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면 사랑한다.
"현재 우리 사회의 여대생들은 대부분 졸업 후 사회 진출을 희망하고 있으며... 앞으로 여성들의 사회적 지위가 높아지고 경제력이 신장되면... 훨씬 나긋나긋한 연하의 남자를 선호할지도 모른다"
출산율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있다. 매 정부에서 수십 조원의 예산을 쏟아붓지만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년전 발간된 책에서 그 이유를 찾은 것 같다.
과거 사회는 남성이 주로 일하고 여자는 집안일을 도맡아했다. 생계를 이끌어 가는 돈, 능력이 남편한테 치중되어 있기 때문에 여자가 남자 그 자체의 매력보다는 그가 가진 재산 정도를 기준으로 선택하는 사회였다. 그러나 여권이 신장되고 여성들도 남성들과 동일하게 교육받고 사회에 진출하고 활동하면서 연애나 결혼의 우위가 어느 한쪽의 능력에 치중되어 있던 것을 벗어나고 있다.
재산이나 경제력이 중요하다기보다는 나와 얼마나 맞는 사람인지, 나를 잘 챙겨주고 신경 써줄 수 있는지 등 '내'가 중요한 시대이기 때문에 그만큼 결혼이 신중하고 더디게 진행될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해결책은 서로의 더딤과 사려깊음을 답답해할 것이 아니라 기다려주고 그동안 내가 좀 더 다정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개미들은 어떻게 지도자도 없이 이처럼 질서정연한 집단 행동을 보이는 것일까... 각 개체들의 임의적 행동들의 결과다. 작은 힘이지만 각자의 올바른 판단이 한데 모여 그야말로 만리장성을 쌓는 것이다."
만리장성보다 높게 쌓은 개미들의 벽은 지휘자없이 개미 각자의 판단과 행동에 따른 결과이다. 법, 도덕, 질서라는 것들, 우리가 우리 마음 속에 주어진 양심을 최대한 활용하는 사회라면 이것들이 필요없을까 아니면 그럼에도 필요할까. 정답은 알 수 없지만 법이라는 것, 규칙이라는 것이 누군가를 제재하는 용도가 아니라 각자의 양심과 능력을 최대한 살려주는 용도로 쓰인다면 세상이 좀 더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경쟁이 두려워 미리 자기가 기를 수 있을 만큼의 새끼만을 낳는 비겁한 일은 하지 않는다... 열린 경쟁만이 무한 경쟁에 대비하는 길이다."
니체가 절로 생각나는 문구. 경쟁이 두려워 피하기만 한다면 한없이 성장할 수 있을까. 평등에 집착하여 나를 다른 사람들 수준으로 끌어내리지 말고 더 나은 삶, 멋진 사람이 되기 위해 끝없이 즐기자.
"아마 개미들이 우리네 재벌들처럼 눈먼 세습을 했더라면 오늘날 이렇게 성공적인 자연계의 지배자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여왕개미 밑에서 자란 어린 여왕개미들은 새로운 군집을 만들 때가 되면 미련없이 고향을 떠난다. 어미의 도움없이 새로운 왕국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어미가 만들어 놓은 터전에 의지하지 않고 새로운 터전을 창조하고 이끌어 나가는 것, 그러한 자연 방식이 개미를 자연계의 지배자로 남아있을 수 있게 만들었다.
이재용 아들이 삼성을 이끌어갈, 최고의 인재일까.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물론 기업 운영 측면에서 보면 대주주가 이끌어 가는 회사는 명확하고 장기적인 비전을 보유하고 있고 주주친화적인 정책을 펼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한국의 기업들에서는 그런 모습을 보기가 힘들다.
비단 재벌 세습뿐만 아니라 사람으로서의 삶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가족, 친구, 동료 등에게 의지하는 삶과 달리 혼자 걸어나가는 삶은 외롭고 더디고 울퉁불퉁이지만 돌아보면 누구보다 자립적이고 튼튼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 길이 되지 않을까.
"창조적인 일에 종사하는 이들은 바로 미래를 준비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에게 '반성적 게으름'을 즐기며 '무용한 지식'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해 줘야 우리의 미래가 밝아질 것이다."
노는 만큼 성공한다. 쉼, 휴식, 놀이가 업무에서 뇌를 분리시켜 다른 생각을 하게 해주고 더 나아가 창조적인 생각을 하게 만들어 준다. 열심히 일하는만큼이나 잘 노는 것이 중요하다. 오늘 하루 잘 놀았는가.
"금의환향한 딸에게 옥좌를 내어 주고 일벌들의 절반 정도를 챙겨 집을 나선다... 꿀벌들의 자식 사랑은 한술 더 뜬다."
인간의 사랑만이 고귀하고 유별나고 끝없을까. 책을 읽어본 결과 인간도 다른 동물과 다르지 않다. 오히려 인간보다 더한 동물들이 많다. 책을 다 읽고 느낀 것은 인간에게 보이는 모습이 다른 동물들에게 보이고 다른 동물들에게 보이는 모습이 인간들에게도 보인다. 무엇을 말하는 것이냐면 사람도 이 지구에 어울려 사는 생물 중 하나일뿐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찰나에 존재하던 인간이 그 눈부신 발전과 지적 능력을 활용해 삶의 터전을 마구 파괴하고 있다. 다른 모든 것들보다 우월하다는, 인간만이 중요하다는 자만심과 이기심이 생태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생명이 있는 것은 다 아름답다.
아름다운 것을 볼 줄 아는 눈을 가지기 위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알면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