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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소리보다 믿음

믿음의 언어

by 김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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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일 없고, 먹기도 귀찮고,

그냥 엎어져 자고 싶은 날이 있습니다.


방전된 몸에 눈은 감아도

따갑습니다.

반쯤 감긴 눈으로

글을 쓰는 저를 보며

이웃이 한 마디 합니다.


"오늘은 그만 자는 게 좋겠어요.

그러다가 쓰러지겠는데요."


참 달콤한 말입니다.

'그럴까? 오늘 쓸 분량을

내일로 미룬다고 무슨 큰일이 날까.'

노트북 화면을 접으려 손이 올라가던 순간

아내가 정말 건조한 표정과 목소리로

"그래도 저 사람은 할 거예요." 합니다.


도대체 저 믿음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못해! 안 해! 그냥 잘 거야!"

소리치고 싶지만 아내는 저와 눈도 맞추지 않고

제 할 일만 합니다.


남편을 믿는 아내가

짜증이 날 만큼 고맙습니다.

세상 그 누구보다 심지어 나보다

나를 더 믿는 내편이니까요.


천 번 잔소리보다

저 사람은 해내고 말 것이라는

믿음의 언어가 저를 움직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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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언어 #언어 #믿음 #아내 #남편 #잔소리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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