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여왕

다 잡아 낚시 강릉에서

by 정인


강릉바다 다잡아 낚시


강릉 바다 위, 새벽 동이 트는 멋진 해돋이를 바라보며 바다 한가운데에 있다.

오늘의 낚시는 ‘다잡아 낚시’다.


"2025년 7월 26일 월요일 오전 4시 30분, 강릉 사천항 만복호 낚시 출조했다".

승선 인원은 선장님, 사무장님을 포함해 총 7명. 배는 5톤 규모로 아담하고 출조인원 적어 더 마음에 든다.

탑승자는 단체 인원 3명, 우리 부부 2명.

우리 부부는 배 앞쪽, 단체 조사님들은 뒤쪽에서 낚시하신다.


새벽의 바다.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수평선 위로 해가 떠오르며 붉게 물들어간다.

동해의 아침, 그 장관에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포인트에 도착할 때까지 눈과 마음이 바빴다.


선장님이 “포인트 도착했어요, 준비하세요!” 하고 외치신다.

바다는 너울도 없이 잔잔하고 고요하다. 마치 우리를 반겨주는 듯하다.


낚싯대에는 카드채비, 봉돌 50호, 2인치 웜을 장착하고 내린다.

곧바로 입질이 온다. 선장님 말씀이 맞았다. 어군이 많다고.

정말 ‘물 반, 고기 반’이다. 줄을 내렸다가 올리기가 바쁠 정도다.

고패질만 해도 대구가 줄줄이 올라온다.

나는 황열기를 잡고 싶었지만, 대구가 연이어 두 마리나 잡혔다.


뒤쪽 조사님은 밑걸림이 많은지 혼잣말로 불평을 늘어놓는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오늘 낚시는 대박이다. 너무 신이 난다.

문득, 우리 글쓰기 작가님들 10명에게 한 마리씩 나눠드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늘 낚시 다닌다며 자랑만 하고 정작 고기를 못 드렸던 분들께도 이번엔 꼭 드릴 수 있을 것 같아 더워도

열심히 했다.


날씨는 정말 덥다. 폭염이다.

파라솔을 쳤지만 땡볕엔 무용지물.

황열기를 노렸지만, 임연수어 큰 놈 한 마리와 작은놈 한마리, 두 마리나 잡았다.

황열기도 낱마리로 잡혔고, 남편과 함께 열심히 하다 보니 쿨러가 어느새 가득 찼다.


대구, 황열기 , 임연수,


더 잡고 싶지만, 무더위에 고기가 상할까 봐 욕심을 낼 수 없다.

선장님도 일찍 들어가자 하시고, 우리도 모두 동의해 오전 11시에 낚시를 마쳤다.

대구를 이렇게 많이 잡아본 건 처음이다.

작은 것은 방생하면서 여유롭게 낚시를 즐겼다.


육지에 도착해 스티로폼 박스 2개와 얼음 2개를 2만원 주고 구입해 고기를 담았다.

점심 식사 후 집으로 돌아오던 중, 피곤해서 눈이 절로 감긴다.

남편도 졸려서 졸음쉼터에 들러 한 시간가량 눈을 붙였다.


고속도로 위는 그야말로 찜통.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기와 뜨거운 태양 빛이 차 안까지 훅 들어온다.

차 외부 온도는 35도를 넘는다.

잡은 고기 중 한 박스를 사돈께 드리기로 하고 부평으로 향했다.

역시나 경인고속도로는 정체다.

사돈댁에 도착하자 고맙다며 저녁을 함께 하자 하셨지만, 고기가 상할까 봐 양해를 구하고 돌아섰다.


집 주변에 사시는 작가님들과 지인들께 나눠 드렸고,

못 드린 분들껜 다음 수업 날 드리려 급랭해 두었다.


모두 나누고 나니 작은 고기 두 마리만 남았다.

남편이 손질해 두었고, 내일 아침 찌개로 끓여 먹기로 했다.

“다 주고 우리는 뭐 먹냐?”라고 남편이 말했지만, 나는 웃으며 말했다.


“낚시는 취미잖아. 또 가서 잡으면 되지.”


황열기는 회를 떠서 돌아오는 길에 초장 사서 차 안에서 바로 먹었다.

갓 잡은 회는 역시 제일 맛있다.


나눠 드린 고기를 받고, 어떤 분은 과일이나 와인을 주시고,

또 어떤 분은 저녁 식사를 사주겠다고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정중히 사양했다.

나눔은 기쁜 마음에서 한 것이기에, 그 마음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번 강릉 사천항 낚시는 오랫동안 좋은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시원한 바다, 정다운 사람들, 싱싱한 물고기, 그리고 나눔의 기쁨.

무더운 강릉 여름, 바다 여운으로 남을듯하다.


keyword
일요일 연재
이전 26화낚시여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