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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남경 Sep 26. 2024

위암4기 항암일기: 항암 부작용

온몸이 부작용으로 덮이는 순간

항암12차 이후 , 2024년 5월 14일 다학제에서 기적 같은 감사한 소식을 뒤로 불과 하루 만에 급격하게 발진이 올라왔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전에 그렇게 항암 부작용이 야속하게도 나를 찾아왔다


검색을 해도 이 정도로 심각하게 발진이 올라오는 건지 정보를 찾기가 어렵다

내가 쓰는 항암제는 발진 부작용이 거의 없을뿐더러 보통 목, 팔, 다리 정도인데 나는 얼굴부터 발끝까지

말 그대로 전신 발진이 올라왔다


발진이 조금 올라왔을 때 외래를 다녀왔는데

항히스타민제 30분 정도 주사 맞고, 스테로이드 먹는 약을 처방받아 와도 일시적일 뿐

여전히 간지럽고 하나도 안 가라앉는 피부​

2024년 5월 20일

5월 14일 : 다학제, 발진 전혀 없음

5월 15일 : 목덜미 쪽 발진

5월 16일 : 목덜미 쪽 발진, 손등 발진, 귀 열감 심함


처음 발진 생기고 약 일주일 뒤

5월 20일 : 외래 예약 후 병원방문 - 주사 30분, 스테로이드약 처방


한 3일 정도 약효과로 버티다가 급격하게 또 퍼지기 시작했다

발진이 점점 퍼지고 얼굴까지 올라오는 발진에 미친듯이 간지러워서 이틀정도 잠도 못 자고 참고 또 참고


병원에 연락해서 동네 내과에서 스테로이드 연고 처방받아도 되는지 물어보고 애기들도 쓰는 젤 약한 로션제형으로 받았는데 바르자마자 온몸으로 더 심하게 퍼져버린 발진.. ​

(사진 속 발진이 가슴, 등, 배 어디할 것 없이 생겼다)


이때부터 발진이 본격적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스테로이드 때문인지 원래 퍼지려고 했던 게 퍼진 건진 모르겠지만 바르자마자 더 심해져서 힘들었다

이때까지 항암 하면서 힘들었던 것보다 비교도 안될 정도로


여태껏 괜찮았다가 왜 이렇게까지 올라오는 건지

마지막 항암하고 다학제 전에 여러 가지 검사까지 겹쳐서 너무 무리였을까 싶기도 하고..

간지러우니까 잠도 못 자겠고 신경도 예민해지고 거울 볼 때마다 너무 속상하고  

나름 긍정적인 아만자(암환자)라고 자부하며 지냈는데 잠깐 며칠 정도 우울해 있다가 정신 차리고 돌아왔다


그렇게 일주일 후, 5월 27일: 급하게 잡은 외래

일주일 전 외래 때보다 훨씬 심해진 모습에 놀랜 교수님께서 바로 피부과 협진 요청을 해주셨고 입원했다

내가 맞는 항암제에는 이렇게 발진 부작용이 없는데

면역항암제 부작용이 조금 의심되긴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은 상태

이번에 이런 일을 겪으면서 몸에 이상이 생기거나 부작용이 있으면 암환자는 특히나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하는구나 생각이 든다

무조건 병원에 알리고 검색에 의존하기보다는 검색은 참고로만 할 것

작은 연고조차 사람마다 몸이 받아들이는 게 다 다르고 특히 암환자들은 함부로 아무 약이나 복용할 수 없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해야 하니까..​​

이틀 후에 원래 항암인데 항암은 천천히 생각해 보자고 하셨다

우선 피부 가라앉히는 게 먼저라고

항암을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정말 감사한 일이구나 이런 이유로 항암이 미뤄질 줄이야

큰 문제없이 잘 먹고 잘 지내다 보면 피부가 괜찮아질 거라 믿는다

얼른 가라앉길.. 원래의 나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며

다음 기록에서는 부디 괜찮은 상태로 돌아올 수 있길


그동안 항암을 하면서 여러 부작용이 있었다

앞서 3화(위암4기 항암일기: 항암9차~항암12차)에서언급한 것과 같이 손발이 저리고 열이 나고 등등

대표적인 부작용인 구토가 없어 늘 감사했지만 추운 겨울 씩씩하게 손발 저린 부작용도 잘 이겨냈는데..


다들 다학제 소식을 듣고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겨내야 할 것들이 많다

가족이나 남자친구 바로 옆에 있는 주변 사람들은 아직도 불안하다

정말 쉽지 않은 치료, 혹시나 전이나 재발이 되진 않을지 4기 환자로서 어쩔 수 없이 가질 수밖에 없는 불안한 마음을 살짝 외면하며..

내 목표는 수술과 완치니까

암만 안 생기면 이 정도쯤이야.. 다시 힘내보자


아직도 나는 피부 발진 흔적이 온몸에 남아 있는 상태로 또 다른 부작용과 열심히 싸우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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