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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클로토 Jan 10. 2024

나에게 요가는 무엇일까?


너무나 마음이 괴롭고 힘들어서 직장 근처의 정신과를 찾아갔다

살면서 스스로 살고자 정신과를 찾아간 것은 처음이었다

"어떻게 오셨어요?"

"남편 문제로 왔어요. 너무 괴로워서 잠도 안오고 원형 탈모도 생겨서요 제일 힘든 건 마음이 너무 괴롭고 저녁에 잠이 안오는 거에요"

의사선생님이 약을 지어주셔서 그날 저녁부터 약을 복용하였다

다음날 출근전 약을 먹었더니 출근 후에 머리가 빙빙 돌기 시작한다

'일은 바쁜데 내가 쉬면 일할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어떡하지?'

정신과에 전화해서 약이 너무 강한지 너무 어지럽다고 말했다

의사선생님은 참고 한번 만 더 먹어보라고 권유한다

다음 끼니에 한 번 더 먹었다

체중도 최악으로 38킬로까지 빠져서 그런지 그래도 여전히 어지럽고 마찬가지다

'가만, 내가 왜 이 약을 먹는거지? 약을 먹으면 마음도 안 괴롭고 밤에 잠도 잘자고 원형탈모도 좋아지고 빠진 체중도 돌아오나?'

의문이 생겼다

약을 먹어서 좋은 것이 뭔지를 모르겠고 의사와 이야기해서 떫은 감을 먹은 느낌의 얹힌 것이 쑥 내려갈거라 생각했는데 그것도 그대로였다

'뭐야? 약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닌것 같은데? 결국은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나가야 하는건가?'


그래서 마침 요가를 다닌다는 동료의 이야기를 듣고 무작정 요가원에 등록을 하게 되었다

잘 모르지만 듣는 풍월에 의하면 요가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인상이 편안함, 명상 이런 이미지로 마음이 편안해질거라는 막연함이 있었다

그냥 무엇을 하든지간에 내가 편안해질 수 있는 거라면 뭐든지 했을 것인데 마침 그때요가를 알게 되어 찾아간 것이다

끌어당김의 법칙이 있어서 내 귀에 요가라는 것이 들렸을수도 있다


매일 직장을 다니고 퇴근하면 요가원을 갔다

요가원에서 요가를 하고 있을 때는 세상사 어떻게 돌아가든 내 머리속에서는 아주 지워져버렸다

참 신기한 경험이었다

어떻게 그 많던 고민들이 요가 시작과 함께 사라질 수 있는지 말이다

생각을 지우기 위해 운동을 했고 몸을 움직였고 호흡을 하면서 집중했다

그것이 명상인지는 정확히 몰랐지만 하루 중의 한두시간은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하는 시간으로 내 몸을 벗어난 집안 일이나 직장 일이나 남편과 관련된 것들은 의식적으로든 무의식적으로든 지워버렸다

밤에 자려고 할 때는 생각에 생각을 더하여 불면증을 초래하던 것들이 요가하는 시간만큼은 내 정신을 딴 세상으로 데리고 다녔다


이 숨통이 트이는 시간인 요가 시간이 내가 숨을 쉬는 유일한 시간이었다

머리는 차갑게 식히고 가슴의 답답함은 뚫고 마음을 동작의 집중에 두니 잘 안 되던 동작들도 조금씩 더 나아지기 시작했다

이렇게 몇 해를 다녔는데 요가원들의 열악한 환경이 더 벌이가 열악해지며 요가원이 문을 닫게 되었다

요가를 몇개월 쉬었다

마침 대학원에 등록을 하게 되어 바쁘기도 했지만 마땅히 갈만한 요가원을 찾지도 못했다

그랬더니 다시 몸이 답답해지고 뭔가에 집중할 대상이 사라지니 상념이 많아졌다

수소문끝에 걸어서 10여분 거리에 있는 시장통 안에 있는 요가원에 다시 등록했다

여기는 좀 더 어르신들이 많았다

뭐가 잘 된 동작인지 어떻게 해야 운동으로서의 효과가 있는건지 잘 모르지만 열심히 요가원을 다녔다


이 때까지도 제일 어려운 동작이 박쥐자세였다

다리를 벌려 발끝을 당겨 세우고 머리를 위로 끌어당기면서 허리를 바짝 세운다

치골과 배를 바닥으로 향하며 몸을 천천히 숙이며 들숨과 날숨으로 몸의 이완과 수축을 조절한다

골반의 자유로운 개폐 능력이 있어야 가능한데 내 몸의 저항이 만만찮다

좀 더 욕심을 내며 굴리다보니 오른족 허벅지가 뚝하는 소리가 나며 아프다

다리의 힘을 풀고 당겨보지만 근육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아사나에 욕심을 내다 보면 아무 생각이 없이지기 때문에 그 맛에 날마다 운동을 하게 되고 운동에 점점 중독이 되어가며 부상을 입기도 했다

허벅지 한쪽 근육이 뭉치고 힘을 주면 아프니 다른 동작을 할 때도 균형을 잡을 수가 없어서 운동을 지속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또 몇개월 쉬었다

몸이 회복되어 다시 등록했는데 이제는 이마저도 또 문을 닫는다 한다

운동은 꾸준히 잘 하려면 집과 가까운 곳이 최고다

운동은 해야 겠는데 집에서 걸어서 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한 요가원은 없고 운동의 좋은 점은 알아서 계속 운동하고 싶어서 알아보니 암벽등반인 실내 클라이밍이 있었다

여기에 일년을 등록하여 운동을 하면서도 요가에 대한 갈망이 여전히 있었다


일년이라는 세월이 흘러서 또 나는 요가원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찾아보니 최근에 오픈한 요가원이 딱 나타났다

요가원에 당장 달려가 일년 등록을 하고 다닌 지가 7년째다 

나와 요가의 인연은 이렇게 시작되어 요가는 나에게 친정과 같은 느낌이다

나에게 요가는 정신과 약보다 효과가 있는 마음을 다스리는 치료제이며 항생제이다

요가는 해도 해도 질리지 않은 느낌의 요소들이 나와 한몸을 이루고 운행하는 것 같다

요가의 범위나 깊이가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배울 것이 많아 싫증이 날만 한 끝이라는 것이 없다 

나는 좀더 요가라는 것을 정확히 알고 확실히 배우고 싶은 마음에 요가 지도자 과정을 등록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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