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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인 Dec 08. 2024

낚시여왕

방어낚시

누군가 어떤 일이든 어떤 취미든 미친 듯이 열중하는 것은 멋진 것 같다. 몰두할 때 비로소 성취감이 있는 듯하다. 지금 나 자신이 낚시 여왕이란 글을 계속 쓸 수 있는 것은 꾸준히 취미 생활을 하고 있다. 여자로서 낚시란 어떤 걸까? 배를 타고 출조를 하다 보면 여자는 나 혼자다. 생활낚시 주꾸미는 가족 단위로도 많이들 한다. 오늘은 방어다. 방어낚시 거제를 향해 미리 출발 펜션에서 자고, 새벽에 출항하려고 한다. 저번 주 풍량으로 취소되었던 낚시다. 늘 낚시는 새롭다. 바다는 매번 다르다. 날씨에 따라 고기도 잡을 수 있고 물때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오늘 함께할 배는 뉴 밴쿠버호 거제에서는 제일 크고 시설이 제일 잘되어 있단다. 기왕 낚시 가면 시설도 잘되어 있고, 배도 컸으면 한다. 파핑, 할 수 있는 배들이 그리 많지 않다. 파핑은 힘들겠다. 지깅으로 고기를 잡는단다. 안경섬 멀리 나가지 않는다. 30분 이상면 충분하다. 안경섬에 배들이 다 모여있다. 좀 더 큰 거 잡으려면, 홍도, 매물도, 등여, 구을비도란다. 하지만 안경섬이다. 멀리 안 나가고도 조사님들 손맛을 보고 크지 않아도 제법 많이 나온단다. 드디어 안경섬 아직 주위는 어둠이 가시지 않았다. 여자는 나 혼자인 줄 알았더니 한 분이 더 있었다. 뽑기다. 순번이 12번 뒤쪽이다. 내가 바라는 쪽이다. 난 왠지 오늘은 괜찮을 것 같았다. 남편은 배 선수에서 한다. 서로 떨어져서 하기로 했다. 포인트 도착지인 안경섬 드디어 선장님이 신호와 함께 메탈이 바다로 던져진다. 이쪽저쪽 방어가 나온다. 나 또한 방어를 잡았다. 큰 것이 안 나오고 내 팔뚝만 한 것들이 나온다. 줄자로 잰 것처럼 비슷한 씨알이다. 난 방생했다. 잡아도 다 똑같다. 어쩔 수 없네. 오늘은 이런 것밖에 없나 보다. 낚시 간다고 주위에서 고기 달라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 한창 방어가 맛있을 철이다. 살도 통통 쪄서 말이다. 방어는 이쪽저쪽에서 나와 정신이 없어 선장님이 뜰채로 떠줄 수가 없다. 본인들이 직접 걷어 올린다. 한동안 많이 잡아서인지 조사님들 얼굴은 밝아 보인다. 어창이 꽉 차 일찍 육지로 들어간단다. 나 역시 방어를 이렇게 많이 잡았던 것은 처음이다.  잡기가 바빴다.

                                                           낚시해 잡은 방어 사진

                                                                    



우리가 잡은 방어는 어창에 들어가기 전 연두색 바인더 끈으로 매달아 표시했다. 어창에 들어가면 누구 고기인지 모르니까 표시하는 것이다. 메탈 180g 폴로 그램 실버 메탈을 사용했다. 안경섬 주위는 어디서 들 왔는지 약속이나 한 것처럼 많은 배들이 있었다. 방어는 힘이 세다. 그래서 더 잡을 때 스릴감을 느낀다. 하지만 미안하기도 하다. 살겠다고 바둥거리는 고기를 잡고 있으니 말이다. 이렇게들 매일 고기를 잡는데도 고기는 매번 있으니 신기하다. 매번 잘 잡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고기들도 사는 집이 있다. 난 처음 바다 아무 곳이나 가면 다 있는 줄 알았으니 말이다. 우리가 집을 짓고 사는 것처럼 고기들도 자기네들 집이 있다. 그래서 물고기 포인트를 찾아다니면서 잡는 것이다. 12시에 마무리한단다. 어창에 들어갈 수가 없이 많이 잡아서 말이다. 다른 배들도 만선이다. 잡은 고기를 손질해 오는 돈도 많이 든다. 낚시는 경비가 많이 나가는 취미다. 부부가 서로 취미활동 같이 하는 것은 좋은 것 같다. 함께하기에 경비 따지지 않고 하지 말라고 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어떤 조사님은 낚시 한번 하려면 아내한테 잘 보여야 한다고도 하신다. 경비 때문에 살림하는 아내들은 쉬운 게 아닐 것 같다. 우린 이제 노후를 접어 즐겁게  인생은 멋지게 외치는 사람 중 하나라 모으려 안 한다. 자신을 위해 투자하고 아낌없이 머니를 쓰자고 한다. 만선의 기쁨으로 잡은 고기는 이틀 동안 다 직접 배달 집에는 한 마리도 가지고 오지 않았다. 마지막 한 마리 먹으려 했던 것마저도 경비아저씨께 드렸다. 다음에 또 가서 잡으면 그때는 푹 쉬면서 여유 있게 보내고 오기로 했다. 바다가 허락하고 내 건강이 허락한다면 내 취미는 이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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