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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메달 Oct 22. 2023

제발 집엔 보내지 마세요

성공의 이유? 나도 몰라, 그 딴 게 어딨어

남편과 밥을 먹다가 방탄소년단 정국이 이야기를 했다. 대한민국 50대 남자가 그러하듯이 방탄소년단은 이름만 안다. 그들 멤버들이 일곱 명이라는 것도 안다. 유엔에서 연설했다는 것도 안다. 그리고 사업을 하는 사람들을 통하여 무역에 굉장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까지 안다. 그게 전부이다. 아미도 안다. 팬들이 대단하다며, 그런데 남자 아이돌인데 군무가 그들만 있는 것이 아닌데 왜 방탄, 방탄하는지 솔직히 모르겠다고 했다. 한국에 늘려있는 것이 아이돌 군무이고, 그게 음악인지 당체 모르겠고, 심지어는 노래 같지도 않다고. 맞다. 방탄소년단은 2013년 한국에서 데뷔했으나 오히려 역공으로 외국에서 한국으로 스며든 케이스이다. 그러니 여전히 방탄을 바라보는 시선은 뭐 그런가 보다 한다. 그런데도 아미는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이니 참 아이러니하다.



방탄소년단 정국이 이야기가 왜 나왔느냐 하면 그 친구의 부모가 대단하다는 이야기였다. 열다섯 살 된 아이를 부산에서 서울까지 떨어져서 생활하면서 아이의 꿈을 응원하는 것,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사실 방탄소년단만 그런 것은 아니다. 가수가 꿈인 친구들은 연습생 시절을 겪으면서 트레이닝되면서 데뷔 시기를 조율한다. 그중에는 대형기획사도 있을 것이고, 작은 기획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부모 입장에서는 큰 기획사이면 그래도 데뷔는 하겠거니 하지만 작은 기획사일 때는 그 꿈이 이루어질 수 있을까 조마조마할 것 같다. 더구나 정국이는 슈퍼스타 예선에 나가서 떨어졌는데도 일곱 군데 기획사에서 러브콜이 왔다고 하지 않는가. 그런 상황에서 갓 만든 빅히트를 선택한 것, 부모나 정국이나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정국의 말로는 언더에서 활동하던 리더 RM이 멋져서 빅히트를 선택했다고 하더라. 정국의 아버지는 <위대한 탄생>에서 독설을 날린 방시혁이 신뢰가 갔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작은 기획사를 결정하는 것에는 여러 고민이 있었을 것이다. 그 결정을 할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 아이를 전적으로 믿어서 그럴까. 작은 회사이지만 방시혁이라는 이름에 대한 신뢰를 했을까. 정국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방탄소년단 이야기를 시작으로 방시혁 이야기도 했다. <총 맞은 것처럼>을 쓴 사람도 방시혁이라고 하는데, 그것에 얽힌 에피소드도 있다. 한참 작사곡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었던 그즈음에 어느 날 백지영 가수에게 앞으로는 곡을 못 준다고 했단다. 당장 돈으로 따지면 제법 큰 수익원일 수도 있는데 <방탄소년단>에게 집중하기 위하여 외부 작업을 전면 중단한다고. 소위 말하는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인가. 사실 이런 글이 성공한 후에 역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사례라 어떻게 보면 너무 뻔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그러나 사람들은 많이 묻고, 궁금해한다. 방탄은 왜 성공했는가.



2022년 <For Youth>가 아미들을 위한 헌정곡이었다. 2022년에 나온 <달려라 방탄>도 사실 헌정곡이다. 전자가 고마움에 대한 헌정곡이라면 <달려라 방탄>은 함께 일구어온 혹은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한 헌정곡이었다. 2022년 10월 부산콘서트에서 아미들에게 처음 보였다.



https://www.youtube.com/watch?v=Cb70gcTVvYI 

2022. 10. 방탄소년단 <달려라 방탄> 부산콘 @방탄소년단 공식 유튜브 채널



논현 100m 우리 자리
학교 끝나면 회사 callin' (예, 예)
아, 지금 바로 딱 갈게요
제발 집엔 보내지 마세요

I don't wanna go, go back again
Let's go, let's go, let's go

10년을 wait, wait
We from the bottom
I caught you bae, bae
우린 좀 빠름
We seven mate, mates
잘 봐 we got us
Tell me what you wanna
Tell me what you wanna, whoa
If we live fast, let us die young

혼을 쏙 빼놓지
Make it move, left and right
그게 누구든지
Make it move, left and right
두 맨발이 우리 가솔린 yeah, yeah
이제 가자 are you ready? Yeah-yeah, yeah
Okay, let's go

