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다양해지며, 일의 내용도 바뀐다
우리는 혁신과 변화가 표준인 시대에 살고 있다. 이러한 시대에서는 민첩한 기업만이 살아남을 수 있고 변화에 스스로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기업만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시스코 시스템즈 Cisco Systems의 회장 존 챔버스 John Chambers는 빠른 기업은 항상 느린 기업을 이긴다고 단언한 바 있다.
반면, 급변하는 환경에서 기업이 시장의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필요한 인적자원을 자유롭게 확보하는 것은 점점 어려워진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은 시대의 일하는 방법을 변화시켰고, 준비되지 못한 변화를 마주하는 노동인구 중 숙련인구는 제한적인 상황이다.
서강대학교 경영학과의 김용진 교수는 그의 저서 『오직 한 사람에게로: 온디맨드 비즈니스 혁명』에서 기존의 물적자원 기반의 경제체제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지식 기반의 경제체제로 변화되며 지식활동의 중요성을 더욱 배가한다고 설명하면서, 산업과 고용 및 노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래와 같이 전망했다.
1) 단순반복 업무나 예측 가능한 업무는 지적 노동, 중급 사무업무, 정밀한 육체 노동까지 대부분 자동화되어 고용이 감소하고,
2) 인공지능이나 바이오 기술과 같은 하이테크놀로지를 개발 및 운영하는 전문기술직은 더욱 다양해지고 세분화되어 수요가 늘고, 기술혁신에 부합하는 새로운 직업들이 향후 보다 다양하게 만들어지며,
3) 숙련 사무직은 프로젝트 기반 지식노동을 제공하는 형태로 변화해 전통적인 평생직장의 개념이 줄어들고 단기 고용을 중심으로 탄력적 고용형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 세계경제포럼 World Economic Forum에서 발간한 일의 미래 리포트에 따르면, 디지털 전환으로 인해 2025년까지 20개 주요 국가에서 8,500만 개의 기존 일자리가 다른 일로 대체되며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가 9,700만 개 이상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도 마찬가지로, 2020년 한국 고용정보원이 발간한 『한국직업사전 통합본 제5판』 자료에 의하면2012~2019년 사이에 새롭게 생겨난 직업 분류는 5,236개로 동 서적에 등재된 총 1만 6,891개의 직업분류의 약 3분의 1에 해당한다.
새로 생긴 직업분류들은 4차 산업혁명 등 IT 기술 발전, 고령화 등 인구학적 변화 등의 사회 환경 변화, 정부정책의 변화에 따른 것이다. 같은 기간 제품의 생산 중단과 디지털화 등 기술 발전에 따라 소멸된 직업 18개는 사전에서 빠졌다.
산업간 융합으로 고용이 더욱 어려워진다.
조쉬버신 컴퍼니 The Josh Bersin Company가 발간한 HR Predictions 2023의 내용에는 산업간의 융합 Convergence로 일이 새롭게 정의되고 있음을 강조한다. 직무와 커리어의 개념 또한 산업 간 융합으로 재정의되며 기존 산업과 직무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이는 디지털 전환을 거치며 대부분의 산업은 인접 산업과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되었기 때문이다.
가령, 전통 제조업이 전기자동차 산업에 뛰어들어 배터리와 배전 네트워크를 직접 구축하고 있으며, 아마존 같은 소매업체가 헬스케어 서비스에 참여하여 기존 사업자들과 경쟁을 시작한다. 제조업은 전기자동차, 배터리와 배전 네트워크를 직접 구축하며, 석유화학 회사는 수소 및 에너지 시스템 개발에 뛰어든다.
이 리포트는 이러한 국면이 기업들에게 더 많은 스킬과 새로운 직무, 그리고 새로운 조직을 필요성을 증대시켰지만, 전통적인 고용으로 기업의 성장을 일구는 형태가 점점 어려워지는 상황이 도래했음을 강조한다. 이러한 맥락은 인재부족, 스킬격차 등과 함께 기업의 인력 충원을 점점 더 어렵게 할 것이다.
