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여왕

여수 수호항

by 정인

종일 두통이 왔다.

일요일 저녁 떠난다. 여수 소호항, 백호배 내일 새벽 3시 50분 도착하란다. 승선인원작성은 배에서 한다고 한다. "낚시 출조 4시 한다고 한다."

머리 두통은 타이레놀 먹어도 아팠다. 하지만 차를 타고 경부속도를 오르자, 가슴이 팍 트이고 두통은 사라졌다. 남들은 나한테 역 막살이 꼈다고들 한다. 돌아다녀야 좋다. 요즈음 소화도 잘 안된다. 하지만 집을 벗어나면 날아갈 듯 몸이 가볍다. 낚시를 못하면, 여행이라도 해야 난 좋다.


무한질주다 여수까지 남편은 정적이 흐르는 어둠 속 고속도로 길을 뚫고 운전 중이다. 난 졸음이 쏟아져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을까? 여수 소호항 도착했다고 깨운다. 혼자서 장거리 4시간 운전한다. 난 밤길은 운전 안 한다. 남편도 낚시를 좋아한다. 낚시 갈 준비는 며칠 전부터 혼자서 다 한다. 취미가 같아 좋다.

아직 밖은. 어둠이 가시기 전이다. 낚시온 조사님들 아이스박스 끌고 배로 가는 소리가 들린다. 여기 공중화장실이 어디 있어? 남편도 모른다고 한다. 공중화장실이 없단다. 뭐야! 무슨 이런 곳도 있을까? 의문이 생겼다. 낚시 예약한 백호 문의했더니 걸어서 10 이상 가면 어린이 공원이 있다고 한다.

여수 소호항 백호배.jpg

백호 배 예약


그냥 시간도 되었고 배에 올라탔다. 승선 인원은 선장님, 사무장님 포함 22명이다. 9.77톤 큰 배다.

배에 타면 매번 하는 승선 명부작성 하고, 추전 뽑기 했다. 9번이다. 오늘 단체 인원 3명이 우선, 그 뒤로 번호 순서로 정했다. 남편과 난 배 선수(船首) 1번 2번에서 하기로 하고 선실 들어가 잠을 청하기로 했다. 포인트 목적지까지 2시간~3시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선실은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분다. 선장님은 배 이동하면서 주의 사항을 설명한다. 쓰레기 분리수거, 화장실 휴지는 휴지통, 생새우는 1인당 5마리씩 떠가라고 한다. 만약 한 번에 많이 갖고 가서 생새우가 죽어 없으면 낚시 중 시간을 채우지 않고 소호항으로 들어간다고 한다. ㅋ ㅋ 깐깐한 선장님이시네 한다.


하지만 다 우리가 지켜야 할 일들인데 쓰레기도 마구 버리고 욕심부려 미끼 생새우도 많이 갖고 가서 죽으면 낚시도 못하는 게 맞다. 어른이 지켜야 할 에티켓 도 못 지키는 게 지금 현실이다. 개인주의가 많다. 배는 물살을 가르고 달리고 있다. 오늘 날씨는 좋다. 파도도 없고 너무 잔잔하다. 얼마나 잤을까? 귓전에 자면서도 밖의 소리가 들리는듯하다. 이제 목적지 왔나 보다. 다들 선실 밖으로 나간다.


외수질 낚시다. 생미끼 생새우 끼고 붉바리 잡는다. 외수질 낚시는 내가 좋아한다. 손맛을 느낄 수 있는 게 매력이다. 준비한 붉바리 채비 낚싯대는 민어, 우럭. 광어용대, 봉돌 40호, 외수질 채비, 바늘 22호 낚싯대 생미끼 생새우를 바늘에 꼈다. 생미끼는 배에서 제공해 준다.


