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만 무료

도미노피자

by 최다함


요한이는 피자를 좋아한다.

가끔 사다 먹는다.

배달은 안 시킨다. 직접 가지러 간다.

우리 동네 이성민 피자나

치킨나라피자공주에 간다.

유명하지는 않지만,

맛 좋은 중간 가격대의 프랜차이즈다.

도미노피자는 못 가고, 피자스쿨은 안 간다.


"아빠, 피자 먹게 빨리 와."

점심시간에 집에 전화를 했더니

아들 요한이가 말했다.

어머니께서 오늘 저녁 7시 30분에 집으로

도미노피자를 보내주시기로 했다.

어머니께서 가끔 쿠팡이츠 쿠폰으로

도미노피자를 보내주신다.


스무 살에 조울증이 왔다.

그리고 거의 이십 년을 방황했다.

영어강사도 해 봤고, 귀농도 해 봤고,

자격증도 따 봤고, 직업훈련도 받아 봤고,

동생 회사에도 다녀 봤다.


조울증은 좋았다가 안 좋았다가 한다.

좋을 때 약을 안 먹고 관리를 안 하면,

결국 안 좋아진다.

내 병을 알면 쉬운데 그 쉬운 걸 아는 게 어렵다.


아내를 만나 결혼을 했다.

그때 나는 직장도, 가진 것도 없었다.

아내는 그런 나를 알고 결혼했다.

부모님은 그런 나의 보증이 되어 주셨다.


부모님 아파트에서 무상임대로 살고 있다.

지금은 쿠팡 물류센터에 나가며

월급을 받아 생활하지만,

오랫동안 나는 부모님에게 기대어 살았다.


그래도 지금은,

이주에 한 번 병원에 가고,

매일 밤 몇 알의 약을 털어 넣으며,

별일 없이 산다.


작년에 차를 살 때도 선납금의 절반을

부모님이 보태 주셨고,

요한이 태권도도 보내 주신다.

가끔 도미노피자도 보내주신다.


아내 에미마는 경우가 바른 사람이라,

어머니가 시험관 시술에 쓰라고 돈을 주셔도

끝내 안 받는다.

아껴 쓰고 살면서도 가족 일에는 손이 크다.

어머니 생신 때는 아이패드를 사 드렸다.


"오빠, 어디야?"

"나 여기 수원역."

"빨리 와. 피자 왔어."

7시 반 도착 예정이던 피자가

7시 10분에 도착했다.

나는 그때 회사 셔틀에서 내려 수원역 환승센터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서둘러 집에 와 보니 딱 7시 반이었다.


"할머니, 피자 맛있어요."

요한이가 피자를 먹으며 할머니에게 전화를 한다.


우리 돈으로 먹을 때는

이성민 피자나 치킨나라피자공주를 먹는다.

아직, 우리 돈으로 도미노피자는 아니다.


어머니가 가끔 쿠팡이츠 할인쿠폰으로 도미노피자를 사 주신다.

도미노피자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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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때문에 조울증에 걸렸고, 사랑 때문에 조울증을 극복했고, 사랑 에세이를 쓴다. 아내 에미마를 만났고, 아들 요한이의 아빠다. 쿠팡 물류센터에 나가며, 작가를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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