한국의 고용시장은 이러한 변화의 양상을 그대로 반영한다. 지난 수년간 다양한 비즈니스 영역에서 디지털 전환이 계속되는 가운데 정부 주도의 스타트업 육성이 맞물려 다양한 창업기업들이 설립되었는데, 이는 고용시장의 SW 개발자 수요를 급격히 증가시켰다. 한정된 개발자의 공급과 희소한 고급개발자의 수요가 급증하며 기업들의 개발인력 확보를 경쟁이 본격화되어, 개발자 몸값이 단기간에 급격히 상승하였다. 개발자 몸값 상승은 스타트업부터 대형 IT기업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미쳐, 중소중견 기업은 심각한 구인난에 시달렸고 대형 IT 기업은 한정된 고급 개발자를 두고 뺏고 뺏기는 경쟁을 지속하다가 과도한 인건비 증가로 수익성이 악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이러한 경험을 통해 최근에는 기업 성과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개발자 역량을 입체적으로 검증하고 육성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개발자의 업무 효율과 생산성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 위한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의 중요성 또한 부각되고 있다.
Talent Shortage : 전 세계적으로 인재가 부족해진다
새로운 유형의 일자리가 늘어나면 새로운 분야의 전문성과 역량을 갖춘 인력은 점점 더 희소해지고 기업의 인재부족 Talent Shortage이 발생한다. 실제로 전 세계적으로 새롭게 생겨나는 일자리를 채울 수 있는 인재는 점점 더 부족해지고 있다.
타워스 왓슨 Towers Watson과 옥스퍼드 이코노믹스 Oxford Economics의 글로벌 인재보고서(Global Talent 2021)에 의하면, 한국은 심각한 인재부족 국가로 2021년 필요인력에 비해 공급이 9.3% 부족하다고 예측된 바 있다. 다양한 분야의 인재부족은 우리 기업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게 해외인재로 눈을 돌리는 계기를만든다.
해외의 실정도 마찬가지다. 팬데믹 이후 세계 경제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고용수요는 꾸준히 회복되고 있으나 전 세계적인 인력 부족 현상은 증가하고 있다. ManpowerGroup의 2023년 인력 동향 보고서인 The New Human Age에 따르면, 글로벌 인재부족은 17년 중에 최고치를 달성하고 있어 전 세계 고용주 5명 중 거의 4명이 2023년에 필요한 숙련된 인재 skilled talent 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고했다.
Korn Ferry가 2018년 발간한 Future of work: The global talent crunch 리포트에 의하면, 전 세계적인 숙련된 인재의 부족은 생각보다 더 심각하다. 이 보고서는 인도를 제외한(인도는 급증하는 노동연령 인구에 의해 인력 과잉이 기대된다) 전 세계의 숙련 인재 부족이 2030년 기준 약 8,500만개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한 이러한 인재부족으로 인해 실현되지 못하는 연간 수익이 2030년 기준으로 약 8조 5,0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견했다.
아래 그림과 같이 전 세계 많은 나라에서 고령인구가 은퇴 연령에 도달함에 따라 Z세대 노동인구의 증가로는 극복할 수 없는 심각한 인재부족과 노동인구 감소가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프랑스, 스위스 등 조기 퇴직률이 높은 국가는 인재풀이 고갈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수의 기업들만 은퇴자를 재고용하고 있어 인재 부족이 더 심각한 상황이다.
게다가 숙련 노동인구의 불균형은 최근에 더 심해져서, 전세계 기업의 75%가 채용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조사 대상 기업의 90%는 그 대안으로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과거 해외로 오프쇼어링 Offshoring했던 공장 등의 제조시설을 다시 자국으로 온쇼어링 onshoring하거나 또는 인접국가로 니어쇼어링 near-shoring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테슬라가 미국 텍사스와 인접한 멕시코 북동부의 누에보 레온 주 nuevo leon에 기가 팩토리를 건설하기로 하는 등,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세계 최대의 소비 시장인 미국과 인접한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이전하고 있다.
