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을 하니 걱정이 오다

Chapter 1 - 1

by 비지대디





우즈베키스탄행을 결정하였으니 운영하던 가게를 정리해야 했다. 난 용인과 수원 2곳에 그림가게를 운영하고 있었다. 용인점은 처음으로 오픈한 가게로 3년째 운영 중이었고 수원점은 6개월 전에 새로 오픈한 가게였다. 갑자기 가게를 접는다는 것은 사실 금전적으로 많은 손해였다. 특히 새로 오픈한 수원점은 투자 비용을 만회하지도 못하고 접는 상황이었다. 건물주와 상의하면서 계산해 보니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머리가 지끈했다.

게다가 내가 운영하는 가게는 가족 비즈니스였다. 아버지와 함께 꾸려나가고 있었고 최근에는 여동생까지 합류했다. 그러다보니 아버지와 여동생에게 미안한 마음이 컸다. 나의 독단적인 결정이 가족들에게 큰 부담을 주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물론 그들은 나의 결정을 존중해 주었다. 아니 사실 존중이라기보다는 그냥 아무 말도 안 했을 것이다. 뜬금없이 운영하던 가게를 접고 해외로 나가 육아를 한다니... 말리고 싶었을 것이다. 아마 나였어도 그랬을 테니.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금전적인 손해 등을 생각하니 더욱 나의 결정에 의문이 생기고 후회가 들었다.


'과연 나는 올바른 선택을 한 것일까?'






윤슬이가 바퀴 달린 장난감을 좋아해서 직접 카트를 태워줘야겠다 싶어, 아이를 데리고 대형마트로 갔다. 윤슬이는 큰 카트를 보자 신이 나서 방방 뛰었고 직접 태워주니 마치 버스를 탄 듯 두리번거리며 기뻐했다. 기분 좋게 한참 장을 보고 있는데, 난데없이 윤슬이가 물건을 카트 밖으로 내던지는 것이다. 처음엔 장난인가 보다 하고, “윤슬아. 밖으로 던지면 안 돼요.” 하면서 떨어진 물건을 카트에 담았다. 그러자 다시 그 물건을 밖으로 던지는 것이 아닌가. “임윤슬! 그러면 안 된다니까!” 하고 목소리를 높이니, 갑자기 카트 안에서 몸부림을 치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곧장 몸을 일으켜 카트에서 뛰어내리려고 했다. 난 재빠르게 아이를 낚아채 안았다. 그러자 마치 미꾸라지가 손에 잡힌 듯 꿈틀거리기 시작하는데, 결국 난 얼마 버티지 못하고 아이를 바닥에 내던지듯 내렸다.

바닥에 내팽겨진 윤슬이는 난리를 치기 시작했다. 뒤집어진 물방개 마냥 누어서 두 손 두 발로 바닥을 휘저으며 소리를 지르는데 믿기질 않았다 아니 믿을 수가 없었다. 이건 분명 꿈일 거야. 내 자식이 길바닥에 누워 난리를 치다니... 정말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그림이었다. 이래저래 달래 봤지만 눈과 귀를 닫고 몸을 튕기며 울어재끼니 먹힐 리가 없었다. 주변에 사람들이 몰리고 지나가던 어머님과 할머님들이 도와주려 노력했지만, 이미 탄력을 받은 물방개는 멈출 생각을 안 했고, 급기야 마트 경비원까지 출동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제야 상황의 심각함을 인지한 나는, 연신 죄송합니다를 반복하며 짐짝 옮기 듯 아이를 카트에 싣고 마트의 조용한 구석을 찾아 달렸다. 카트가 초고속으로 달리니 아이는 울음을 멈췄고, 화장실 앞에서 사탕을 입에 물리니 그제야 진정이 되었다. 땀범벅이 된 나는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거울을 쳐다봤다.


'과연 내가 이 아이를 잘 키울 수 있을까?'





우즈베키스탄이라는 나라에서 3년을 살아야 하는데, 정작 우즈베키스탄에 대해 아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검색을 해보았다. 수도는 타슈켄트라는데 처음 듣는 이름이다. 언어는 러시아어와 우즈베크어를 쓴다고 하는데 나에겐 외계어나 다름없었고, 종교는 이슬람교라는데 무슬림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 때문인지 괜히 꺼림칙했다.

게다가 화폐는 큰 단위의 지폐가 없어 매번 돈뭉치를 들고 다녀야 한다는 둥, 수돗물은 석회질이 많고 깨끗하지 않아 정수기가 필수라는 둥, 음식은 기름지고 향신료가 많아 입맛에 안 맞는다는 둥, 의료시설이 열악하여 간단한 수술도 할 수 없다는 둥, 온라인상에는 부정적인 내용들이 많이 보였다.

해외생활이라고는 중국에서 1년 어학연수 해본 것이 전부였던 내가, 언어도 종교도 문화도 너무 다른 곳에서 3년을 살아야 한다니, 문득 너무 모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가슴속을 파고들었다.


'과연 내가 우즈베키스탄이라는 곳에서 살 수 있을까?'






그렇게 난 걱정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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