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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누가 우리팀이야..

농구경기

by 하난

현대사회와 스포츠의 현장실습으로 부산대 VS 단국대 여자 농구 경기를 관람하게 되었다.

야구 경기면 몰라도, 농구경기를 실제로 관람하기란 또 처음이었다. 농구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약간의 설렘과 또 조금의 두려움을 안은 채 경기장에 들어갔다. 경기는 한참 진행중이었다. 구석에 앉아 어떻게 되고 있는가 보는데 이럴수가. 선수들의 옷에 어느 대학팀인지 적혀있지 않았다. 팀명으로 추정되는 것이 있기는 했지만 중요한 사실은, 나는 우리 대학의 농구팀 이름이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때부터 추리는 시작되었다. 부산하면 푸름이고, 푸른색하면 부산이니 저 하얗고 푸른 옷을 입은 이들이 우리팀이 아닐까?


아니다. 그런데 또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선방을 하니,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이 열광한다. 그렇다면 검은 옷을 입은 자들이 우리 학교 학생들인건가.


그런데, 애초에 나는 부산대생들의 틈에 앉아있는 게 맞나? 주변인물들에 대한 의심만 증폭되는 순간이었다. 저 멀리 있는 전광판을 폰으로 확대해 노려보았다. 무언가 정보가 없을까.


정보가 있긴 했다. 부산대가 앞서 나가고 있다는 희보가.


하. 어떻게 득점해 주지 않으려나? 그럼 점수가 올라가는 걸 보고 어떻게든 추리해 볼 수 있을텐데. 야속하게도, 한참을 어느 팀도 득점하지 않았다.


안 되겠다. 이러다 누가 우리팀인지 추리하느라 시간을 다 보내겠다. 정신을 가다듬고 양쪽 모두를 응원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그 순간, 검은 팀의 청년들이 기세 좋게 앞서 나가며 득점. 득점을 했다! 그리고 올라가는 부산대의 점수!


그들이 우리팀이었던 것이다!


처음으로 본 득점이 부산대측의 점수라는 기쁨과, 드디어 누구를 응원해야 하는지 알아냈다는 안도감에 웃음이 났다. 검은 옷의 선수들은 기세를 탄 듯 상대를 밀어붙였다.


사납게 이어지는 드리블과 블로킹, 부드러운 연계와 슛. 슛!


짜릿한 순간이 이어졌다.


그리고 언제나 그렇듯 즐거움과 아쉬움은 연계된다. 다음 일정으로 인해 자리를 떠날 시간이 된 것이다.


부산대 VS 단국대 = 20:10의 스코어를 마지막으로,


그렇게 나는 경기장을 떠났다.


스포츠의 짜릿함을 맛 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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