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평 주꾸미 낚시
화성시 궁평항.
이곳은 10여 년 전, 우연히 차를 몰고 가다 알게 된 곳이다.
9월 말에서 10월 초가 되면 민물장어가 나와 사람들이 철창 사이로 손을 넣어 잡곤 했다. 민물과 바닷물이 밀고 빠지면서 숭어를 비롯한 다양한 어종이 드나드는 곳이었다. 그렇게 알게 된 인연으로 지인들과 주꾸미 출조를 예약하게 되었다. 날짜는 9월 18일, 마침 바다 물때도 3 물이라 적당했다.
새벽 3시에 집을 나섰다. 5시 30분, 드디어 “출조!”
궁평항에 도착하니 지인들이 이미 와 있었다. 서로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오래 알던 분들이라 ‘오라버니’라 부른다. 예전 캠핑 때 함께 밥을 지어먹으며 친해진 멤버들이라 더욱 정이 간다. 오늘 우리가 탈 배의 이름은 블루마린, 벌써 세 번째다.
선장님의 사모님이 사무장을 맡고 계셨다. 이곳은 식수나 간식을 따로 제공하지 않아 개인이 챙겨 와야 한다. 다른 배들은 커피나 음료를 자유롭게 먹을 수 있도록 준비해 두는 것과는 달랐다. 하지만 집에서 가까워 자주 찾는다. 승선 명부를 작성하고, 우리 팀은 11명이 단체로 올라탔다. 내 옆 자리에는 부부 팀이 함께했다.
20분쯤 달리자 배는 당진 화력발전소 근처에서 멈췄다.
“낚시하세요!”
선장님의 신호와 함께 낚싯대들이 일제히 바다로 내려갔다.
나는 요즈리 레이저 고추장 색, 노란 땡땡이, 봉돌 12호, 채비는 주꾸미·갑오징어용 낚싯대를 썼다. 전날 비가 와서인지 물은 탁했다. 갯벌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주꾸미가 제법 올라왔다. 다만 씨알이 작아 다들 웃음 섞인 푸념을 늘어놓았다. 그래도 손맛은 짜릿했다.
간식을 챙겨 온 오라버니가 빵과 우유를 나누어 주셨다. 난 물과 떡을 준비해 함께 나눴다. 옆 자리의 오라버니는 낚시를 워낙 잘하셔서 연신 낚아 올린다. 나도 손맛을 보며 즐거웠다.
아침이 밝아오고 해가 떠올랐다. 언제 봐도 바다 위의 해돋이는 가슴을 설레게 한다. 가운데 자리의 한 분이 갑자기 소리를 쳤다.
“우럭이다, 우럭!”
삼봉에기에 핫꽁치를 달아 던졌는데, 4 자급 우럭이 덥석 문 것이다. 다들 부러움 섞인 축하를 보냈다. 우럭은 회로도, 매운탕으로도 으뜸이니 말이다.
점심시간, 선장님이 “많이 잡으면 천당 못 간다”며 조금만 잡으라고 했다. 그 말에 옆 오라버니가 “그럼 난 천당 안 간다” 하시며 웃음을 터뜨렸다. 하지만 선장의 말투가 다소 퉁명스러워 아쉬웠다.
식사 후에는 사소한 쓰레기까지 치우라며 선장님이 잔소리를 했다. 처음 이 배를 탔을 때도 “여기 두지 말고 저쪽에 놔라”, “물은 정수기에서 떠다 마셔라”라며 일일이 지적하던 기억이 떠올랐다. 많은 사람이 함께하는 자리라 조금 불편했다.
그래도 하늘은 너무나 맑았다. 파란 도화지 위에 구름이 각자 그림을 그린 듯 아름다웠다.
낚시는 오후 4시에 마쳤다.
나는 주꾸미 118마리, 남편은 114마리를 잡았다. 만족스러운 조과였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지인 댁에 들러 주꾸미 라면을 끓여 함께 나눠 먹었다. 다들 맛있게 먹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그동안 낚시여왕을 읽어주신 독자님, 작가님께 감사드린다. 이번으로 30회를 마무리하지만, 앞으로도 나는 동해, 서해, 남해 어디에서든 바다와 함께할 것이다. 바다의 향기, 물고기, 갈매기, 그리고 푸른 하늘을 벗 삼아, 나는 오늘도 삶을 배워간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