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축제 중이에요 가는 곳마다 핫플레이스!
일곱째 날 아침이 밝았습니다. 오늘은 풀라의 구시가지를 포함해 풀라의 구석구석을 돌아보기로 했어요. 풀라는 워낙 작은 도시이면서 휴양지라 돌아보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들었어요. 그리고 나서 근처에 있는 로빈이라는 도시에 놀러 가기로 했죠.
숙소에서 나와 조금만 걸으면 보이는 와인가게입니다. 특별히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와인도 있었어요. 가격도 매우 저렴해서 저희는 와인을 한 병 구매해 저녁에 먹기로 했습니다. 시음도 해 볼 수 있었는데 맛을 본 순간 눈이 뜨여지는 달콤한 맛이라 사지 않을 수 없었어요. 누가 뭐라고 할 것 없이 와인과 맥주만 보면 눈이 돌아가는 저희들ㅎㅎ 이렇게 가방에 와인이 쌓여간다고 합니다.
가장 먼저 풀라의 광장에 도착했어요. 아주 멋진 건물은 아우구스투스 신전입니다. 기원전 2세기의 건물이고, 로마포럼의 유적지 이기도 합니다. 풀라는 도시 전체가 유적지 또는 박물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도시 곳곳에 다양한 유적들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 따가운 햇살 느껴지시나요?ㅎㅎ 휴양지라 그런지 다른 도시보다 햇살도 뜨겁고 한 여름처럼 매우 더웠습니다. (아직 오전인데 오후엔 어쩌려고;; 아주 큰 일ㅠㅠ)
아래는 성모승천성당이에요. 여러 개의 건물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매우 웅장하고 큽니다. 저는 성당에 가면 촛불을 켜놓은 곳에서 꼭 촛불을 켜고 마음속에 있는 기도를 하는 편입니다. 이번에도 촛불을 켜고 지금 제 마음속 깊이 소원하는 것들을 기도했어요. 촛불을 켜는 가격은 보통 50센트 에서 1유로 정도 하는데요. 해외에 나와서 기도 하면 기도가 잘 이루어지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여행을 할 때마다 성당을 보면 일부러라도 들어가서 촛불을 켜고 기도를 하는 편입니다.
성모승천성당에서 나와 옆을 보면 바로 이렇게 멋진 해안가가 보입니다. 이 도시의 사람들은 주로 요트를 타고 여름을 즐기는 것 같아요. 쭈욱 늘어선 요트를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뻥 뚫리는 것 같았어요. 그리고 뜨거운 해 때문에 어떻게 돌아다니나 많이 걱정했는데 그늘로 들어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바람이 불고 선선했습니다. 지금 사진작가님과 지노그림 작가님 모두 그늘을 찾아 걸어 다녔어요. 해가 있는 곳은 바로 땀이 흐를 만큼 너무 더웠기 때문입니다. 해는 뜨거워도 시원하게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 때문에 이곳이 휴양지라는 것이 더 와닿았습니다.
풀라의 골목은 아기자기하고 예쁜 곳들이 많았어요. 분위기도 휴양지처럼 한껏 무르익었고요. 매일 가볍게라도 아침을 먹고 나오는 저희는 이른 점심보다 도시를 조금 더 돌아보고 약간 늦은 점심을 먹기로 했습니다. 아무 계획 없이 발이 닫는 대로 도시에 골목골목을 돌아보는 것도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지금 사진작가님은 조금이라도 예쁜 스폿이 보이면 사진을 찍기 바빴고, 지노그림 작가님은 어딜 가나 카메라를 들이대며 저를 찍어주기 바빴습니다.
지노그림 작가님은 원래 사진 찍는 것을 극도로 싫어하셨어요. 귀찮아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번 여행에서는 찍사를 자처해 매번 예쁜 곳에 갈 때마다 저를 찍어 주는 것이 아니겠어요? 저도 처음에는 쑥스러웠지만 찍히다 보니 작가님이 편해져 여러 가지 포즈도 취하고 표정도 바꾸어가며 즐겁게 다닐 수 있었습니다. 사실 여행에서 남는 것은 소중한 추억과 기억도 있지만 사진도 한몫하니까요.