Joshbersin company가 발간한 HR Predictions for 2023 리포트 역시 기업의 인재부족, 노동자의 희소성이 증가하고 있음을 중요한 문제로 다룬다. 아래 표에 제시된 UN의 선진국 출산율 데이터를 살펴보면 노동의 규모를 유지할 수 있는 한 가족당 2명도 출산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다시 말하면 선진국의 노동인구는 정점에 도달하기 시작했다. 세계은행 데이터에 따르면 선진국 총 인구는 2045년경에 정점을 찍고 그 이후에는 아프리카, 인도네시아, 인도의 국가만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한다. 이후에는 이민을 허용하는 것만이 경제를 확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로봇이 결국 인간의 일자리를 앗아갈 것이라는 예측보다, 머지않은 미래인 2030년이 되면 현재의 일자리를 채울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해진다는 인재부족이 전 세계 노동의 가장 중요한 이슈인 것이다.
이러한 이슈에 직면한 기업은 1차적으로는 본부와 운영 센터를 인재 공급이 더 풍부한 곳으로 이전할 수 있겠지만, 보다 근원적으로는 노동인력을 어떻게 더 개발하고 유치하고 유지해야 할지에 대한 근원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가령, 타 산업 및 기업의 유사 스킬을 보유한 인력을 육성해서 우리 기업에 고용하는 방식이나, 양사 간 협력/제휴를 통해 일의 수요에 따라 인력을 공유 share하는 형태의 방식도 가능할 수 있다.
정부 역시 마찬가지다. 기업의 해외 도피를 방지하고 국가의 경제소득과 지위를 보호하기 위해서라도 국민의 전반적인 스킬 수준 향상에 더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 각국 정부는 인재확보 전략을 최우선 순위로 잡고, 기존의 노동인구를 교육하고, 훈련시키고, 업스킬링 하는 조치를 적극적으로 취해야 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실제로 일본 정부는 23년부터 뛰어난 기술력을 지닌 전문가를 끌어들이기 위해 외국 인재를 대상으로 한 영주권 부여 기준을 이르면 완화한다고 밝힌 바 있고, 우리 정부도 22년 말에 이미 외국인 우수인재 이민 확대를 위해 과학·기술 우수인재 영주·귀화 패스트트랙을 신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외국인 우수인재 이민 확대 정책의 일환이나 인구구조 고령화와 생산인구 감소에 따른 경제규모 위축 등 예상되는 인재부족에 대한 선제적인 대응으로 읽을 수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23년 신년사에서 “10년 뒤에는 이민자들의 역량을 적극 활용하는 동시에 그로 인한 경제상황 변화로 불안감을 느끼는 국민들을 지원하고 챙기는 나라가 모든 면에서 세계를 이끌 것이라고 확신하며, 우리나라가 그런 나라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Skill Gap: 업무스킬의 격차가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산업 내 혹은 산업 간의 융합으로 새로운 직무가 지속적으로 생겨나는 상황에서, 직무 과업 task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스킬도 지속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때문에 기업들은 인사 운영의 기본 단위를 과거 직무 Job 단위에서 한 단계 더 세분화해 과업 Task 단위로 변화시키고 있는 추세다.
환경의 빠른 변화가 인력 운영의 민첩성을 중요하게 만들어, 기업이 과거처럼 직무를 인사운영의 기본단위로 두지 않고, 직무를 구성하는 단위 과업 task 들을 인사운영의 기본 단위로 변화시키고 있다. 바로 스킬 중심의 인사운영 skill-based HR이다. 스킬 중심의 인사운영은 보다 빠르고 유연하게 운영되는 조직을 지향한다. 때문에 기업은 프로젝트 단위에 필요한 스킬을 정의하고, 그 스킬을 보유한 인력을 신속히 충원해 일을 완수하는 것을 중시한다.
SAP Success Factor의 송일석 파트너는 2022 HR Connect 콘퍼런스에서 기존 직무중심 인사의 경직성, 환경 변화에 따른 새로운 과제와 업무의 지속적 발생, 기업에서 새로운 스킬 습득의 중요성을 종업원들에게 강조하기 위한 목적에서 스킬 중심의 인사가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에는 직무나, 역량 중심의 인사가 가장 일반적인 HR의 패러다임이었다. 직무 중심의 인사에서는 직무 성격에 잘 맞는 사람을 선발하고 배치하는 것이 중요했고, 그 직무의 성격을 지식 knowledge, 스킬 skill, 능력 ability 등으로 구조화하여 사람을 선발하고 배치할 수 있었다. 역량 중심의 인사를 도입한 조직에서는 이러한 KSA 외에도 고성과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한 행동 특성, 즉 역량을 정의하고 이를 기준으로 선발, 육성, 성과관리, 승진 등 다양한 인사제도를 운영했다.
