 벗어난 순간을 만듭니다.

스타벅스는 이름을 컵에 적어줍니다

아마존은 포장을 쉽게 열 수 있게 설계합니다

넷플릭스는 자막 번역의 톤까지 고민합니다

꼭 해야 하는 일은 아니지만,

그것이 기억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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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화를 만드는 세 가지 구조


예측 가능성
“다음에도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다”는 확신


차별화된 감정
다른 브랜드에서는 느낄 수 없는 무언가


관계성
단순한 거래를 넘어선, 정서적 유대감


작은 브랜드에게 오히려 기회가 있습니다

대기업은 터치포인트가 많아 일관된 BX를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작은 브랜드는 더 유리합니다.
직접 손으로 모든 경험을 다듬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

고객센터 응답 메시지에 브랜드 성격 담기

포장지나 영수증에 한 줄 문장 추가하기

에러 메시지, 안내 문구에 브랜드다운 말투 적용하기

팀 내부에서 “우리 브랜드다운 표현이 뭔가요?” 라는 질문 던지기

모든 건, 첫 번째 경험에서 시작됩니다.


우리가 만드는 건 제품이 아니라, 관계입니다


소비자는 점점 더 경험에 민감하고,
진정성에 빠르게 반응하며,
일관성 없는 태도에 냉정해지고 있습니다.

특히 Z세대와 알파세대는 다음과 같은 경향을 보입니다.

브랜드의 진심과 태도를 빠르게 간파합니다

형식적인 응답에는 즉시 반응을 멈춥니다

하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경험에는 깊이 반응합니다


지금 우리가 만드는 BX는 앞으로 10년, 20년을 함께할 고객과의 신뢰입니다.


완벽함보다 진정성이 중요합니다

BX의 목표는 완벽한 경험이 아닙니다.
실수조차 브랜드다운 방식으로 대처하는 것. 실수를 안 하는 브랜드는 없습니다.

하지만 그 실수를 어떻게 설명하고, 어떻게 수정하고,
어떤 말투로 회복하는지에 따라 브랜드의 성격은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리고, 마지막 질문


“무엇을 보여줄까?”
보다 먼저,
“어떤 감정을 남길 것인가?”


BX는 브랜드의 마무리가 아니라, 브랜드가 살아가는 방식입니다.

지금 당신이 만드는 작은 하나의 순간이 어떤 사람에겐 오래 기억될 경험이 됩니다.

브랜드는 그렇게, 감정을 설계하는 존재로 완성되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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