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엄마 나도 사랑이 필요해
카프카 ‘변신’은 주인공이 하루 아침에 벌레가 되고 가족들은 그 끔찍한 모습에 점점 주인공을 멀리하고 끝내 주인공은 가족들을 위해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 엽기적이면서도 음울한 작품이다.
100년전 작품을 보며 언젠가 다큐멘터리로 보았던 은둔형 외톨이가 떠올랐다.
왕따, 취업실패, 트라우마, 불화, 고도 비만 등 외톨이가 된 이유는 다양했지만 공통점은 모두 가족과 불화를 겪고 있다는 것이었다.
은둔형 외톨이를 정신병자나 쓸모없는 인간으로 취급하는 아버지, 망가져버린 자식에 대한 안타까움과 슬픔으로, 눈물로 하루를 보내는 어머니의 모습은 ‘변신’에 나오는 아버지, 어머니의 모습과 놀라울만큼 닮아있다.
은둔형 외톨이들도 지금 자신의 암울한 상황때문에 가슴 답답하고 후회를 하고 눈물이 나오지만 어떻게 자신의 삶을 변화시켜야할지, 과연 내가 하는 것들이 변화를 가져올지 확신할 수 없기에 섣불리 행동하지 못한다.
은둔형 외톨이의 심정에 공감하지않는 가족들은 끝없이 호통과 분노와 짜증만 혹은 슬픔에 젖은 호소만 부르짖고 이것에 지쳐버린 외톨이는 방문을 잠가버린다.
잠근 방문을 열고 나와서 다시 활기찬 삶을 시작하려면, 웃음으로 행복했던 예전으로 돌아가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호통과 짜증, 반목으로는 잠긴 방문을 열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더욱 깊은 이해와 관심, 사랑, 기다려주는 인내, 칭찬 등이 필요하지 않을까
벌레의 모습으로 쓸쓸하게 죽어간 주인공처럼 되지 않으려면, 부모는 아들 스스로 바꿀 수 없는 등딱지와 작은 다리들을 혐오스럽게 쳐다보는 행동은 그만두고 아들이 원하는 것들을 해볼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도록 기다림과 지지가 필요하지 않을까.
은둔형 외톨이들에게 부모는 ‘너랑 도저히 대화가 안된다고 정신차리라고’ 소치리지만 정작 대화가 안되는 것은 부모님 자신이 아닐까
변신에도 나오듯 엄마, 아빠는 벌레가 된 아들의 음성을 더이상 알아듣지 못하고 관심도 없지만 아들은 여전히 부모님의 말귀를 알아듣고 있으니까. 부모님의 마음을 공감하고 있으니까.
벌레로 변신 되었다는 비유가 참 가슴 아프고 씁쓸한 의미로 다가왔지만, 주인공을 포기한 가족들과 달리 우리는 포기하지않는 것으로 얼마든 주인공과는 다른 결말을 만들 수 있다는 긍정을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