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오길래 오랜만에 모자를 쓰고 도서관과 빵집엘 다녀왔다. 사실 모자가 잘 어울리는 편은 아니지만 가끔 쓰고 싶을 때가 있다. 외국 유튜브를 보면 모자를 쓴 사람들이 많이 나온다. 부러울 정도로 멋스럽고 잘 어울린다. 박완서의 수필에 보면 8개의 모자로 남은 남편에 대한 글이 나온다. 암으로 머리가 빠져 모자를 쓸 수 밖에 없었던 남편이 죽고 남아 있는 모자들이다. 멋으로 쓰는 모자는 아닌셈이다. 나이가 드니 주변에 부모님들이 돌아가시는 경우나 젊은 사람들도 세상을 뜨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내가 만약 죽는다면 나는 어떤 것을 남기고 가게 될까. 내가 아끼는 물건은 무엇인지 둘러보게 된다. 한 사람의 소유로 치기는 너무 많은 물건들이 있다. 이 지루한 일상을 보내기 위해 바느질도 하고 다꾸도 하고 글도 썼다. 그 모든 게 어쩌면 사는게 답답해서 한 일이 아닐까. 덕분에 난 전문가가 되었다. ㅋ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지만 한번도 미니멀리스트였던 적 없는 나. 이제는 좀 정리를 하면서 살아야 겠다. 물건을 통해 내가 아떤 사람인지 알 수 있도록...
아마도 대상에 따라 나를 보는 시선이 모두 다를 것이다. 내가 편하게 대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만큼 사람들 앞에서 나를 숨기고 살고 있다. 대놓고 내 이야기를 너무 안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사실 난 하느라고 한 것인데 그렇게 느끼는 것이다. 가까운 사람에게는 거침없이 이야기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는 거의 말이 없는게 사실이다. 그냥 조용히 살다가 조용히 가는게 낫겠다 싶다. 그전에 모자쓰고 유럽여행이나 해볼까.
이렇게 책상 앞에만 앉아 있다 죽으면 왠지 억울할 것 같다. 내 친구는 내가 돈도 벌고 글써서 상도 받으니 모든 걸 이룬셈 아니냐고 한다. 사실 맞는 말이다. 더이상 여햔이 없다. 다만 요즘 글이 잘 안써져서 공황이라도 올 것 같다. 새로운 경험을 많이 해야 글이 써질까. 요즘의 딜레마이다. 하지만 올해는 뭔가 재밌는 일이 있을 것 예감이 든다. 내가 원하는 것을 점점 알아가서 그런가보다. 나 자신을 아는 것은 그만큼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