이러한 역량은 일반적으로 고성과자의 행동 특성을 기반으로 추출된다. 때문에 유사한 업무 환경과 맥락에서는 성과가 재현될 수 있다는 성과 재현성과, 특정한 행동이 고성과를 창출하게 한다는 인과성을 전제한다. 하지만, 더 이상 과거와 업무환경과 일의 맥락이 같지 않고, 직무의 내용이나 필요한 스킬 셋까지 극적으로 변화한 요즈음 이러한 역량 기반의 접근은 크게 유효하지 않을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자연스럽게 기업은 과거처럼 직무를 수행하는 데 요구되는 역량 KSAO: Knowledge, Skill, Ability, Other characteristics을 관리하는데 그치지 않고, 조직원들의 스킬셋 skill set까지 관리하게 된 것이다.
SAP® SuccessFactors® 솔루션의 Growth and Insights 팀의 메타 연구 결과에 의하면, 2023년 HR 트렌드 중 가장 큰 것이 바로 스킬 중심의 채용이었다. 스킬 중심의 채용은 지원자의 자격(학력이나 과거 직무)에 기반해 선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지원자가 보유한 스킬과 실제 수행능력에 기반해 인재를 선발하는 것을 말한다. 이러한 스킬 기반의 채용은 인력구성의 다양성을 높이고, 비선형적인 경력경로를 개발하려는 직원들의 니즈와 인력 재배치를 진행하려는 기업의 니즈를 모두 충족시켜 줄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스킬 격차가 난다는 것은 디지털 전환에 따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역량(지식, 스킬, 능력)과 직원들이 보유한 역량 간의 차이가 발생함을 의미한다. IBM의 리포트 Skills Transformation For The 2021 Workplace, IBM (2020)에 따르면 일반적인 스킬의 반감기는 5년, 일부 테크니컬 스킬은 2.5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3년도 Wiley가 진행한 설문조사 2023: Employer perspectives on educating the postpandemic workforce 결과는 꽤나 흥미롭다. 이 조사는 2022년 여름 미국 전역의 HR 전문가 및 채용 담당자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는데, “우리 조직에 스킬 격차의 존재를 인지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라는 응답이 10명 중 7명에 달했다. 이는 기업에 필요한 스킬에 대한 메타인지(인지 자체에 대한 인지 능력)이 개선되었다는 의미로 그만큼 스킬 격차의 중요성이 높아졌다고 해석될 수 있다.
이 조사는 1) 스킬 격차에 대한 인지는 회사 내의 연공/역할 Seniority 레벨과 무관하게 전반적으로 향상되었고, 2) 관리자 레벨 이상의 그룹에서 더 스킬 격차에 대한 인지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 기업에 가장 필요한 Technical Skill은 전략적 사고와 분석 스킬(46%),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스킬(41%). 프로젝트 관리(40%) 등이 상위에 꼽혔고, 컴퓨터 스킬, 엔지니어링 스킬, 리처치 스킬, 데이터 분석 스킬, 프로그래밍 등이 뒤를 이었다. 가장 필요한 Soft Skill은 문제해결(42%), 시간관리(36%),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35%), 리더십 능력(34%)이 상위에 꼽혔으며, 창조성, 커뮤니케이션(쓰기/말하기/프레젠테이션), 프로페셔널한 관게를 만들고 유지하는 능력, 긍정적인 태도, 팀웍 등이 뒤를 이었다.
스킬 중심의 인사가 확대되면서, 기업들은 스킬 격차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전개한다.
