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작가가 되어보니 여러 가지 장점이 많았다.
우선 복잡한 생각들을 글로 표현하니 한결 머리가 가벼웠고 부족한 글이라도 공감해 주는 벗들이 있어 외롭지 않다.
그리고 무엇보다 뛰어난 역량의 작가님들이 많이 산재해 계셔 자주 영감을 받는다.
그런데 오늘은 주눅이 많이 들었다.
우연히 보게 된 브런치 작품이었는데 내 작품과 겹치는 소재였다.
내 작품이 일기 수준의 글이라면 그 작가님의 글은 지금 당장 책으로 나와도 독자들에게 많이 읽힐 글이었다.
비유는 얼마나 잘 되어있던지...
찰진 표현은 내가 현장 속에 들어가 있는 착각이 들었다.
거기다 재치와 유머코드도 놓치지 않아 작품을 읽는 내내 크크하고 소리 내어 웃게 되었다.
이런 기발한 표현은 어떻게 나오는 거야?
이제 막 발을 들인 브런치이지만 손은 안 따라주고 눈만 높아져서 큰일이다.
평범한 글만 쓰고 있는 나에게
자괴감이 든다.
브런치부작용이 나타난 건가?
사실 내가 경이롭게 생각했던 그 작품의 작가님은 방송작가로도 오래 활동해 오셨고 출간도 하신 베테랑 작가님이셨다.
지금도 꾸준히 독서와 필사를 하고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계신 듯했다.
하물며 베테랑작가가 되어서도 이렇게 끝없이 노력하는데
나는 작가가 되는 길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는 건 아닌지...
노력은 별로 안 하면서 성과만 기대하는 건 아닌지...
브런치 부작용이 아니라 작가 되는 길을 날로 먹으려 했던 내 욕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