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 코드가 맞지 않아 투덜대는 너와 나,
우린 왜 서로를 의지하는 거니
봄이니까 이젠 희망의 싹을 틔워보자고 약속했지
사거리를 지나자마자 피리 부는 고양이가 유리문에 찰싹 붙어 커다란 눈을 뜨고 있는 가게 옆 골목길을 따라 오른편에 자리한 치킨 가게에서 보자고 했어
치킨 가게가 보이지 않는데 정확히 어디를 말하는 거니
너의 질문은 항상 엉뚱한 길에서 갈팡질팡해
내 말에 조사 하나가 떨어져 나간 거니 말귀가 어두운 거니
사거리를 지나자마자 커다란 눈의 피리 부는 고양이가 피리를 불고 있는 간판이 보이면 옆 골목으로 길을 따라 치킨 가게가 보인다고
그러니까 정확한 위치를 말을 해, 치킨 가게가 안 보인다니까
짜증 섞인 너의 말에
뭐야! 그럼 이번엔 내 말에 어미 하나라도 툭 떨어져 나갔다는 거니
어느 문맥에서인지 의미가 닿지 못한 마찰음이었어
이럴 땐 치킨 가게 벽에 걸린 그림들은 왜 하나같이 화난 얼굴을 하고 있는 건지
발음에 힘을 주어 강한 마찰이 생겨나고 너의 청력에 닿기 전에 다른 길로 새어버린 말이 각자 다른 골목길을 헤매면서 서로 붕괴를 시작하지
자기 이야기만 하고 싶어 하는 우리는, 뚜렷한 색깔을 연주하고 있는 우리는 서로 오답에 가까운 말을 쏟아내고
그런 다음 감정 없이 서로의 가슴에 성호를 긋고 목구멍까지 올라오던 오늘 사용한 불편한 감정은 김빠진 맥주처럼 날려 버리곤 해
그럴 때면 너와 나의 비트박스는 500cc 안에서 참 어울리지 않는 듯 어울리며 버블처럼 부풀었다 서서히 가라앉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