바다는 덥다. 밤낚시와 달랐다. 태양이 이글이글 바다는 햇빛이 반사 푸른 물결 위에 눈이 부시게 내리 비춘다. 3시간가량 도착한 곳은 마을이 보이는 섬이다. 시산도 고흥이란다. 저 멀리 바다를 두고 산 아래 아담한 마을이 보인다. 여기 마을은 좋겠다. 가까운데 낚시할 수 있으니 ㅎㅎ 난 남편한테 말했다. 남편이 입질이 왔는지 잡는다. 뭘 잡았을까? 궁금해 남편 낚시 초릿대를 쳐다보았다. 백조기다. 씨알이 굵다. 이쪽은 백조기가 부세 조기처럼 크다. 첫수는 백조기로 시작하네 나오라는 붉바리는 어디 갔나? 나도 입질이 온다. 수심이 낮다. 20m다. 난 쏨뱅이다. 그래도 쏨뱅이 치고 씨알은 괜찮다. 열심히 낚시하다 보니 붉바리도 올라왔다. 제법 손맛이 있다. 그래도 회는 떠먹을 수 있는 35cm 돼 보인다. 남편도 씨알이 괜찮은 놈으로 잡았다. 백조기도 낱마리 나왔다. 백조기가 끌고 가는 힘이 붉바리보다 더 세다. 잼미 있다. 백조기는 정말 제사상 올릴 정도 씨알이 굵다. 이렇게 큰 백조기는 처음 잡아본다. 부세 조기도 잡아보았지만, 뭐든 잡혀. 재미있다.

붉바리.jpg

붉바리 인증사진


좀 있으니 어묵탕 끓여놨다고 먹으란다. 여기는 서비스도 좋다. 마침 아무것도 안 먹어 배고팠다. 낚시 오기 전 준비해 온 샌드위치도 먹을 시간이 없었다. 샌드위치랑 어묵탕으로 아침 요기하니 허기가 사라졌다. 한번 낚시 시작하다 보면 난 정신없이 빠져든다. 다른 거 안 하고 낚시만 몰두하는 편이다. 다시 낚시는 시작되었다. 다른 조사님은 민어도 잡았다. 여기는 농어, 민어도. 잡고기 등등 다 나온단다. 주 어종은 붉바리 낚시지만, 붉바리는 고급 어종이라 한다. 3대 어종에 속한다. 다금바리, 자바리란다. 비싸기도 하단다. 씨알이 작은놈들이 제법 나온다. 너무 작은 것은 방생했다.


'낚시하다 보면 배가 멈출 때 변을 보시는 분이 계신다'. 바다 수면 위에 가끔 응가가 둥둥 떠다닌다. 배가 이동할 때 하면 좋을 텐데 물론 생리적인 현상이라 어쩔 수 없지만 말이다. 와우~ 정말 싫다. 난 웬만한 거는 밖에서 해결한다. 담배는 피우면 니코틴은 왜 바다에 버리는지 이해가 안 간다. 담배 연기도 바람결에 내 코끝으로 스며든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점심 후는 잘 고기가 안 나온다. 밥값 해야는데, 하면서 2시간 지나서야 잡았다. 작은 붉바리 손맛을 제법 보았다. 밑걸림이 많다. 수초에 걸리고 주위 어부들이 설치해 놓은 그물망에 걸리고 외수질 낚시는 밑걸림이 많다. 바늘 40개 넘게 갖고 왔는데 둘이 다 뜯겨 없다. 이제 우리는 그만하자고 정리했다. 선장님은 들어가면서 민어 포인트에서 더한다고 한다. 아침 말씀할 시 때는 금방 끝날 것 같았는데 끝날 생각을 안 하신다. 계속 포인트 이동하면서 낚시는 계속되었다. 정말 대단하신 백호 선장님이시네 이렇게 늦게까지 열심히 해주시는 분은 처음 본듯하다.


5시 넘어 마무리하고 뱃머리는 소호항으로 이동한다. 오늘도 열심히 낚시는 잘했다고, 무사히 마무리했구나! 감사인사를 했다. 소호항 도착 선장님은 뱃머리를 밧줄로 묶고 일일이 내리는 조사님들 짐도 내려드리고 인사를 했다. 정말 프로 정신이 대단하다. 이런 선장님은 낚시하면서 처음인듯했다. 기억에 남을 듯하다. 낚시할 때는 낚시에 빠저 아픈 줄도 몰랐다. 끝나고 올라오는 차에서 왼쪽 갈비뼈가 아팠다. 선수(船首)에서 하다 보니 흔들리는 배(船)로 인하여 난관에 내 갈비뼈를 부딪혀 그런 듯하다. 낚시는 정말 묘한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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