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언어
되는 일 없고, 먹기도 귀찮고,
그냥 엎어져 자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방전된 몸에 눈은 감아도
따갑습니다.
반쯤 감긴 눈으로
글을 쓰는 저를 보며
이웃이 한 마디 합니다.
"오늘은 그만 자는 게 좋겠어요.
그러다가 쓰러지겠는데요."
참 달콤한 말입니다.
'그럴까? 오늘 쓸 분량을
내일로 미룬다고 무슨 큰일이 날까.'
노트북 화면을 접으려 손이 올라가던 순간
아내가 정말 건조한 표정과 목소리로
"그래도 저 사람은 할 거예요." 합니다.
도대체 저 믿음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못해! 안 해! 그냥 잘 거야!"
소리치고 싶지만 아내는 저와 눈도 맞추지 않고
제 할 일만 합니다.
남편을 믿는 아내가
짜증이 날 만큼 고맙습니다.
세상 그 누구보다 심지어 나보다
나를 더 믿는 내편이니까요.
천 번 잔소리보다
저 사람은 해내고 말 것이라는
믿음의 언어가 저를 움직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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