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가 안되던 같은 일이 스트레스가 되는 날도 있다
나는 이달부터 주간보호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하고 있다. 주간보호센터에서 모시는 어르신들의 상당수는 치매 어르신이다. 물론 같은 치매라도 케이스 바이 케이스라 정도의 차이는 크다. 딱 봐도 치매인 어르신도 있고, 잘 봐야 치매인 어르신도 있다.
나는 조울증 약을 타러 두 주에 한번 병원에 간다. 주치의 선생님께서는 퇴사를 하고 집에서 놀다가 가정을 위해 사회복지사로 취업한 나를 대견하게 생각하시면서, 치매 어르신을 돌보다 내가 다칠 것을 염려하셨다. 딱 한 달이 되어가는데 어제까지는 어르신들이 나에게 스트레스가 되지 않았다. 어제까지는.
오늘은 두세 분 정도의 어르신이 나에게 스트레스가 되었다. 치매 끼가 있으시구나 하고 웃으며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면 되는데, 내가 들어드릴 권한이 없는 요구를 하시며 한말 또 하고 한말 또 하시면, 이게 치매구나 하면서도 달리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