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고장
하필 이 여름날 냉장고가 말썽이다. A/s 콜은 받지도 않는다. 이틀 전 스트레스 쌓여 냉장고 청소를 깨끗하게 했더니 고장 났다. 차라리 청소나 안 했으면 덜 속상하지! 이 더 위 고장이라니 음식물 다 버리고 몇 가지만 김치냉장고 옮겼다. 요즘 같은 여름은 A/s 받기도 힘든가 보다. 스트레스가 더 쌓인다.
하이마트 같더니 냉장고도 비싸다. 인터넷 가격하고 차이가 크게 난다. 어차피 하루나 이틀 늦어지는 거 인터넷으로 주문하자고 남편이 말한다. 김치냉장고가 더 오래되었는데 김치냉장고는 바꾸고 싶었는데 십 년 전 샀던 냉장고가 말썽이다. 가전제품은 십 년이면 바꿔야 한다나 정말 생각지도 않았던 지출이 생긴다. 모델도 예쁘다. 갈수록 냉장고도 가구처럼 디자인도 예쁘게 나온다. 두 식구 쓰기엔 적당한 거 사자하고 했다.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우린 250만 원에서 사자 했다.
스트레스 풀려했더니 더 붙었다. 며칠 전에 큰올케가 호출이 왔다. 요양병원 있는데 전화와 양파랑 사과, 노란 콩은 펑 튀겨 오란다. 시어머니 노릇을 한다.
팥은 어찌 삶아 먹으면 맛있고, 멸치도 저번 반찬 해다 줬더니 큰 멸치 사서 멸치 똥 바르고 볶으라 하질 않나 내가 뭘 먹고 싶은지 물어해주는 거와 날 시켜 이것저것 해오라 하니 스트레스가 쌓인다. 큰올케는 자식이 없다. 안쓰러워 잘해주려 해도 윗사람이라고 하면서 날 가르치려 한다. 요즘 자식한테도 잔소리하면 싫어한다. 나 역시 나이를 먹고 이제는 이쪽저쪽 아프다. 음식 해서 주는 거는 좋은데 전화와 이것저것 시키면서 이야기하면 난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 나름 할 일이 많다. 집중할 수가 없다. 나이 먹는다고 윗사람이라고 대우를 받으려 하면 안 된다. 요즈음은 배려하고 알아도 남을 가르치려 말고 존중해 줘야 대우를 받는다. 난 내 자식들한테도 이래라저래라 안 한다. 싫어한다. 그래서 말 안 한다. 정말 이번 주는 엉망인듯하다. 다시금 내 마음을 가다듬었다. 불우이웃 돕는 이도 많고, 봉사하는 이도 많다. 그래 참자 잘해보자고 스스로 달래 본다. 다시금 좋은 일이 온다고 생각하면서 말이다.