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 스타우트는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에서 인류의 4%가 소시오패스라고 했다. 스물다섯 명 중 한 명은 양심을 가지고 있지 않은 사람이라고 한다.
사람이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최소한의 도덕성을 갖추지 못한 개체가 생각보다 많다.
소시오패스, 나르시시스트는 교화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최대한 그들과 접점을 만들지 않는 게 최선이라고 한다.
착한 사람은 나쁜 사람이 얼마나 나쁜지 모른다고도 하니, 가능한 한 빨리 빌런임을 알아보고 철벽을 치는 게 우리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이다.
소시오패스 등의 빌런은 양심이 없기 때문에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생각을 하고 행동으로 옮긴다.
'사람이 어떻게 그럴 수 있나'라는 양심의 장벽이 없어서, 그들에게는 할 수 있는 일이 많다. 돈과 권력을 쟁취하는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많다.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경우도 많아서, 그들에게 홀려 자칫 '나르시시스트 서플라이'라고 하는 빌런의 먹잇감이 되는 경우도 있다. 마음이 여리고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이 그들의 먹잇감이 되기 쉽다고 한다.
네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거야.
영화 <가스등>에서는 가스등의 밝기에 대해 남자 주인공은 여주인공에게 계속 틀렸다고 말한다.
'당신의 판단은 늘 틀렸다.'라고 말하여,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판단이 틀렸다고 믿게 하는 데에서 '가스라이팅'이라는 말이 유래했다고 한다.
(분명 있었던 일에 대해) "상상력이 풍부하시군요."
"제가 언제 그랬나요? 저는 그렇게 한 적이 없습니다."
"네가 알고 있는 게 전부가 아니야. 어른 말씀을 듣거라."
"이건 누구 탓이지? 나는 이렇게 한 적이 없는데, 왜 이렇게 된 거야?"
이처럼 빌런은 상대방이 틀렸다고 확고하게 주장한다.
지위가 높거나, 협력을 해야 하거나, 호감을 가지고 있는 상대방이 지속적으로 나에게 틀렸다고 말하면, 일반 사람들은 자신에게 잘못이 있나 돌아본다.
반성하며 자책이 동반되고, 점점 자신감을 잃는다. 그러면서 관계의 주도권이 빌런에게 넘어간다. 빌런은 이를 놓치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사람을 휘두르기 시작한다.
그래서 나의 탓을 하고, 내가 틀렸다고 말하는 사람에게서는 일단 거리를 두는 게 좋다. '내'가 잘못한 점을 찾기보다, '그'가 억지를 부리는 부분이 있지 않은지 살피며 나의 마음을 단단히 해야 한다.
빌런에게는 양심이 없기 때문에, 거짓말에도 능숙하다. 소위 '리플리 증후군'이라고 하는, 거짓말을 하면서 그게 진짜라고 빌런 본인이 믿어 버리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더욱 확고하게 다른 사람이 잘못했다고 말한다.
이들을 교화하려는 노력은 전혀 소용없다. 나의 감정을 호소하는 것 또한 아무 의미가 없다. 공감 능력이 없어서 다른 사람의 감정에 무감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른 사람들이 얼마나 속상하겠냐고 물으니,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어요.'라는 답을 듣기도 했다.
다시 한번 강조한다. 소시오패스, 나르시시스트와 같은 빌런에게 말려들면 나만 상처를 입는다.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게 가장 좋은 대처법이다.
그들이 '당신이 틀렸어요.'라고 말하는 그 말이 틀렸다. 옳고 그름의 판단은 우리 자신이 충분히 할 수 있다. 빌런의 말에 휘둘리지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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