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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는 말 죽이는 언어

바람의 언어

by 김태호
바람부는 초원.jpg

바람 부는 날.


나무는 정신없이 머리를 비틀고

구름 사이 태양은 대지에 빛을 들입니다.

이슬은 발을 적시고

휘청이는 새들은 몸과 입이 분주합니다.

가지 위로 태어난 잎들이

소녀 볼에 분처럼 들떴습니다.


같은 곳을 향한 눈에

어제와 같은 것은 없습니다.

살아 있기에 멈출 수 없습니다.

심지어 호흡 없는 것조차

숨 쉬는 것들로 인해 변해갑니다.


사람도 변합니다.

새벽이 지나면 이미 어제와 다른

존재입니다.

아주 조금이라도 분명 다릅니다.


우리의 언어도

변할 수 있습니다.

아픈 말을 하던 입술이

희망을 담고

욕설과 저주를 퍼붓던 사람도

이해와 위로를 전합니다.


변화의 조건은

마음의 방향입니다.


말은 그 사람입니다.

언어는 마음의 거울입니다.


변하지 않을 사람은 없습니다.

마음의 변화를 선에 둔다면

언어에 선한 열매가 맺힙니다.


하늘에서는 새를

땅에서는 사슴을 살립니다.

썩어서는 뿌리를 살립니다.


선한 언어는 가족을 일으키고

세상을 밝혀 모두를 살립니다.

과일꽃.jpg

#언어 #말 #호흡 #위로 #선 #열매 #세상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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