사진을 찍어 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어딜 가든지 좋은 장소를 보고, 그 장소가 돋보이면서 사람도 더 돋보이도록 애정을 담아 찍어야 하는 것이죠. 특히 더운 날씨는 더 쉽지 않고요. 그래서 사랑하는 사람이 찍어준 사진이 가장 아름답다고 얘기하기도 하잖아요. 그 힘듦을 자처해 예쁜 사진을 남겨 주기 위해 애쓴 지노그림 작가님께 고마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거대한 이곳은 풀라 아레나입니다. 역시 로마시대에 지어진 원형 극장이에요. 풀라라는 도시에 로마의 작은 역사가 담겨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많은 유적이 남아있었습니다. 이렇게 오전 내내 도시 구석구석을 돌아본 우리는 슬슬 배가 고파져 점심을 먹으러 가기로 했습니다.
점심은 아까 골목을 돌아보다 지금 사진작가님께서 괜찮아 보인다고 했던 점찍어둔 식당으로 가기로 했어요. 신기한 것은 저희가 많이 찾아보고 미리 알아보고 가는 것이 아닌데도 방문해 보면 그곳에서 평점이 높거나 사람들에게 입소문이 난 곳이라는 겁니다.ㅎㅎ 이만하면 저희 모두 프로여행러라고 해도 되겠죠?ㅎㅎ
오늘의 점심은 그릴 모둠구이와 피자, 생선 구이를 시켜 나눠 먹었습니다. 가격대비 맛있는 곳이었어요. 그런데 여기 유럽 사람들은 저 큰 피자를 혼자 시켜서 혼자 다 먹습니다. 보통 우리는 저 정도 크기의 피자 한 판은 두세 명이 나누어 먹는데 말이죠.ㅎㅎ 심지어 옆 테이블에서는 8살 정도 되어 보이는 아이가 1인 1 피자로 접시를 깨끗하게 비우는 거예요. 그 모습을 보고 저희 모두 좌절했습니다. 저희는 아직 1인 1 피자를 할 만큼 위가 커지지 못해서 포기 ㅎㅎㅎㅎ 다음번 유럽여행에는 도전해 보겠습니다!!
후식으로 젤라토를 빼놓을 수는 없겠죠? 풀라의 젤라토는 정말 너무 맛있었어요! 꾸덕하고 진한 맛의 초코젤라토는 제 마음을 다 빼앗아 가버렸습니다. 더운 날씨에 꽤 많은 거리를 돌아다녔더니 저희는 조금 힘들어졌어요. 그래서 숙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로빈으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이럴 때 또 이상하게 마음이 잘 맞는 우리ㅎㅎㅎ)
풀라의 숙소에서 나오면 보이는 문입니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여기도 개선문이 있네요. 진짜 명칭이 세르기우스 개선문입니다. 악티움 해전의 승리에 기여한 세르기우스 형제들을 기리기 위해 기원전 30년경에 만들어진 개선문이라고 해요.ㅎㅎ 풀라 가장 중심에 있어서 이곳에서 움직이기 시작하면 지도 보기가 매우 편해요! 구시가지로 들어가기 위한 관문이기도 하고요. 풀라는 도시 곳곳에 유적들이 있어서 정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주위를 기울이고 자세히 보면서 다녔어요. (오기 전에 조금 더 공부하고 왔으면 더 좋았을 거라는 생각도 함께 했고요.ㅎㅎ 언제나 여행지에서는 아는 만큼 보이니까요!) 우리는 잠시 숙소에서 쉬다가 주변에 있는 다른 도시에 가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차를 타러 주차장에 가는 길에 찍은 것이죠.
약 4-50분을 차를 타고 이동해 옆 도시에 왔습니다. 바로 로빈이라는 작은 도시인데요. 면적도 작고 거주하는 인구도 약 만오천 명 밖에 되지 않아요. 이곳은 해가 뜨겁고 바람이 시원해서 주변에 있는 도시 사람들이 휴양지로 많이 방문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도 놀러 왔어요! ㅎㅎㅎ 지금 사진작가님께서 예쁜 도시가 있다고 찾아내어 오게 되었죠. 풀라에서는 온전히 쉬기로 했으니까요!
저희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전통시장입니다. 아주 놀란 건 풀라나 로빈에서는 동양인을 정말 찾아보기 힘들었어요. 그래서 이곳분들이 저희를 한국사람이라고 알아맞히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죠. 왜냐면 유럽에서는 한국인들을 일본인이나 중국인으로 많이 헷갈려하거든요. 그런데 이곳의 한 할아버지가 한국어로 단어를 막 이야기하는 게 아니었어요? 그리고 저에게 송로버섯 트러플잼을 맛보라고 주었고요.ㅎㅎ 한국어를 어떻게 배웠냐고 물어보니 한국드라마를 보고 배웠대요! 여기서 조인성 씨와 고현정 씨가 나오는 한국 드라마 '디어마이프렌즈'를 촬영했거든요. 그러니 그 드라마를 당연히 봤을 거라 생각됐습니다. 이렇게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K컬처에 한 번 더 놀라며 구시가지 안으로 들어갔어요!