유데미 Udemy는 2023 Workplace Learning Trends Report 조사에서 기업 대상의 학습을 구독형으로 제공하는 유데미 비즈니스 플랫폼 Udemy business platform의 테크니컬 스킬과 관련한 교육훈련 수강은 전년대비 49% 증가했고, 비즈니스 스킬과 관련한 학습은 39% 증가했음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수치는 이 분야에서 배워야 할 기술이 그 어느 때보다 많고 직원과 조직 모두에서 기술을 배우려는 요구가 증가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아마존 Amazon 은 자사 미국 임직원의 1/3에 해당하는 10만 명의 리스킬링을 위해 2019년부터 2-25년까지 약 7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JP 모건은 임직원 25만 명의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을 위해 Skills passport라는 학습 플랫폼을 통해 현재의 스킬 수준을 진단하고 관련 학습 콘텐츠를 큐레이션 하여 서비스하고 있다.
SK그룹은 마이 써니 mySUNI라는 학습 플랫폼을 통해 연간 200시간의 학습 시간을 강제하는 등 스킬격차를 줄이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추진하고 있다.
세일즈포스 Salesforce, 오라클 Oracle을 비롯한 많은 기업들은 스킬을 인증하기 위한 방안으로 임직원의 역량 및 학습이력을 통합 관리하고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 및 보상 차원으로 오픈 배지 open badge, digital badge를 부여한다. 기존 종업원이 보유하고 있는 학위/자격 외에 다양한 교육 이력이나 자격을 인증하여 인사 배치 및 조직 역량 강화에 활용하려는 목적이다.
채용 리스크도, 정규직 고용도 부담스럽다
2012년 글로벌 인사 전문 컨설팅 회사 타워스 왓슨 Towers Watson의 미라 가라즈 모한 Mira Gajraj Mohan 은 채용의 어려움과 채용 과정의 오류가 기업의 미래 경쟁력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녀는 인터뷰를 통해 채용 과정에서 기업이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을 모르는지 조차 모르는 것’이라 말했다. 단기간에 이뤄지는 과정 자체에 집중하지 말고 회사 전체의 인력구조, 인재상 등을 끊임없이 점검하고 파악해야 함을 강조했다.
이 인터뷰에서 고려대학교 김광현 교수 역시 통계학의 1종 오류, 2종 오류와 비교해, 인사채용의 1종 오류는 뽑아야 할 핵심인재를 놓치는 것, 2종 오류는 채용해서는 안 될 사람을 뽑아 회사가 곤란해지는 것이며, 이 두 가지 오류보다 자신의 회사가 어떤 인재가 필요한지 조차 모르는 3종 오류가 가장 심각한 오류라 말했다. 3종 오류가 발생하는 순간 1, 2종 오류를 막기 위해 마련한 모든 장치가 무의미하다고 경고했다.
그런데 실제 중소기업 현장에는 이러한 상황들이 꽤 빈번하게 존재한다. 우리 회사에 필요한 인재가 어떤 사람인지, 어떤 경험과 지식, 스킬,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렵다. 때문에 필요한 포지션을 채용하는데 꽤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수개월 이상 걸리는 채용과정이 부담될 뿐 아니라, 일단 채용하고 나면 고정적인 인건비가 발생하게 되는데, 국내 실정 상 한 번 채용한 인재는 경영상의 심각한 사유가 아니면 해고할 수 있는 구조가 되지 않으므로 채용실패로 인한 리스크는 회사에 고스란히 남겨진다.
이러한 상황에 경기침체나 불황이 지속되는 경우 기업의 부담은 더욱 심각해진다.
22년 말, 미국의 빅테크 기술기업은 이례적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메타 Meta 는 창업 이래 처음으로 11,000명의 레이오프 lay-off를 진행했고 트위터 Twitter 에서는 계약직 직원의 80%인 4,400명이 회사를 그만두었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결국 마크 저커버그 Mark Zuckerberg 메타 CEO와 잭 도시 Jack Dorsey 트위터 창업자는 팬데믹 후 디지털 전환의 속도가 빨라지며 급속도로 인력을 충원했던 자신들의 의사결정이 잘못되었음을 인정하기도 했다.
2023년 1월에는 구글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1만 2천 명을 레이오프 하면서, 직전 1년간 글로벌 테크기업들의 인원 감축 규모가 20만 명을 넘어선 것이 화제가 되었다. 급변하는 상황에서 고용의 부담이 기업에게 어떤 의미인지, 유연한 충원 솔루션이 얼마나 중요한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사례이다.
