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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희재 Jan 20. 2024

카보다로카

포르투갈, 유럽의 서쪽 끝

3유럽의 최서단 카보다로카를 거쳐 리스본으로   

  

스페인에서 포르투갈로 들어갈 때는 별다른 입국 조치 없이 버스를 탄 채로 그냥 통과했다. 여기가 유럽 연합국이라는 걸 다시금 실감하게 되었다. 


창밖에는 스페인인지 포르투갈인지 구별하기 힘든 비슷한 풍경이 계속 이어진다. 버스는 유라시아대륙의 서쪽 끝을 향해 계속 달린다. 


드디어 유럽의 최서단인 ‘카보다로카’에 당도했다. 


절벽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경치가 아름다운 이곳을 선원들은 ‘호카곶’이라고 부른다. 호카곶이란 ‘리스본의 바위’라는 뜻이다. 


바다가 시작되는 땅끝에 설치한 십자가 탑에는 유럽의 땅끝임을 알리는 시 한 구절이 쓰여 있다.      


"여기... 육지가 끝나는 곳이고, 그리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이다."       - 카몽이스 -



카보다로카, 카몽이스의 시가 있는 십자가 탑


호카곶에서 바라보는 대서양은 

뭉클한 그리움이다.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접점에 선다.


서로 다른 두 세계가 맞닿은 자리, 

아찔하다.


바람은 거세게 부는데

어디에서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휘날려 가는 중이다.


우리는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될까.


쥐고 있던 모든 것들이 부질없어지는 

암팡진 끝자락이다.     


호카곶에서 바라보는 등대


마음 같아서는 호카곶 아름다운 해변으로 뛰어들고 싶지만, 남은 일정이 많아서 그럴 수가 없었다. 


오늘 리스본에 있는 제로니모스 수도원과 벨렘탑, 로시우 광장, 노벨 문학상 수상자 사라마구 기념관까지 다 돌아봐야 한다. 


저녁엔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인 ‘해외 한국 문학 심포지엄’도 있다. 


우리는 대서양을 가슴에 가득 품고 버스에 올랐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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