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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고빛꿈 Mar 16. 2024

세 번째 : 요네즈 켄시-KICK BACK

내가 음악을 즐기는 방법, 세 번째 이야기는 요네즈 켄시의 KICK BACK이다.



https://youtu.be/M2cckDmNLMI


노력, 미래, A BEAUTIFUL STAR가 뭔데?


    <KICK BACK>을 들어 보면, 강렬한 전기톱 소리와 베이스 리프가 처음으로 들리고, 이어서 '노력, 미래, A BEAUTIFUL STAR'라는 반복되는 가사가 들리게 된다. 이 조합은 참으로 중독적이어서, 곧 청자의 머릿속에 '노력, 미래, A BEAUTIFUL STAR'만 맴돌게 해버리고 만다.


    그런데 이  '노력, 미래, A BEAUTIFUL STAR'라는, 일본어와 영어가 애매하게 섞여 있는 가사는 어떻게 탄생한 것일까?


    이 가사는 사실 모닝구 무스메의 <そうだ!We're ALIVE>라는 곡에서 등장한 가사이다. 이 곡을 들어 보면 마치 KICK BACK처럼 '노력, 미래, A BEAUTIFUL STAR'라는 구절을 반복하고 있는데, 이는 표절이 아니라 요네즈 켄시가 직접 원작자에게 이 부분을 사용해도 되겠냐는 허가를 받고 사용한 것이라고 한다.


    나는 이 이야기가 흥미로워 원작자가 직접 쓴, 그때의 느낌을 적은 글을 찾아보았다. 

    처음 요네즈 켄시가 원곡에서 '노력, 미래, A BEAUTIFUL STAR'라는 부분을 사용해도 되겠냐는 말을 했을 때는, 원작자는 의아했다고 한다. 요네즈 켄시 정도가 되는 작곡가라면 새로운 것을 만들 능력도 충분하고, 자신의 곡이 좋다고 느꼈다면 비슷한 스타일로 얼마든지 훌륭한 곡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곧 원작자 또한 창작자로서의 동질감을 느끼게 된다. 같은 창작자로서 작업 도중에 번뜩인 그 영감에 공감하고, 흔쾌히 그 부분을 사용해도 좋다는 허가를 내린 것이다. 그 결과는......


작품이란 건 이런 일이구나



    원작자는 완성된 KICK BACK을 듣고는 이런 말을 남겼다.


'작품이란 이런 일이구나'


    어떠한 생각으로 이런 말을 한 것일까?


https://youtu.be/I_zmewdR-b8

    원곡인 <そうだ!We're ALIVE>를 들어 보면 KICK BACK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여러 명의 소녀들이 등장해 노력과 미래에 대한 찬가를 신나게 부르는, 희망에 가득 찬 음악이다.


    그러나 요네즈 켄시는 그런 원곡의 분위기에 연연하지 않고 가사 한 구절에서 떠오른 영감을 정반대의 분위기로 재탄생시켰다. 파괴적이고, 혼잡하다. 그 속에서 외치는 '노력, 미래, A BEAUTIFUL STAR'에는 약간의 광기마저 느껴진다.


    이런 상황에서 원작자가 남긴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면, '다른 작품 속에서 얻은 영감을 붙잡아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고, 그렇게 새로운 생명을 부여받은 작품이 사람들에게 다시 퍼져나가는 이 과정이 작품 그 자체다.' 라는 것을 함축적으로 '이런 일'이라고 표현한 것 같다.


    이런 시각은 사실 새로운 것은 아니다. 아이작 뉴턴이 한 말로 알려져 있는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이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다.'라는 말은 자신이 이룬 것은 과거의 거인들이 이룬 것이 있었기 때문에 존재할 수 있었다는 의미를 가진다. 자신이 이룬 그 위대한 것들조차 이전의 모든 것이 존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 말조차도 다른 사람에게서 빌려온 것이다. 뉴턴은 조지 허버트에게서, 조지 허버트는, 로버트 버튼에게서, 로버트 버튼은 디에고 데 에스텔라에게서......


    지금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창작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완전히 똑같은 창작만 있는 것도 아니다. 과거의 모든 것에서 이어져온 영감이 각기 다른 매력으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 완전히 새롭지는 않지만, 완전히 똑같지도 않은 작품에 많은 사람들이 푹 빠지도록 만드는 능력을 가진 사람, 그런 사람에게 나는 경외심을 품을 뿐이다.


작품이란 건 이런 일인가...?


    사실 나도 이 곡을 듣고는 영감이 떠올라 시를 하나 썼었다. 요네즈 켄시의 재탄생과는 비교도 할 수 없겠지만, 나로서는 그저 다른 작품에서 피어난 영감을 조각해 내는 그 창작자의 과정을 똑같이 경험한 것만으로도 만족스러운 일이었다.


https://blog.naver.com/jahunmam/223045461887


곡 자체에 대해서


    곡 자체에 대해서도 '석류의 맛'때처럼 세세하게 써 보려고 했지만, 사실 이 곡은 그냥 듣기만 해도 흥이 오르고 즐거운 곡이기 때문에, 굳이 그렇게 자세하게 쓸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저 틀고, 신나게 즐기기만 해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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