맨 처음 보이는 사진의 문, 발비스 아치는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성당으로 가기 위한 대표적인 출입구입니다. 이곳을 지나지 않고는 성당에 다다를 수가 없죠.ㅎㅎ 저 문을 발비스아치라고 부르는데 안쪽은 베네치아 양식, 바깥쪽은 터키 양식으로 만들어진 바로크식 대문이라 더 유명해졌다고 해요. 이 문을 통과해 들어가면 아주 아름다운 골목이 나옵니다. 어느 골목으로 들어가도 거의 다 연결되기 때문에 안심하고 편하게, 천천히 돌아다니면 돼요. 아주 예전 어릴 적 봤던 동화에서 나올법한 그런 골목의 풍경에 저도 힘들었지만 신이 나고 말았습니다. 이때부터 텐션이 업 되기 시작했죠.
그렇게 골목골목을 거쳐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성녀 에우페미아 성당에 도착했습니다. 1736년에 바로크 양식으로 지어진 성당이에요. 성녀로 추앙된 에우페미아를 기리는 장소이기도 합니다. 성당이 크거나 화려하진 않지만 오히려 조용히 기도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도시의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 올라오면 도시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는 점도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물론 유럽의 거의 모든 성당은 도시의 가장 높은 곳에 있어서 대부분 성당을 찾아 올라가면 도시를 한눈에 볼 수 있습니다!
성당이 높은 곳에 있어서 한참 걸어 올라왔지만 지루하지 않았어요. 지나오는 골목이 예뻐서 사진도 찍고 한참을 바라보기도 하면서 올라왔기 때문이에요.ㅎㅎ텐션이 업 된 것은 저뿐만 아니라 지금 사진작가님, 지노그림 작가님 모두 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에 느긋한 마음으로 이리저리 걷다 보니 마음이 한결 편안해졌거든요. 지금사진 작가님은 이 풍경들을 오롯이 사진에 담느라 정신이 없었고요.ㅎㅎ 중간중간 저와 지노그림 작가님의 인생샷도 담아주시느라 매우 고생을...ㅎㅎㅎ
성당 위에서 한참 동안 인생샷도 찍고 도시의 전체 모습을 보며 수다도 떨다가 드디어 항구로 내려왔습니다. 항구로 내려와 해안선을 따라 쭉 걷는 동안 많은 휴양객들도 볼 수 있었고, 버스킹을 하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습니다. 수준이 상당히 높아서 버스킹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감성이 뿜뿜... 갑자기 막 황홀한 기분이 되는 게 아니겠어요?ㅎㅎ 아마도 텐션이 업 되어서 들리는 음악들이 호르몬을 더한 게 아닌가 싶어요.ㅎㅎ
성당의 반대편 항구에 저희는 자리를 잡았는데요. 이쪽에서 노을이 지는 것을 보며 저녁을 먹고, 사진도 찍기로 한 것이죠. 성당 뒤로 해가지는 모습이 매우 아름다울 것이라는 지금사진 작가님의 판단에서였습니다. 그래서 그중에 가장 괜찮아 보이고, 야외 테라스 중에도 해안가 가까이에 자리가 남은 식당으로 저희는 들어왔어요!ㅎㅎ 물론 가격이 꽤 비싸보였지만 이럴 때 아니면 언제 돈을 쓰겠냐며... 텐션 업된 저희들은 단단히 각오를 하고 들어왔습니다.
저희가 주문한 저녁입니다. 첫 번째 보이는 사진은 이 레스토랑의 매니저에게 추천을 받은 음식이고, 두 번째는 풀라에서도 맛있게 먹었던 그릴 깔라마리, 그리고 생선구이와 감자조림, 빵입니다. 맥주도 시켰는데 먹느라 정신없어서 사진을 빼놓고 말았어요. 어쨌거나 솔솔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해가 서서히 넘어가는 풍경을 보면서 맛있는 저녁을 먹었습니다. 지금사진 작가님은 드디어 처음으로 삼각대를 펼쳤어요. (원래 자기 일 몰두할 때가 사람은 제일 멋있어 보이잖아요.ㅎㅎ) 수제비 끓여주던 지금사진 작가님이 사진 작가님으로 보이기 시작하는 순간!