긱 이코노미는 이렇게 불확실한 경영 및 고용 환경에 보다 효율적으로 대처하기에 좋다. 기업이 긱 이코노미를 활용하면 종업원의 고용 규모를 유연하게 통제하고 관리하면서도 다양한 형태의 인력을 충원해 노동의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종업원의 규모를 유연하게 통제 및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전통적 고용 방식은 유연하지 못하다.
인사의 여러 기능 중 충원 staffing은 조직에 긍정적인 기여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인력의 수준과 모수를 채용, 배치, 유지하는 과정을 말한다. 전략적 인재 충원 Strategic talent staffing의 개념은 조직의 비즈니스 전략을 지원하고 효율성을 향상하기 위해 미래 지향적이고 목표 지향적인 방식으로 조직에 인력을 충원하는 프로세스로 정의할 수 있다.
기업에서 충원 기능의 핵심 업무는 기업 전략과 목표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해당 전략을 수행하는데 필요한 인재 수요와 구성을 예측하며, 이러한 목표의 도울 수 있는 최적의 충원 방안과 정책을 선택하는 것이다. 기술의 변화, 인력 수급의 변화, 일하는 방식의 변화는 기업이 기존의 방식인 인재 고용 talent acquision으로 필요한 적합한 인재를 적기에 충원해 활용하는데 있어 큰 어려움을 초래한다.
전통적으로 기업의 충원기능은 인재획득 talent acquisition, 즉 직접 고용을 기본적인 전제로 두고, 외부에서 인재를 영입할 것인지 buy, 혹은 내부에서 인재를 육성할 것인지 make 중 선택하는 것이었다. 그 각각의 장단점은 아래와 같다.
내부인재 육성 전략 make
인력 채용을 신입 중심으로 시작해, 조직의 사업전략과 핵심가치를 이해하는 내부 인재를 주로 육성하는 방식이다. 이 전략은 회사의 문화/가치와 정합성이 높은 인재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 사내 인력에 대한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여 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점, 기존 인력과 경력직 인력과의 갈등을 비롯한 불필요한 갈등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반면, 다양한 기술과 경험에 대한 학습의 기회가 제한되고, 직무가 다양해지고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직무를 어떻게 리스킬링, 업스킬링 할 것인지 기준을 정의하는 것이 어려우며, 정의한다 해도 육성의 성과 ROI 가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또한, 기존의 조직 역량이 미흡한 경우 육성을 통해 역량의 수준을 끌어올리고 보완시키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단점을 가진다.
외부인재 영입 전략 buy
인력 채용의 중심을 경력직 고용에 두고 시장에서 검증된 기술과 경험을 보유한 인재를 주로 충원하는 방식이다. 외부인재 영입 전략은 조직 내 부재한 시장의 기술과 경험을 조기에 신속하게 확보할 수 있고, 기존 인력과의 건전한 경쟁을 유도하며 조직 내 학습의 기회를 부여하고, 교육과 인력육성에 투입되는 비용을 절감해 주는 장점을 가진다.
반면, 외부채용 자체에 비용이 많이 들고, 영입된 외부인재가 회사의 문화나 핵심가치에 동화되지 못하고 팀워크를 저해하는 등 외부인력과 조직 양방 모두 문화적인 변화의 비용을 감수해 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외부인재가 실제 보유한 역량을 입체적으로 검증하기 어려워 채용의 오류로 연결될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진다.
피터 카펠리 Peter Cappelli 교수의 2008년도 저서인 『Talent on demand: Managing talent in an age of uncertainty』에는 내부육성 전략과 외부 인재영입 전략의 장단점이 잘 제시되어 있다.
그는 2013년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 HBR 기고문에서, 불확실성의 시대에 조직의 구조 변경과 기업전략의 변화가 끊임없이 이루어지는 상황에서는 인재의 수요를 예측하는 것이 어렵기에 내부인재 육성과 외부인재 채용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이는 2022년 대한민국의 현 노동시장 상황에 대입해 보더라도 유효한 접근이다. 직무가 새로워지고 다양해지며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이 화두가 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특정 직무인력의 수요 및 공급을 예측하고 대응하는 것은 전체 노동시장 관점에서도, 개별기업의 관점에서도 쉽지 않은 실정이다.
