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에미마는 틱톡 스타다. 아내의 팬은 주로 한국에 거주하는 네팔인이다. 네팔 축제일 네팔 식당에 갔는데, 네팔 식당에서 아내가 모르는 여자가 아내에게 "디디(언니), 저 디디 틱톡에서 봤어요." 하며 인사를 건낸다. 또 집 앞 공원에 산책하러 갔는데, 아내를 모르는 여자가 아내에게 "디디, 저 디디 틱톡에서 봤어요." 하며 아는 체를 했다. 아내에게 디디 하면서 나물이나 먹을거리를 택배로 보내는 한국에 거주하는 네팔 여성들이 있다.
아내는 요즘 틱톡으로 돈을 번다. 항상 그렇게 버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잘 벌 때는 한 주에 10만 원 까지도 번 적이 있다. 틱톡에서 '콘텐츠 리워드 이벤트'라는 것이 있다. 하루에 최대 3개 영상까지 영상 하나 업로드하는데 300원을 주고, 좋아요를 80개 받으면 2700원을 더 주어 총 3000원이 되고, 그런 방식이다. 물론, 이벤트 단위가 5일 단위이다. 5일마다 새로운 이벤트가 시작된다. 가장 잘 벌었던 한 주가 10만 원이었다는 것이지, 지금은 한 달 하면 아내와 둘이서 매일 스타벅스 갈 정도 그 정도는 되는 것 같다. 물론, 우리가 특별한 날 아니면 스타벅스에 가지 않지만 말이다. 월급 정도는 아니고, 쏠쏠한 용돈 정도 된다는 의미다.
아내가 나에게도 틱톡을 하라고 권유하더니, 이제는 내 폰을 가지고 자기가 알아서 업로드하고, 하트 달고 댓글 달고 한다. 물론, 아직까지는 순수하게 재미있는 영상 하루에 세 개 올리는 것 가지고 그런 수익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다른 사람들에게 찾아가서 하트 달고 댓글 달고, 틱톡 품앗이 페이스북 커뮤니티 활동하고, 그렇게 열심히 뛰어야 그만큼 돈을 번다. 열심히 많은 시간 한 날은 돈이 많이 들어오고, 집안일 등으로 바쁜 날 적은 시간 한 날은 돈이 적게 들어온다.
한국사람 중에서는 틱톡이 중국 서비스고, 백도어 역할을 하고, 틱톡을 통하여 중국으로 정보가 빠져나갈 수 있다고,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아내에게 틱톡은 단순히 1인 미디어가 아니라, 한국에 거주하는 네팔인들과 소통하는 SNS이다. 아는 사람과 틱톡으로 소통하기도 하지만, 모르는 한국 내 네팔인들과 소통을 한다. 오프라인으로 만난 관계와는 다르지만, 온라인으로 알게 된 네팔 지인들도 있다. 네팔에 있는 에미마 지인들과는 페이스북 메신저로 주로 소통하지만, 한국에 있는 불특정 네팔인들과는 틱톡을 통하여 소통한다.
아내에게 현재 시점에서 틱톡이 다른 어떤 미디어 보다도 재미있고 가까운 엔터테인먼트적 미디어이기도 하고 말이다.
그리고 틱톡으로 쏠쏠한 용돈벌이를 한다. 틱톡으로 며느리가 어느 정도 돈을 번다고 부모님께 말씀드리니, 지난번 어버이날 아내가 틱톡 할 시간에 얼른 들어가 틱톡 하라고 하신다. 틱톡 품앗이 페이스북 커뮤니티가 모이는 시간이 있나 보다. 몇 시 몇 분에 하루에 정해진 인원만 딱 들어갈 수 있나 보다. 그리고 턴 바이 턴으로 자신의 틱톡 영상을 소개하나 보다.
한국에 있는 네팔 사람들과 온라인으로 만나기도 하고,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용돈도 벌고, 그래서 나는 아내 에미마가 틱톡 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내가 집에 와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끼고 있으면, 아내는 외로워하고 노여워한다. 그런데, 아내 에미마가 얼마 전부터 스마트폰을 끼고 틱톡을 하고 있으니, 내가 외로움을 느낀다. 물론, 외롭다 말할 수도 없지만 말이다. 나도 집에서 여가 시간에 폰이나 노트북 붙잡고 내 일을 하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기 때문에, 아내에게 요즘 아내가 스마트폰을 끼고 살아서 외롭다 말할 수 없다.
사실 나의 로망은 아내 에미마와 아들 요한이와 내가 집 마루에서 항상 함께 지내면서, 나는 폰이나 노트북으로 내 할 일을 하고, 아내는 폰으로 틱톡을 하고, 요한이는 마루에서 노는 것이다. 한 마루에서 함께 각자 자기 일을 하는 게 내 로망이다. 그런데, 지금까지는 나만 이를 좋아하고, 아내는 외롭고 노여워하고, 요한이는 자기랑만 놀아달라고 보챈다.
그런데, 얼마 전부터 아내가 틱톡으로 용돈벌이 경제활동을 하니, 내가 외로움을 느낀다. 이런 감정을 전문용어로 '내로남불'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