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남편이 검색을 하려는지 내 핸드폰을 달라고 한다
유튜브에서 뭔가를 찾으려했나 보다
유튜브를 열면 자신만의 알고리즘이 형성되어 그동안 내가 자주 봤던 종류의 것이 주로 뜬다
"뭐 이런걸 다 봐?"
"뭔데?"
"순 살인사건 이야기가 많은데"
그렇다. 나는 유튜브를 열면 그동안 추리나 살인사건 해석이나 지나간 역사이야기를 좋아해서 순 그런 것만 나를 따라다닌다
이건 블로그를 하기 전 유튜브에 빠져살던 때의 이야기다
일상생활에서는 책을 읽고 잔잔한 삶을 살지만 내가 검색하는 것들은 또 다르다
여러가지 인격을 가진다는 것은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 대부분이 갖는 모습일 것이다
"당신 핸드폰도 줘 봐"
남편은 순 트롯트 노래 경연이 많다
코로나때 인기였던 노래 프로그램들의 매니아라는 것을 검색 용어들만 봐도 알수 있다
노래를 좋아하는 남편과 독서, 글쓰기도 좋아하지만 추리소설이나 사건위주의 결론찾기를 좋아하는 나.
우리는 이렇게 서로의 관심사도 다른데 어떤 점이 맞아서 결혼했을까?
6년의 연애기간을 거쳐서 결혼했지만 결혼전에도 취미나 관심사가 썩 맞는 건 아니었다
나는 멀리 놀러도 가고 싶은데 남편은 맛집 찾아다니는 것을 더 좋아했다
그래서인지 어디 놀러가면 믿고 따라가기만 하면 된다
숙소나 맛집에 대한 일가견이 있어서 실패 확률이 낮다
영화를 보는 것도 결이 다르다
나는 액션물을 좋아하고 유명세를 타는 것 위주로 본다면 남편은 사람 많고 기다리는 것을 싫어해 잘 가지 않는다
식당도 맛집에 가서 줄을 서서라도 먹고싶다 하면 남편은 줄서기나 기다림, 시끄러운 것을 싫어해 한가한 곳을 찾아다닌다
나는 밖으로 나가서 돌아다니고 걷고 같이 등산하는 것도 좋아한다
몸으로 행하는 것을 유독 좋아하는데 남편은 특별한 것이 아니면 집에 머무는 것을 좋아하고 등산도 혼자 후딱 다녀오는 것을 좋아한다
나는 영화를 봐도 등산을 가도 이야기를 공유하고 감상을 나누는 것을 즐겨하는데 좀 결이 다르다
음식도 취향이 다르다
남편이 생선과 육고기를 좋아하는 반면에 나는 나물 위주의 식사를 선호한다
팥죽을 먹어도 남편은 팥국물 위주로 나는 팥칼국수 위주로 먼저 먹어 절반 먹고 나면 바꿔먹는다
결국은 건더기 위주의 식사를 하는 내가 더 많이 먹는다
그렇지만 남편은 통통한 편이고 나는 날씬한 편이다
한사람은 먹을 때마다 살찔까 봐 먹을까 말까를 고민하고 한사람은 뭘 더 먹어야 살로 갈까를 생각한다
이처럼 외모나 취향이 전혀 다른데 어떻게 함께 살기로 결정했을까?
남편은 나랑 있을 때가 제일 편하고 좋단다
나도 똑같은 생각이다
일부러 뭔가를 신경써야할 만한 것이 없다
남편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를 보이지 않게 한다
두꺼비 같은 꺼벙함이 있지만 성격은 생각보다 섬세한 면이 있다
사람을 옥죄는 예민함이 없으니 좋다
왜냐하면 분만병원인 직장에 아기 아빠들 중 유독 예민하고 신경질적이고 성격이 굵지 못하여 사소한 것까지 따지는 것을 보면 가슴이 답답함을 느껴봤기 때문이다
영화의 취향이 달라서 영화관에서 절반은 졸아도 그 모습이 편안하고 별로 취향이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한다
좋아하는 음식이 다르지만 서로가 즐겁게 먹는다. 대신 조금만
몇년을 남편과 함께 팥죽을 먹으러 다녀서 남편도 팥죽을 엄청 좋아하는 줄 알았는데 나에 대한 배려였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다
살면서 고함을 딱 한 번 친적이 있지만 괜찮다
한 번 더 소리치면 아내가 경기할까 무서워하고 조심하는 사람이니까
따뜻하게 손잡아 줄줄 아는 감성파 남편이 나와 코드가 맞다
부드럽게 말할 줄 알고 큰소리가 나지 않아 거칠지 않아서 좋다
대화를 할 때도 본론으로 바로 들어가기 보다 분위기를 아우르며 부드럽게 본론으로 들어가는 대화기법을 구사하므로 주변인들에게 인기가 있다
이런 이유때문에 함께 살기로 결정했지만 사이사이에 많은 이벤트가 생기면서 갈등도 하고 미워도하며 살아 봤다
하지만 어느 누가 삶의 굴곡이 없겠는가
지금은 둘도 없는 절친이 되어 다시 손잡고 다니고 서로가 좋아하는 음식 먹으러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