기업은 이러한 고용환경의 변곡점 상에서 긱 워커를 본격적으로 활용할 것인지 말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기로에 서있다. 기업 입장에서 보면 기존의 인재획득 Talent acquisition 접근은 모든 직무 포지션에 고용을 전제하므로 유연성이 부족하고 비용이 많이 드는 충원방식이다. 각종 수당과 보험, 그리고 세금까지 고려할 때 정규직 직원을 고용하는 것은 프리랜서를 고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비용이 든다.
변화가 일상이 된 경영 환경에서 적합한 인재를 찾는데 소요되는 비용, 내부 인재의 리스킬링과 업스킬링에 소요되는 비용까지 고려해 보면 계산은 더 쉽다. 이제는 긱 워커를 조직의 인력충원에 적극 활용하여 더 유연하고 민첩한 인력운영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인재 활용 talent access’을 고려해야 한다.
인재 활용 talent access 전략은 기업이 소수의 핵심 인재들만 직접 고용하여 집중적으로 육성하는데 투자하고 나머지 인력들은 외부의 온디맨드형 인재인 긱 워커 프리랜서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일을 완수하는 형태의 충원 방식을 말한다. (인재 활용 접근에 대해서는 Upwork 플랫폼 사례를 다룬 지난 글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한 바 있다.)
기업이 긱 워커를 본격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의사결정이며, 스킬 중심의 인사운영이 일반화될 미래를 고려할 때 기업의 충원 기능에서 할 수 있는 가장 선제적인 대응이 될 수 있다.
과거 산업혁명이 발생한 영국에는 붉은 깃발법 Red Flag Act이 있었다. 증기 자동차가 지나가면 그 앞에 기수가 낮에는 붉은 깃발을, 밤에는 붉은 등을 들고 서 있어야 한다는 법이었다. 이 법은 당시의 정치인들이 마부의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만든 법인데 이 때문에 증기 자동차의 혁신을 38년이나 지연시키는 결과를 낳았고 결국 마부의 일자리는 사라지고 말았다.
국민은행 금융 AI 센터장 오순영 상무는 오늘날 기업들이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다가올 미래에 대해 민첩성과 변화대응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오늘날 기업에서 유연한 충원이 필요한 이유는 역동적이고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 기인한다. 복잡하고 예측할 수 없는 환경에서 인력의 충원이 이루어진다는 것은 기업의 의사 결정자로 하여금 미래전략을 실현하는데 어떤 스킬과 행동이 필요한지 확신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전략을 원활하게 지원할 수 있는 수준의 노동시장의 인재수급 가용성 availability을 예측하기 어렵다. 때문에 각 직무에 요구되는 역량을 규정하거나 추론하기도 어렵다.
결과적으로 더 전략적이고 유연한 충원을 통해 기업에게 주어진 전략과제와 프로젝트들을 더 빠르게 수행해 나가면서 우리가 어떤 역량과 스킬 셋을 필요로 하는지를 스스로 검증하고 축적해 나가는 방식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더 주체적이고 지속적으로 조직을 혁신해 나가는 동태적 역량의 확보가 중요해진다. 동태적 역량이란 기업이 핵심 운영 프로세스와 전략적 목표를 통합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능력과 과정을 말한다.
기업 HR 관점에서 동태적 역량의 확보는 기존 전략에 인사제도와 인사 관행(프랙티스)을 잘 정렬 Align 하여 효과성을 높이는 것을 뛰어넘어, 기업이 지속적으로 경쟁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직원들의 다양한 스킬과 행동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보다 유연하고 빠른 충원의 솔루션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기업은 더 유연하고 신속한 충원의 솔루션을 적용해 우선적으로 기업이 원하는 역량을 보유한 사람을,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업무에 배치해 활용해 보는 경험을 가지면서, 변화하는 환경과 현업의 요구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조직의 인적역량을 빠르고 유연하게, 더욱 발전적인 방향으로 재구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 나가야 할 것이다.
(계속)
#수퍼프리랜서시대 #긱이코노미가바꾸는일의미래
#talentaccess #futureofwork
#flowandplay #borrowandshare
#고숙련인재매칭플랫폼
#탤런트뱅크
#고숙련긱워커 #매칭플랫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