슬슬 해가 저물기 시작했고, 지금사진 작가님은 사진 찍는 것에 몰두한 사이... 저와 지노그림 작가님은 커피도 한잔 마시고 인생샷도 남기고, 수다도 떨고, 멍도 때리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여행 중 한 자리에서 이렇게 오래 있었던 것이 처음인 것 같았는데요. 이렇게 풍경을 보며 가만히 앉아 사색하는 시간이 저에게 필요했던 것 같아요. 특히 야경을 좋아하는 제 성향도 있었지만, 여유롭게 살아가는 사람들, 한국인이 없는 이곳에서 저답게, 저 다운 모습으로, 꾸미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과 함께 하다 보니 답답했던 마음이 툭하고 풀려버렸습니다.ㅎㅎㅎ 혼자 있었더라면 툭하고 눈물이 터져버렸을 것 같기도 했던 시원한 순간이었어요.
신기했던 것은 감기기운 때문에 풀라에서 오전 내내 약국을 찾아 돌아다녔는데 약국이 다 문을 닫았던 거예요. 그리고 상점, 시장들도 문을 닫아서 이곳 로빈으로 놀러 오게 된 것도 있었는데요.ㅎㅎ 풀라에서 카페 종업원에게 물어보니 오늘이 크로아티아의 국경일이라는 거죠. 그래서 다 문을 닫았고 식당과 카페들만 열었던 것이었어요.
그런데 로빈에 오니 같은 크로아티아인데 여긴 축제 기간인 게 아니겠어요?ㅎㅎ 자세히 어떤 축제인지는 모르겠지만 큰 무대를 설치해 두고 그 아래 광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고, 그 모습을 촬영하고, 음악에 몸을 맡기며 이 시간을 즐기고 있었습니다. 그것도 꽤 늦은 밤까지 말이에요.ㅎㅎ 풀라의 거리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풀라에 있던 사람들이 로빈으로 다 온 것처럼 느껴질 만큼 이곳에는 많은 여행객들과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었어요.
덕분에 저희도 축제하는 모습도 보고, 많은 휴양객들도 보고, 신나는 분위기에서 함께 어울리며 로빈을 더 깊게 즐기게 된 것이죠. 유럽은 식당이나 카페도 일찍 닫는 곳이 많아서 늦게까지 돌아다니기가 어려운데 오늘 로빈에서는 늦은 시간까지 마음껏 축제를 즐기고 야경도 찍고 돌아갈 수 있었어요.ㅎㅎ 왜 우리가 가는 곳마다 핫플인 건지... 이 정도면 정말 프로 핫플러들! ㅎㅎ
지금사진 작가님께서 마무리 야경을 찍을 때, 저는 젤라토를 사 왔습니다. 커피만 마시고 앉아있기 미안한 마음도 있고, 같은 레스토랑에서 젤라토도 팔길래 먹어보고 싶어서 구매했죠. 저는 젤라토 가게에 가면 매일 다른 맛의 젤라토를 고르는데, 지금사진작가님과 지노그림 작가님은 언제나 피스타치오를 외칩니다! ㅎㅎ 그래서 묻지 않고 사다 주어도 편한 것은 있었어요. 작가님들과 젤라토를 하나씩 먹고, 마지막으로 풀라의 밤을 느낀 뒤 저희는 다시 숙소로 돌아가기로 합니다.
주차장으로 가는 길에 만난 버스킹 하는 분. 일부러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저희가 아는 음악을 연주해 주어서 한참이나 감상하고 주차장으로 갔습니다. 이럴 때 보면 음악이 주는 힘이 정말 큰 것 같아요. 지나가는 사람을 세우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고, 마음을 치유하기도 하고, 때론 위로를 주기도 하니까요. 이렇게 길고 길었던 풀라와 로빈의 하루가 끝이 났습니다.
저는 로빈에서의 이 시간을 아마 평생 마음에 간직할 것 같아요. 사실 특별하게 어떤 것을 하지는 않았지만 고요하고 잔잔한 풍경을 바라보며 자연을 느끼고, 사색하는 시간이 저에게는 아주 큰 선물로 다가왔거든요. 행복했던 로빈에서의 추억과 일기를 아마 제 인생에서 힘든 날마다 평생 꺼내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더 자주 떠나기로 결심했어요. 한국이라는 나라와 이 나라의 사고에 갇혀 살지 않고 더 큰 세상에서 더 나답게 사는 모습을 찾기 위해서요. 유난스럽지 않았지만 유난스러운 감정이 남은 로빈과 이렇게 작별을 고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