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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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윤슬

우리 가족에게 감히, 가장 큰 불행이 닥쳤다고 말할 수 있을까?


12월 초 일요일 아침.

여당 의원들의 불참으로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 투표가 불성립된 다음 날이었다.


친구네 집에서 자고 아침 8시쯤 온다던 동생이 약속한 시간에 집에 오지도 않고 전화도 받지 않았다.

'친구들이랑 밤늦게까지 놀고 늦잠을 자는 거겠지' 생각하며,

아침은 꼭 드셔야 하는 아빠와, 나는 집 근처 국밥집에 가서 아침을 먹기로 했다.

엄마는 간밤에 체기가 있으셔서 아빠가 새벽에 손을 따주셨다고 했다.

아빠와 나는 밥 먹고 들어오는 길에 엄마의 소화제를 사 오자고 했다.


아빠와 마주 앉아 국밥을 먹으면서도 핸드폰을 의식하고 있었다.

동생의 연락을 기다리는 마음.

콩나물 국밥을 다 먹고, 엄마 소화제를 사고 집에 들어왔다.

"윤서 연락 안 왔어?" 엄마가 물었다. "응 안 왔어" 나는 대답했다.


그날은 동생이 다른 도시로 이사하는 날이었다.

여러 해 동안 입사를 준비한 동생이 아깝게 면접에서 떨어진 적도 있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결국 최종 합격을 했다.

동생 얘기로는 입사하자마자 서울에서 근무하는 한시적인 프로젝트팀에 배치되었다고 했다.

프로젝트팀 근무가 종료되면 본사가 있는 도시로 가야 했지만, 조금 더 동생이랑 같이 살게 되어 나는 좋았다.

본사에 복귀하는 일정이, 동생의 얘기로는, 업무가 마무리되지 않아 자꾸 늦어졌다.

동생이랑 더 오래 같이 살게 되어서 나는 좋았다.

동생은 예정보다 거의 일여 년이 더 길어진 팀 업무가 이제 마무리되었다고 했고,

나와 살던 서울집을 떠나 동생이 새로운 도시로 이사하는 날이 다가왔다.

그 일요일은 온 가족이 가재도구를 싸들고 처음으로 동생의 집에 가보고 같이 집 정리를 하기로 한 날이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강해진 불안한 마음.

동생은 시간 약속을 잘 지키는 아이였다.

오전 11시가 넘었을 때 나는 아빠에게 얘기했다.

"아빠 경찰에 전화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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