Run bulletproof, run, yeah, you gotta run (run, run)
Run bulletproof, run, yeah, you gotta run (run, run)
Run bulletproof, run, yeah, you gotta run (run, run)
Run bulletproof, run

Okay, okay, let's go (자, 드가자)
내가 맞았어, 논현동의 비가 새던 작업실에서
깡소주를 까며 신세타령이나 하며
다짐했던 그 말, "성공하면 다들 뒤졌어"
방탄의 성공 이유? 나도 몰라, 그딴 게 어딨어
우리들이 모두 새빠지게 달린 거지
뭐라 하든 달린 거지
(중략)

-방탄소년단, <달려라 방탄> 가사 중에서



Skrt
무식한 믿음으로
걍 달려, 두 다리로
That's how we do it all (ayy, ayy)
그렇게 증명했어
일곱 초원이들
백만 불짜리로 (ayy, ayy)

지민이, 뷔, 고생s
남주니, 홉, 고생s
윤기형, 찐, 고생s
정국이, 모두 so thanks

(중략)

-방탄소년단, <달려라 방탄> 가사 중에서




"제발 집엔 보내지 마세요"

"방탄의 성공 이유? 나도 몰라, 그 딴 게 어딨어"

"우리들이 모두 새 빠지게 달린 거지"



일곱 명 멤버들 이름을 부르면서 노래를 부르는 제이홉. 광주에서 내놓아라는 춤꾼이었단다. 사실 춤꾼으로 아이를 키우는 것이 한국 사회에서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새삼 제이홉 부모도 대단하다는 이야기를 남편과 했다. 지민도 마찬가지. 과학고를 가려고 준비했고, 9년을 반장을 했다는 지민도 어느 날 무용에 꽂혀서 과학고를 포기하고 예술고를 지원했다고 한다. 이것도 그 부모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예체능학교를 간다고 할 때 부모가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사실 요즘은 많이 변했지만 그래도 지방에서는 그게 어느 한계에 부딪힐 수도 있다. 그만큼 바늘 구멍 같은 한계선을 넘어야 하니. 아이의 미래를 걱정할 수 밖에 없다. 이래저래 다들 대단한 선택을 했구나 싶으면서, 그런 선택을 할 수 있는 것에는 또 어떤 무엇이 있었을까, 그런 이야기를 남편과 나누었다. 바야흐로 방탄소년단이 대화의 주제로 자리잡았다. 이렇게 덕질이 무섭다. 대화 주제를 바꾸게 한다. 



방탄소년다 연습생 때 어려웠을 때, 돈이 없어서 모두 집에 가라고 했단다. 그때 우리는 못 나간다고 버틴 이들이 방탄소년단이다. 그래서 "제발 집엔 보내지 마세요"라는 가사. 전율했다. 도대체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간절하게 했을까. 내가 살면서 치열하게, 간절하게 지속적으로 한 것은 무엇인가 하는 물음에 그냥 숙연해졌다. 그래, 방탄의 성공에 이유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냥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할 줄 아는 것이 춤추고 노래 부르는 것 밖에 없어서 그냥 했다고, 가사에서는 "우리들이 새빠지게 달린 거지"라고 답한다.



사실 성공이라는 단어에 늘 오는 문장이 있다. "그냥 해"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우선 하라, 고 한다. 이 말이 얼마나 무서운지 안다. 도대체 방탄의 성공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나 궁금함이 처음에는 있었다. 그러나 요즘은 무엇이 버티고, 지속가능하게 했을까, 하는 궁금함이 더 크다. 방탄소년단은 무엇으로 버티고, 무엇으로 자신을 믿고 의지했을까. 오죽하면 "제발 집엔 보내지 마세요"라고 할까.



다시 돌아와 열다섯 살 정국의 부모는 무엇으로 버티었을까. 열다섯의 정국은 무슨 생각을 하면서 방탄소년단으로 머물었을까. <유퀴즈 온 더블록> 인터뷰에서는 팀의 막내인 자신이 메인 보컬이 될 줄 몰랐다, 다른 팀 메인 보컬을 보니 다들 잘 생기고, 노래도 잘하고 하더라. 그때부터 연습 시간이라는 개념을 없앴다. 장소 가리지 않고 매일 노래했다, 매일 연습했다,라고 정국은 말했다. 그래, 알겠다. 그 의지도 알겠고, 그 간절함도 알겠다. 도대체 그 힘이 어디에서 왔느냐 말이다. 그 강한 의지가 어디에서 왔느냐고 묻고 싶다. 고작 열 다섯 청소년의 내공은 무엇인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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