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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다함 Jan 24. 2024

사회복지사로 본격적인 첫 프로그램 진행

주간보호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일한 지 두 달이 되었다. 오늘은 사회적응훈련 진행을 맡았다. 30분짜리 체조 진행은 한 적이 있으나, 본격적인 프로그램은 처음이다.


"어르신들 안녕하세요. 오늘 사회적응훈련 진행을 맡은 사회복지사 최다함입니다."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

"오늘 날짜가 어떻게 되지요? 2024년 1월 24일 수요일입니다. 날씨가 많이 춥지요?"

날짜에 이어 날씨로 small talk를 이어갔다.


'어르신들, 1월 24일 무슨 날인지 아십니까? 짝사랑으로 끝난 제 첫사랑 생일이에요. 같은 고등학교 친구였어요. 지금으로부터 26년 전 오늘 1998년 1월 24일 그날도 오늘처럼 추운 날이었어요. 생일선물을 주려고 그 친구 집 앞에서 4시간을 기다려 선물만 주고 차 한잔 못하고 도망치듯 집에 왔어요. 남자친구를 만났었나 봐요.'

TMI two much information으로 시작할 생각도 진심으로 있었다. 아직도 그때 그 시절이 그리움으로 남아서는 아니고, 그때 그 썰이 재미나게 소비될 수 있겠다 싶었다. 근데 글이라면 모르되 직장인 그곳에서 내 이야기를 하고 싶지는 않았다. 그보다 오버는 하고 싶지 않았다.


1998년 1월 24일 그날도 오늘처럼 추웠다. 그때는 삐삐를 쓰던 시절이었다. 삐삐에 집 앞에서 기다리겠다고 했다. 외출했다 다른 쪽으로 귀가했고, 안 나오면 그냥 집에 갈 것이라고 생각했었나 보다.


TMI는 아끼고 FM으로 갔다. 인사하고, 박수치고, 유튜브 틀어 놓고 박수체조 하고, 오늘 수업과 관련된 짧은 비디오 클립 몇 개를 보았다. 그리고 학습지를 나누어 주고 색칠하고 자르고 붙이는 활동을 하였다.


주제가 '나를 소개합니다' 자기 소개하는 미니북 만들기였다. 작품이 만들어진 후에는 자원하시는 어르신들에게 자기소개를 할 기회를 드리고, 미니북의 소주제였던 좋아하는 노래를 부를 기회를 드렸다.


주제와 자료 선정이 가장 중요하다. 좋은 주제와 자료를 건졌다. 본격적인 첫 프로그램은 잘 끝냈다. 최고도 최선도 아니었지만 반응이 괜찮았고 나만의 진행 방정식을 찾았다.


내가 가장 솔직한 곳은 여기 브런치다. 내가 작가일 때 나는 솔직해진다. 고해성사를 하는 것은 아니다. 내 이야기가 글감이 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인관관계에서도 숨기는 부분이 있지만, 회사에서는 내 과거나 미래의 나의 꿈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아니고, 굳이 과거를 일로 맺어진 인연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나의 죽음을 알리지 말라
- 충무공 이순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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