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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인 Feb 05. 2024

갑오징어 낚시

홍원

                                             비 엄청 내리는 날 출항 준비


2023년 9월 26일. 갑오징어낚시를 위해 새벽에 준비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고속도로 올라서자마자 비는 시야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주룩주룩 내립니다. 밖은 어둡고 비는 너무 많이 내려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내심 걱정이 됩니다. 무사히 잘 도착해야 할 텐데 이리 비가 와 운전하기가 쉽지 않겠어요. 그래도 남편은 운전을 제법 잘하고 있군요. 어떻게 이런 빗길에 운전을 잘하지, 물으니, 앞차의 불빛을 보고 달린다고. 운전도 노하우가 따르나! 하고 칭찬을 해줬더니 신이 나서 잘 달리네요. 이런저런 이야기하다 보니 어느 사이에 홍원항 도착. 우린 낚시 올 때마다 매번 작성하는 명부기록을 위해 낚시점이 어디인지, 선착장은 어디인지 내비게이션 켜 확인 후 이동, 여기는 명부 기록하는 곳과 선착장은 거리가 떨어져 있었습니다. 대부분배에 올라가 명부 작성하든가 아니면 선착장 하고 가까운 데 있는데, 여긴 다른 것 같아요. 2시간이나 더 기다려야 하고, 차에서 눈을 붙이기로 했습니다. 피곤이 밀려오고. 비가 오다 보니 차에서 눈 붙이기 힘들었습니다. 신경이 쓰였던 것 같아요. 시간은 흘러 3시 30분 명부기록 후 다시 선착장 이동 아직도 비는 계속 내리고 있군요. 선착장에 오니 낚시하러 온 조사님 차들이 주차장을 가득 메웠습니다. 우린 주차 후 우비를 입고 배를 타기 위해 아이스박스, 낚싯대, 간식, 낚시채비를 갖고 배를 향해 걸었습니다. 거리가 멀게 느껴집니다. 한 5분 이상 더 걸어야 하나 봐요. 무겁고 비도 오고 남편 뒤를 따라 터벅터벅 걸었습니다. 배에 도착하니 더 빨리 오신 조사님들이 벌써 준비하고 있습니다. 괜히 저도 맘이 성급해지고, 우리도 빨리  낚시채비 준비하자고 제가 말했습니다.



새벽이라 아직 어두웠습니다. 일단 준비, 아직 선장님 모습은 보이지 않아요. 여기도 추첨으로 자리 배정을 한다고 하니 일찍 와도 제가 원하는 자리에서 할 수가 없겠군요. 선장님 모습이 보입니다. 배는 서서히 목적지를 향해 달리려 합니다. 자리는 제일 먼저 명부 기록한 분으로 뽑고, 그 뒤로 명부 쓴 순서로 정한다고 합니다. 전 운이 좋은가 봐요. 선장님 기준 우현으로 3번과 4번이 정해졌습니다. 오늘은 물때도 3 물이라 낚시하기 좋다고 해서 왔는데 바람이 넘실넘실 불고 있고 날씨가 심상치가 않아요.?

바닥을 찍을 수 있을까? 의문이 생깁니다. 드디어 포인트 도착. 삑- 하는 소리와 함께 준비한 가짜미끼 에기와 봉돌 14호 낚싯대에 달고 바닥으로 내립니다. 선장님이 삑- 한 번 하면 내리고 두 번 하면 올리라는 소리입니다. 아니나 달리 나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습니다. 물살이 생각보다 세고, 바닥을 못 찍네요. 남편은 갑오징어를 한 마리 끌어올렸습니다. 이크, 이건 뭐지! 난 주꾸미. 에이, 갑오징어 안 올라오고 주꾸미가 먼저 인사를 합니다. 옆에 있던 남편은 갑오징어 안 나오면 주꾸미라도 많이 잡으라고 말합니다. 이쪽, 저쪽, 주꾸미, 갑오징어를 잡아 올리고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전 오전에는 그리 많이 못 잡았습니다. 선장님께서 준비한 간식 청포도와 커피를 먼저 드시라고 하는군요.


선장님은 낚시가 좋아 우리나라 일등 가는 대기업을 그만두시고 사무장 경력 2년 쌓고 전에 계시던, 선장님 배를 사서 지금의 선장님이 되셨다고 합니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그런 기업을 19년이나 다니다가 뱃일하시는 것 보면 낚시에 미쳤다고 말할 것 같아요. 가족들은 도시에 있고 혼자서 뱃일하고 계십니다. 대단하십니다. 저도 낚시가 너무 좋아요. 신나고 힘들어도 또 하고 싶고 그렇다고 말했습니다.

점심 먹고 난 뒤 다시 낚시 시작하는데 조류가 세서 바닥을 찍지 못하는군요, 바닥이 에기가 닿아야 주꾸미, 갑오징어를 잡을 수 있을 텐데! 저는 오후 되니 남들은 못 잡아도 신나서 잘 잡아내고 있었습니다. 갑오징어, 주꾸미, 왜 이리 잘 잡으세요. 선장님이 말씀하십니다. 선장님 친구분도 제 옆에서 하는데 많이 못 잡고 계신다고, 전 감 잡았다고, 어떻게 해야 잘 잡는지를 이제 터득 신나게 잡고 있습니다. 바닥을 찍지 못해 전 흘림낚시를 했습니다. 물 흐르는 데로 줄을 풀어 바닥 닿으면 여지없이 주꾸미든 갑오징어든 잡아 올렸습니다. 100% 성공. 웃음이 절로 나고, 신이 납니다.   

  

                                                      주꾸미 인증사진


                                                     갑오징어 인증사진


4시까지 하기로 했지만 연장한다고. 제가 하도 잘 잡아 선장님께서 5시까지 연장해 주시겠답니다. 전 더욱더 신이 났어요. 어떤 조사님은 안 나온다고 배 안으로 들어가서 쉰다고 하십니다. 난 5시까지 열심히 주꾸미, 갑오징어, 손맛을 제대로 즐겼습니다. 만선의 기쁨을 안고 배는 낚시를 마치고 육지로 들어갈 준비 후 잡은 것을 들고 인증사진. 저 역시 많이 잡아 다른 조사님들처럼 인증사진 한 컷 찍고, 배는 육지를 향해 뱃머리를 돌렸습니다. 잡은 사진을 밴드에 올리면 다른 조사님들이 보시고 오시거든요. 오늘은 성공! 행복 가득합니다.

육지에 도착하면 주꾸미 라면을 끓여 먹고 올라가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육지 도착. 조사님과 인사를 나누고 선장님께도 “수고하셨어요. 담에 또 뵙겠습니다.” 인사를 건넸습니다. 다들 육지를 향해 내렸습니다. 남편하고 난 화장실 가서 손을 씻고 오늘 잡은 주꾸미로 맛있게 라면을 끓여 먹으려고 갖고 온 버너 위에 냄비를 올리고 물을 부었습니다. 물이 끓으면 먼저 주꾸미를 투하. 다시 끓으면, 주꾸미 머리를 자르고, 라면과 함께 끓입니다. 잠깐! 다리는 잘라서 따로 빼놓고, 라면이 익으면 자른 다리를 다시 투하 끓여서 먹어요. 너무 맛있어요. 이렇게 낚시 후 요리하여 바다를 바라보며 먹는 이 맛은 세상 부럽지 않군요. 너무 행복하고 뿌듯합니다. 어두워지는 바다의 풍경을 눈에 담고, 주꾸미, 라면의 맛을 더욱더 음미하면서 행복한 바다의 향을 간직했습니다.

                                                    주꾸미 라면 인증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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