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휴, 오늘도 복작복작하네'
수업 시작 10분 전인데도 벌써부터 수강생들이 삼삼오오 들어오기 시작한다.
날이 갈수록 무언의 자리 쟁탈전은 치열해지고 그 속에서 나도 눈치껏 중간지점을 차지하며 안도했다.
내가 사는 도시의 댄스학원은 이곳 말고도 여러 개가 있지만 내가 다니는 학원이 다른 학원대비 늘 회원수가 가장 많다.
나는 그 이유를 알고 있다.
다른 회원들도 그 이유 때문에 이 학원을 찾을 것이다.
첫째, 그것은 원장님과 선생님들의 열정이다.
원장님과 선생님들은
하루에 수업을 적게는 2시간에서 많게는 6시간 이상 진행하는데 어떤 수업에도 텐션 떨어지는 법 없이 활기찬 모습을 유지하신다.
두 번째는 원장님의 개그코드이다.
넘사벽의 실력에다 간간히 우리의 어설픈 춤사위를 흉내 내는 모습은 회원들을 빵빵 터지게 하는 재미난 요소이다.
크게 웃을 수 있는 일이 드문 중년의 아줌마들이 웃으며 즐겁게 춤 출수 있으니 이것보다 더한 삶의 활력소가 어디 있겠는가?
도저히 그 매력에서 못 빠져나오는 것이다.
한번 회원이 되면 오랫동안 회원이 유지되는 비결이다.
세 번째는 인간적인 학원이라는 점이다.
어떤 이는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할 수도 있겠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느꼈으니까......
그런데 이게 또 반전이다.
원장님에게는 어린 딸이 하나 있다.
내가 이 학원에 처음 왔을 때 그 딸은 7살 미취학아동이었다.
복도를 뛰어다니고 복도에서 인라인을 타며
드문 일이긴 하지만
엄마의 수업에 불쑥 들어와 수업의 흐름을 끊어놓기도 했다.
아니면 애처로운 눈빛으로 교실밖 창에 매달려 한없이 엄마를 기다리곤 해서 우리 마음을 불편하게 하곤 했다.
그리고
그 딸을 돌보아주기 위해, 학원의 전반적인 관리업무(전화상담, 청소, 원장님 식사)를 위해 친정엄마가 늘 상주해 계셨다.
그래서 학원입구에는 택배상자, 식자재, 조리도구 등이 즐비해서 이곳이 댄스학원인지 일반 가정집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그런데 그 딸이 이제 초등학교 2학년이 되었다.
이제는 여기저기 학원을 다니느라 자주 볼 수도 없지만 점점 엄마로부터 독립되어 가는 걸 느낄 수 있다.
나뿐만 아니라 어느덧 중년의 나이가 된 우리들이
어린 꼬꼬마가 차츰 성장해 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재미도 쏠쏠하고 기특하다.
원장님의 친정엄마는 또 어떤가?
맞벌이로 바쁜 댄스선생님들과 수강생들에게 손수 만드신 반찬을 내미시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다.
물론 나도 그 수혜자 중 한 명이다.
전문성은 좀 부족하더라도 가족같이 따뜻함이 가득한 학원!
간간히 우리를 크게 웃게 하는 원장님!
매일매일 열정으로 우리의 에너지를 채워주는 원장님과 선생님!
이곳에 매일매일 오고 싶은 이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