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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Dec 17. 2023

아들 크리스마스 선물 사러 롯데몰 수원

토요일 병원에 약 타러 가는 날이었다. 스무 살 군대에서 조울증에 걸렸다. 조울증은 지랄 같은 병이지만, 약을 먹으면 괜찮고 약을 안 먹으면 안 괜찮다. 조울러가 불행해지는 까닭은 약을 먹다 안 먹다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조울증을 조절하고 관리하기까지 거의 스무 해가 걸렸다. 조울증에 약 안 먹고 괜찮은 완치는 없지만, 약 먹고 별일 없이 사는 조절은 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조울증을 극복했다.



1시에 누구를 만날 선약이 있어 병원에 차를 몰아 다녀오려 했는데 눈이 많이 와서 버스를 탔다. 주치의 선생님께 12월부터 사회복지사로 주간보호센터에 취직을 했다고 말씀드렸다. 축하를 해주시며 치매 어르신들은 폭력적이 될 수 있다고 내가 다치면 안 된다고 하셨다. 치매에 걸려 폭력성이 나타나 정신과에 오는 어르신도 있다고.


오후 1시 약속은 병원 다녀와 점심 먹다 보니 시간이 늦어 1시 반이 되었다. 우리 아파트가 노후 아파트라 엘리베이터 교체 주기가 되어 한 달 동안 계단으로 오르락내리락해야 해서 늦기도 해다.



건강보조제를 파는 사람이 찾아왔다. 손가락에 오일을 바르고 현미경으로 혈관을 들여다본다. 처음엔 현미경으로 혈관을 보고 건강진단을 한다는 게 미덥지 않아 두 번째 올 때는 안 갔다. 이번엔 아내 에미마가 가기를 원해 같이 갔다.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조갑주름모세혈관 현미경 검사라고 사기는 아닌 것 같다.




검사를 받고 아내 에미마와 아들 요한이랑 롯데몰에 갔다. 다음 주 어린이집에서 크리스마스 행사를 하는데, 집에서 선물과 편지를 보내주면 어린이집에서 산타할아버지가 선물을 대신 전해 준다고. 유아용 노트북 장난감을 사 주려 했는데 가격대가 10만 원 대라 부담스럽기도 했고, 그보다 아직 두 살 요한이에게 어렵겠다 싶었다. 5만 원 대인 뽀로로펜 퓨처북 세트를 샀다. 뽀로로펜으로 책에 가져다주면 책을 읽어 준다. 집에 범용인 세이펜이 있는데 아직 요한이가 흥미가 없어, 요한이의 첫 책 읽어주는 펜으로 뽀로로펜을 샀다. 두 살 요한이에게 뽀로로는 사랑이다.



롯데몰에는 간단한 놀이기구가 있다. 요한이도 좋아한다. 아니 아주 환장한다. 타요버스 한 번 타고, 뽀로로 한 번 타고, 기차 한 번 탔다. 더 탄다고 울고불고 난리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고, 쇼핑을 하고, 낮잠 시간이 지난 요한이는 유모차에서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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